산을 오르기 전 신발을 벗어 먼저 그 안에 작은 모래가 한 알이라도 있는지를 확인한다. “한두 개 모래알이 굴러다니기 시작하면 온통 거기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신경을 빼앗기면 집중을 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산을 올라가기 시작하면 해발 몇천 미터에서 다시 등산화를 벗을 기회는 거의 오지 않는다. 겨우 모래 한 알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


어제 레지오와 미사에 참례차 나서는데 운동화에 있는 작은 모래 두어알이 내 발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디.

걷는 내내 이의 불편함을 알면서도 한참이 지나서야 신발을 벗어 그 모래를 털어내었습니다. 

한번 신은 운동화는 그리 쉽게 벗을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적당히 멈추어서서 신발을 벗어 털어낼 공간도 마땅치 않고

더군다나 신발을 벗을 그 짧은 시간마저도 내게 여유가 없을 때가 있나 봅니다.

위 엄홍길 산악대장의 말이 실감나게 맞는 말입니다.

 

천진에서 생활하면서 정기적으로 마음 먹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행하는 게 냉장고 정리입니다.

냉장고라는게 일종의 보관 창고 개념(?)이라서 한번 속으로 들어가면 쉽사리 버려지지 않고

또 다시 다른 것들로 채워지고 , 어떤 것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 그냥 빈 공간만 차지하게 됩니다.

마음 한켠에는 차가운 냉장고이니까 안전하겠지라는 쓸모없는 믿음도 그리 만드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냉동실은 정리 대상에서 아예제외시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곽 차버린 냉장고 안을 보고서야 슬슬 정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런 정리의 첫걸음으로 한동안 더 이상 추가로 냉장고에 물건을 넣지 않도록 하고

기존의 내용물은 서서히 부피를 줄이다가 비워내고 한계에 부딪히면 아깝지만 그냥 버리기도 합니다.

하루에 한끼에서 많아야 두기 식사를 하니 편의상 눈에 보이는 반찬만 꺼내는 경우가 많기에

깊숙히 넣어둔 반찬은 이렇게 마음먹고 정리를 시작할 때에야 눈에 띄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사는 것도 그러하질 않을까 합니다.

내가 가진 것이나 능력을 잘 모르고 쉽게 사용가능하거나 손쉬운 것만 늘 곶감 빼어먹듯

그리 단순하게 이용하는 것 처럼. 그러다 어느날에야 내 자신을 다시 보게되는 경우가 왕왕...

 

처음엔 별반 차이를 못느끼고 살다가 어느 날 정리를 해야겟다고 마음먹는 순간에야 눈에 보이는 집안의

심하게 어질러진 정리안된 물건들을 방안을 보면서 아주 사소하지만 정리를 하고 안 하고의 미묘한 차이가

결과적으로 아주 큰 차이를 이끌어 낸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어질려지려 할 때 바로 바로 정리를 했다면 별도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될 것을

특별히 날을 정하고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여야 하니....

 

이번에도 역시 줄이고(저장 그릇 수를), 먹다가 안되어  버리기도 하였습니다.

덤으로 방안에 보관되어 있는 물건들을 과감히 버렸습니다.

버리기에는 아가워 보관하다보니 제법 쌓였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이후 이용한 적이 없는 것을 보면

버려도 생활에는 젆 지장 받지 않을 무방한 것입니다.

 

결국 정리는 단순한 ‘잡무’가 아니라 모든 일의 중요한 시작점이자 완성점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그래도 깨끗하게 정리된 모습들을 보면 마음 까지도 정리된 듯 환해집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중국의 내년도 법정 휴일이 최종 고지되었습니다.

예년과 달리 대체 휴일 근무가 많지 않아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대체 휴일이라는 게 그냥 쉬는 제도가 아니라 평일 휴무를 주말 등 쉬는 날에

대체근무하는 제도라 나름 합리적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주재원으로 파견 나온 저같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불합리(?)한 제도로 인식됩니다.

 

우리가 쉴 때 한국은 근무하게 되므로 자연스레 업무 영속성으로 쉬는날에도 출근하고

한국 쉬는 휴일 날에는 우리는 대체 근무일로 출근하여 근무하는 것입니다.

실제 중국직원들도 대체 휴일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휴일이라는 생각으로 업무 효율이 저하되기 마련인데

실제 그런 셈입니다.

   

중국의 대체휴일(대체근무)은 법적으로 고지된 날에 한 합니다.

그 휴일이 평일에 있을 때에는 소비 진작을 위하여

전 주말(대부분 토요일)이나 다음 주말 휴일에 근무하게 하고

그 휴일을 포함하여 대체되는  날 만큼 연휴로 쉬게 하는데 

이 휴일은 법적 준수 사항은 아닌 정책상 권장 사항입니다.

다만 이 권장 대체 휴일에 공무원들 (은행, 국영기업체 직원 역시 공무원 이므로)이

쉬게 되므로 대기업들은 정부정책 호응 및 업무 편의상 이에 맞춰 쉬게 됩니다.

 

최근들어 이 대체 휴일의 비효율성에 대하여 중국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것을 보면 

곧 정상화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014 년도 중국 법정 휴일과 대체 휴일 내역입니다. 

 

   

2014년 중국법정휴일

 

원단 (元旦)      1월 1일                   (1    

 

춘절(春节)       1월 31일 ~ 2월 6일  (7일)  토,일 포함 1월26일, 2월8(2일 대체)

 

청명절(淸明节)  4월 5일 ~ 4월  7  (3일)   청명절인 토-.일 대체. 

 

노동절(节)  5월 1일 ~ 5월  3일  (3일)   토 포함,  5월 4(1일 대체근무)

 

단오절(端午节)  5월 31일 ~ 6월 2일  (3일)   토,일 포함 대체 없슴

 

중추절(中秋节)  9월 6일 ~  9월 8일  (3)   토,일 포함. 대체없슴

 

국경절(国庆节) 10월 1일 ~ 10월 7일 (7일)  9월 28일, 10월 11일 (2일 대체근무)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내면의 소리

 

어제 저녁에는 모처럼 집에서 한국차를 우려내었습니다.
이 곳 중국으로 와서 차는 많이 마시지만
집에서 마시는 기회도 적고, 더군다나 우리 차는 더욱 마시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아도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그리되었습니다.


일종의 번거로움이라까?
그리고 한국에서 가져온 떡차로 물을 끓여서 늘 마시기에

따로 차를 우려내어 마시는 시간을 내지는 않은 거라 생각됩니다.
중국에 와서 좋은 점은 그 동안 나름 가까히 했던 커피를 좀 멀리 두게 되었다는 점인데

사무실에서도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다보니 집에서는 더욱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한국에서 가져온 차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간절함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였을까?  어제 저녁에 우려냐는 차는 참 맛이 있었습니다.
역시 우리들은 차의 "맛"을 가장 중요시 하는데
중국사람들은 맛보다는 "향"을 더 우선시한다했는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의외로 이 곳에서는 생각보다 국화차를 더 많이 마시고 있더군요.

 

지난 주는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한 주간이었습니다..
월요일부터 연이은 술자리는 하루도 쉬지않고 토요일 저녁까지 연달아 이어졌는데
그나마 토요일은 자리가 자리인지라 물로 술(백주)을 대신할 수 있어
일주일 동안 입은 내상도 함께 치유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토요일 역시 평소 처럼 출근하여 하루 종일 보고 자료를 만들다가
약속 시간을 맞추어 바로 모임장소로 도착하여 레지오 단원들과 함께 준비한

찬송가 연습 몇번하고 모임에 참석했는데 가사가 안보여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이 모임은 천진성당내 레지오 마리에 모든 단원이 한자리에 모여 간단한 식사와 함께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로써 각 레지오 단별로 준비한 장기자랑도 즐기면서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말미에 한국에서 오신 예수회 소속 신부님의 "귀천"이라는 노래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 노래는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에 모 수녀님이 곡을 부친 곡으로

감미로운 목소뢰로 노래를 통해 들으니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동안 잠시 일상에서 놓아두고 잊은듯 했던 그 누군가를 이 시를 통해서 기억해내고
내내 그 분을 다시 만나는 소중한 시간은 덤으로 누린 행복이었습니다.

 

어제 미사도 그분이 강론을 하셨는데

평화방송에서 오랜동안 피정을 담당하시는 신부님이시기에
상대방에게 편하게 빠져들게 하는,

그러면서 무언가 스스로 생각 주머니를 열도록 만드는 달란트가 있나 봅니다.

 

강론을 통해 제가 느꼈던 마음 두어가지를  함께 나눠봅니다.

 

첫째는 자기가 하는 일에 기쁨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기쁨이 없다면 그 일에 대해 흥미를 잃게되고

그 결과 또한 눈에보이듯 뻔하다는 것이지요.
요즘 내 움추린 모습에 대한 일종의 채찍이자 현재의 내게 있어 

가장 필요한 해결의 열쇠가 아닐까하고 되물었습니다.
실제 일에 대한 흥미와 일을 하면서 느끼는 기쁨을 못느끼고 있었기에 ...

 

과거의 한 때로 되돌아가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가 진짜 남부럽지 않게 열심히 그리고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의 공통된 점은
그 당시 내가 하는일에 보람을 느끼고 일을 하는 내내 일하는기쁨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요즘의 내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지요.

그리고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내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스스로 마음에 용기를 불러넣어 아쁜기운을 몰아내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아래 두번째 방법을 활용하려고 합니다.


두번째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 입니다..
사람들에게는 늘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내면의 소리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소리를 애써 들으려 하지 않기에 들을 수 없다고 하며 그나마 들어도 듣는 습관에 익숙하지 않기에 자신에게 필요한 말만 듣는다는 거죠.

그러나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면 저절로 울려 퍼지는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를 듣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하느님과 나누는 대화인 "기도" 역시

자신의 내면을 통해서 전해주시는  하느님의 소리를 듣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두손을 모은다는 것은 겸손히 내 마음의 귀를 내면으로 돌리겠다는 신호이겠지요.
제가 늘 말하는 등산의 효과중 하나인

 "걱정거리 하나 들고 산에 오르면 내려올 때 웬지 해결되었던 경험"도
이런 경험이지만 남들이 말하는 명상도 이와 비슷할거라 생각됩니다.

 

마음 아파하고 고민하면서 못견뎌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 때문에 마음이 아픈게 아니라
그 이야기를 혼자 다시 되새김하면서 스스로 자존심 상해서
아픈 생채기를 스스로 내면서 아파하는 것이랍니다.
만일 되새김하지 않으면 고통받지 않을 것인데 욕심이 있으니...
불교에서 말하는 "사심이 있는 곳에 반드시 고통이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일것 입니다.

 

미사 내내 한 사람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밝은 모습에서 그 사람의 맑은 영혼을 느끼게 되고
그 파장의 여운은 지금도 나를 감싸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내스스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뭘까? 
화두처럼 생각하고 눈을 잠시 감아 봅니다.

 

          <131216>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개

개들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개가 누구냐?"
그들이 답했다.
"승용차 조수석에서 주인의 품에 안겨 창밖을 구경하는, 빨간 조끼 입은 개는 조금도 부럽지 않다. 가장 부러운 개는 에스키모 썰매를 끄는 개다. 신나게 눈밭을 달리며 그 멋진 설경을 평생 감상할 수 있으니까."
이번에는 썰매를 끄는 개들에게 물었다.
"평생 멋진 설경을 감상하며 달리는 기분이 어떠냐?"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멋진 설경? 맨 앞에서 썰매를 끄는 개만이 바뀌는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우리는 평생 앞에서 달리는 개의 꼬리만 구경한다."

   카피라이터 정철의 《세븐 센스》에 실린 이야기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오늘 아침에 받은 메일을 읽고서 적어보는 생각입니다.

 

간혹 도로에서 위와 같이 조수석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달리는 애완견을 볼 때 마다  "개 팔자가 상팔자구나" 라고 생각하면서도 보기에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십여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개를 함께 길렀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개의 영리하고 귀여운 모습은 눈에도 선하고 나에게 미소를 머금게도 만들어줍니다. 아이들 역시 지금도 그 개 일명 "쫑쫑이"를  그리워하곤 합니다.

그 때에 광주로 올일 있으면 그 개를 개 보호소에 맡기거나 승용차로 함께 이동하고 했습니다.

 

아마 다른 사람 역시 차창으로 고개를 내밀고 호기심으로 이리저리 눈을 움직이는 "쫑쫑이"를 보면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했겠지요.

 

그런데 위 글을 보면서 얼마 전 웍샵 말미에 함께 나눈 말이 생각났습니다.

짧지 않은 (?) 직장 생활에서 느낌이라 가까운  후배들에게 자주 말하곤 하는

경험상 "진리 아닌 진리"가 있습니다.

 

"남의 일은 다 쉬워 보인다"는 말 입니다.

 

자신의 기준에서 판단하기에 지금 나늘 힘들게 하는 나의 일이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이기에 보통 자신이 하는 일이 가장 힘들고 남의 일은 쉬워 보인다는 것입니다.

부문 간에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자기 부문의 일이 힘들고 다른 부문의 사람들이 하는  일은 거저 먹는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을이 많습니다.

그 대 마다 아니라고 얘기를 전해주지만...

 

과거 본사에서 일할 때 부문 간에 다른 지역 근무를 원칙으로 같은 직급으로 일주일 동안 맞바꿔 업무를 진행하게 했습니다. 아주 짧은 일주일이었지만 상대가 하는 일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므로써  조직간 벽을 허물어보자는 취지였는데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특히 상대 부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적극적인 지지자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때 까지 여러해 동안 같은 회사, 같은 사업부라고는 하지만 지역이 다르고, 하는 업무가 전혀 다르기에 어쩌다 얼굴도 모르면서 전화나 메일로만 업무 협의하고 진행하다가  일주일동안 함께 생각하니 교환근무전 피상적으로만 가졌던 상대 업무에 대한 이해는 물론 기본으로 하고 자연스럽게 상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이겠지만.....

그 교환 근무를 마치고 회의나 업무 중에 교환근무했던 부서에 관련된 얘기가 나오면 예전과 달리 그들 편에 서서 의사결정을 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함께 조직의 변화가 일어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내가 본사에서 공장으로 자리를 옮기도 나서도 삼사년 동안은 보스가 바뀌어도 진행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레짐작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보기에 좋아 보이지만 그 이면에 어떤 애환이 있는지는 당사자의 입장에 서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 그 나름대로 고민과 애환이 있습니다.

 

"남이 하는 일은 다 쉬워 보인다" 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절반은 우리는 그 사람과 친구가 된거나 다름없을 것 입니다.

 

                       <131219>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어제 이곳 천진에도 첫눈이 내렸다.

생각보다는 제법 많이 왔기에 온 도시가 마비되었다.

물론 시내 중심가는 당연히 제설작업이 잘되었지만 외곽 도로와 이면도로는 엉망이다.

본디 이곳은 비도 적고 눈은 거의 없는 곳이기에 눈이 조금만 와도 도로가 몸살을 앓는다.

일단 이곳은  안개가 좀 심하거나  이번같이 눈이 오면 고속도로는 잠정 봉쇄되기에

그나마 눈길 운전에 익숙치 않음에도 일반도로로 차량이 일거에 모이니 도로가 막힐 수 밖에 없다.

나도 평소 오십분 정도 걸리던 퇴근 길이 과장을 좀 하면 두시간 걸렸다.

 

엊그제 미사 시간에 신부님 강론 중 " 내면의 소리를 들어라"는 말이 내게 많이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 말미에 얹은 " 내면의 소리를 들으면서 스스로의 자존심도 잘 살펴보라" 하셨는데...

내가 봐도 얼굴이 펴지고 마음이 가벼워짐을 스스로 느낄 정도이니...

그 동안 나를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그 짐이 가벼워진 이 작은 변화가 새로운 출발이기를 기대한다.

 

엊그제 미사에서는 "판공성사"를 보왔다.

이 곳에선 한국과 달리 정해진 시간을 놓치면 판공성사가 그리 쉽지가 않다.

물론 나는 지금도 이"판공성사"는 마음에 부담을 느끼게 하고 어색하기만 하다.

개신교에서는 자신의 잘못을 직접 하나님께 고하고 죄의 용서를 바라며

묵상 가운데 대속할 것을 정하여 행하는데......

오랜 개신쇼 신자로써 생활해온 나이기에 더욱 그렇기도 할 것이다.

 

이 판공성사는 신부님께 자신의 죄를 고하는 것이기에 난 익숙치 않은 것이다.

정작 큰 잘못은 고하지 않고 (아마 개인적으로 회개하겠지만) 소소한 것들만 고할 것 같은데.

마지막 고백인 " 이 밖에도 알아내지 못한 모든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요" 에 의지가 된다는

농섞인 말도 내게는 어색함을 묻어두는 좋은 고백으로 마음에 든다.

이 보편 기도에 마음을 실어 하늘로 올리는 것이기에... 

 

 

 

 

[고해성사/판공성사]

  

[판공성사] 

모든 신자가 예수 부활 내 축일과 예수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의무적으로 받는 고해성사를 말한다. 공로를 헤아려 판단한다는 뜻이다. 판공성사제도는 한국교회에만 있다. 교회법상 고해성사는 1년에 한 번만 받아도 되지만 한국 교회에서는 1년에 두 번 고해성사를 받는 것이 관례였다.

 

고해성사의 개념

 

우리는 죄를 지음으로써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하느님 백성인 교회와 이루는 친교에도 해를 끼친다. 따라서 회개를 통해 하느님께 죄를 용서받고 교회와 친교도 회복해야 한다. 이 죄의 용서와 친교의 회복을 전례적으로 표현하고 거행하는 것이 고해성사이다. 고해성사는 성사를 받는 사람의 회개와 참회를 전제로 하기에 회개의 성사 또는 참회의 성사라고 부른다. 또한, 성사를 집전하는 사제 앞에서 죄를 고백하는 행위가 반드시 있어야 하기에 고백성사라고도 한다. 나아가 이 성사를 통해 하느님께 죄를 용서받고 교회와 화해하기 때문에 화해의 성사라고도 부른다.

  

고해성사의 제정

 

예수께서는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20,23)라고 말씀하심으로써 고해성사를 제정하셨다. 그 후 예수께서는 사도들에게 당신 이름으로 계속 죄를 용서하도록 그 권한을 넘겨주셨다. 이 사죄권은 사도를 거쳐 그들의 후계자인 주교와 사제들에게 전해졌다.

  

고해성사의 구성요소

 

성찰 : 고해성사를 보기 전에 자신이 잘못한 것이 무엇인가를 잠잠히 살펴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통회 : 참회자에게 가장 중요한 행위로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마음 아파하며 뉘우치는 것을 말한다. 통회에는 완전한 통회(상등통회)와 불완전한 통회(하등통회)가 있다. 완전한 통회(상등통회)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통회로 소죄를 용서해 주며 가능한 한 속히 고해성사를 받겠다는 굳을 결심이 포함될 때는 대죄도 용서받게 해준다고 교회는 가르친다. 불완전한 통회(하등통회)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보다는 죄의 추악함이나 죄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뉘우침을 말한다. 불완전한 통회 자체로는 대죄를 용서받지 못하며 고해성사를 받아야 용서받을 수 있다.

 

정개 :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을 말한다.

 

고백 : 알아낸 잘못을 겸손되이 사제에게 밝히는 것을 말한다. 있는 그대로 진실 되게 고백해야 하며, 솔직하게 고백하지 않음으로써 성사를 모독하는 행위를 모고백(冒告白)이라하며 이는 심각한 죄이다. 

 

보속 : 용서는 죄를 없애주지만, 죄의 결과로 생긴 폐해를 모두 없애주지는 못하므로 적절한 방법으로 죄를 보상하거나 속죄하여야 한다. 이를 보속이라고 한다. 보속은 고해 사제가 죄의 고백을 들은 다음에 정해주는 기도나 선행, 희생 등 다양하다. 참회자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드시 보속을 실천해야 한다.

 

고해성사의 은총

 

죄에서 벗어나 하느님 자녀로서의 자유를 누림으로써 하느님과 화해하고 교회와도 화해한다. 또한, 죽을죄로 인해 받게 되었던 영벌을 사면받고, 죄의 결과인 잠벌 또한 사면받는다. 그리고 양심의 평화와 영적 위안을 받게 되며, 악과의 영적 싸움에서 힘을 얻게 된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블로그 이미지
저의 일상을 통해 사람사는 이야기와 함께, 항암 관련 투병기록 및 관련 정보 공유를 통해 치유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한글사랑(다향)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5.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