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옮기면서 내가 있는 자리를 다시 한번 천천히 둘러 보았다.

여기서 "자리"라 하면 시각적 위치의 자리가 아니라 내 스스로에 대한 의미이다.

요즘 서시히 어느 한계에 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소록 소록 드는 이유는 ?

위기감이랄까? 도통 느껴보지 못한 그 느낌이다.

 

아래 글이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그리스군이 트로이를 함락하려고 전쟁을 시작한 지 어언 9년. 그리스의 위대한 전사 아킬레우스가 죽었다. 아킬레우스가 입고 있던 갑옷은 훌륭한 공예가이자 예술가이며 불과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아주 귀한 금속으로 만든 옷이다.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물이다. 아킬레우스가 죽으면 그리스군에서 가장 가치 있는 군인에게 갑옷을 상으로 줄 예정이었다. 후보자는 둘, 아이아스와 오디세우스다. 각자 자기가 갑옷의 주인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러나 상은 하나뿐이다. 승자를 뽑기 위해 그리스 지휘관들이 배심원을 소집했다.

아이아스는 가장 크고 가장 강하고 가장 용감하고 가장 충성스러운 장수다. 그는 기본 전술에도 능할 뿐 아니라 전쟁터에서 자기가 필요한 자리가 어딘 줄 알고 항상 자리를 지킨다. 오디세우스는 언변에 능한 최고의 지략가이다. 권모술수에 능하다. 트로이인도 자기들을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이 오디세우스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두 후보가 배심원 앞에서 각자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시합이라고 할 것도 없다. 오디세우스가 훨씬 말을 잘한다. 그리하여 배심원은 만장일치로 오디세우스에게 상을 주기로 결정한다.

결과를 보고 아이아스는 화가 치민다. 자기가 마땅히 받아야 할 상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미쳐 날뛰던 아이아스는 결국 자결하고 만다.

 

저자는 위에서 소개한 그리스 신화,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놓고 벌어진 오디세우스와 아이아스의 갈등을 소재로 현대 사회에서 가장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보상, 인센티브, 형평성 등에 관한 문제를 흥미롭게 파헤친다. 아이아스는 기업으로 치면 근면하고 충성심 강한 라인 조직의 리더, 오디세우스는 흔히 말하는 MBA 출신의 우수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문제는 보상이다. 보상은 승자와 패자를 구분한다. 보상은 사람 앞에서 공로를 인정받는 것이다. 따라서 누구에게 어떤 보상을 하는지를 보면 그 공동체가 무엇을 존중히 여기는지를 알 수 있다. 보상은 공동체의 가치를 반영한다. 무엇을 더 소중히 여기는가? 영리함인가, 아니면 근면합인가? 힘인가, 아니면 지능인가? 충성심인가, 아니면 창의력인가? 누가 보상을 받는지를 살펴보라. 그러면 그 공동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알 수 있다. 보상을 받는 사람은 명예를 얻는다. 그러나 마땅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보상을 받지 못한 사람은 분노와 모멸감을 느낀다. (p14~15)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거기에는 정의, 명예, 형평성 등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에 관힌 문제를 하나하나 분석한 후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어떤 공동체든 보상을 많이 받는 사람과 적게 받는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면 이런 차이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해치지 않게 방지할 수 있을까? 규칙과 원칙만으로는 이 딜레마를 풀 수 없다. 이 딜레마를 풀 수 있는 것은 리더십뿐이다. (p246~247)

 

한마디로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없으며, 리더십으로 풀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훌륭한 리더의 조건'인 셈이다.

 

리더는 다른 사람들이 따르고 싶어 하는 성품을 기른다
정직, 용기, 지혜, 경외심, 동덤심, 현명한 판단력, 정의는 대개 폭군들에게 없는 자질들이다. 리더는 이런 자질을 지니고 있을 뿐더러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이 이런 자질을 기르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폭군은 사람들이 비굴해져서 두려움에 벌벌 떨며 자기를 섬기게 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리더는 사람들이 용감해지게 하려고 애쓴다.

 

리더는 공동 목표를 추구한다

이기적인 폭군과 달리 리더는 집단이나 조직 전체에 가장 어려운 일을 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 이상적인 공동체에서는 구성원들이 리더가 공공의 이익에 마음을 쓴다는 걸 믿는다. 때로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 리더 지리에서 물러나는 것일 때도 있다. 그러면 리더는 조직의 일원으로서도 충분히 공동의 목표에 이바지하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리더는 "내게는 선택권이 없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리더는 따라야 할 규칙이 수천 가지라 해도 선택을 피할 정직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안다. 어떤 상황에서든 리더는 결정을 해야 한다. 리더는 절차나 전통, 다른 사람들의 판단 뒤에 숨지 않는다. 실수를 저지를 때 리더는 못된 본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와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실수를 정직하게 인정한다. 정짖해지려면 용기가 필요하듯이 리더가 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

 

리더는 권한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지 않는다

리더가 권한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공포심을 조성해서 사람들을 지배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리더가 아니어도 조직의 일원으로서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동체의 목표에 방해가 되는 야망을 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다. 리더는 권한이 없어도 리더일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관리와 다르다

관리는 일정 부분 권한에 의존한다. 그러나 리더십은 그렇지 않다. 관리는 원하는 결과, 상세히 설명하고 수량화할 수 있는 결과를 얻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공동체는 훌륭한 리더 밑에서 상상을 뛰어넘는 일을 해난다. 좋은 관리자는 리더가 되려고 할지 모르지만, 리더는 관리자가 될 필요도 없을 뿐더러 관리자가 되려고 애쓰지 않는 편이 낫다.

 

리더는 실패하지 않는다

괸리자로서, 정치인으로서, 투자자로서, 군 지휘관으로서, 교사로서 실패할 있다. 리더는 가난할 수도 있고, 유명하지 않을 수도 잇고, 패배할 수도 있고, 인기가 없을 수도 있고, 심지어 욕을 먹을 수도 잇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리더로서' 실패한 것이 아니다. 군 지휘나 정치나 사업과 달리 리더십은 전투에서 이기거나 권력을 얻거나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물질적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는데도 실패했다면, 당신은 리더십에서 실패한 것이 아니다.

 

리더는 권한이 필요하지 않다

의견을 제시하길 두려워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본이 되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들이 자기를 따를 때 리더십을 발휘한다. 아무도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 순간에 리더가 하는 일을 한다면 그는 자질에 잇어서나 행실에 있어서나 명실공히 리더다.

 

리더는 좋은 팀원이다

군대에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금언이 있다 "좋은 부하가 되게 훈련함으로써 좋은 리더가 되게 훈련할 수 있다." 좋은 팀원은 리더에게 필요한 기술과 미덕을 똑같이 가지고 있다. 좋은 팀원은 권위에 복종하는 기계가 아니다. 리더와 마찬가지로 공동의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리더가 목표에 이르는 길을 찾도록 돕는다. 그리고 좋은 팀원은 자립심이 강하다.

 

리더는 독자적으로 생각한다

리더는 전통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다. 리더는 여러 방면에서 조언을 듣지만,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에 휘둘리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리더는 훌륭한 판단력을 발휘하고 지혜를 기르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다. 리더는 참을성이 있다. 생각해 보아야 할 선택지가 많을 때 리더는 시간을 들여 모든 가능성을 꼼꼼히 검토한다.

 

리더는 훌륭한 패자다

리더는 목군이 아니므로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염원하던 계획을 포기하거나 아끼던 사람들을 포기하기도 한다. 리더는 어떤 문제에서 지게 되었을 때 멋지게 진다. 리더로서 그는 혼자서 다 이기려고 벼르지 않기 때문에 패배에 침착하게 대처한다.

 

리더는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접착제다

리더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는 환경을 만든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은 져야 할 때가 왔을 때 우아하게 질 수 있게 도와준다. 나아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은 구성원들이 서로를 최대한 활용하게 도와준다.

 

이 책은 경영서라기보다 차라리 철학서에 가깝다. '보상'이라는 주제에 신화를 끌어들여 하나하나 풀어가는 전개가 깊이 있을 뿐 아니라 흥미진진하기까지 하다. 시간을 잊고 모처럼 흠뻑 빠져든 좋은 책이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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