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인사

 

끝 인사를 하지 않고 헤어지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기분 좋게 헤어질 수 있다.

 

상대방에게

 "그럼 또 뵙겠습니다. 수고하십시오."

"오늘 말씀 정말 고마웠습니다. 큰 힘이 되겠습니다."

"바쁘신데도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끝 인사를 나누는 순간 상대방과 관계는 더욱 친밀해진다.

 

끝 인사 속에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담기기 때문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끝 인사는 잊지 말아야 한다.

                                                

                                       - 김태광의《인사》중에서 -

 

"여운"하면 아직도 중학교인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단편소설에서 담징의 벽화의 마지막 여운이 생각납니다.

글에서 남은 여운이 사람을 사로잡듯이

사람과 사람사이의 여운에서도 서로를 사로잡게 만듭니다.

 

여운을 남기는 가장 쉬운 방법중 하나가

아마도 "끝 인사"가 아닌가 합니다.

 

내 자신에 대한 상대의 관심의 정도가 그대로 느껴져서

다시금 상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여운 !

그런데도 실제로는 잘 되지 않습니다.

오랜 습관에서 나오는 핑게이지만

그래도 의식적으로라도 마무리 끝 인사를 나눌려고 합니다.

이렇게 마음먹으면 상대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갖게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더 친해지는것을 실감합니다.

 

그래서 모든 일의 끝 마무리가 중요하듯

사람을 만나는 일 역시 끝 인사가 중요하겠지요

 

명절날 가족들과 헤어지면서 나눈 인사들을 떠올려봅니다.

 

                         <0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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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3월 13일 제주도 세화에서 

<이생진>

 
 

해마다 여름이면 시집과 화첩을 들고 섬으로 돌아다녔다 . 안면도 황도 덕적도 용유도 울릉도 완도 신지도 고금도 진도 흑산도 홍도 거제도 제주도 내라로도 와라로도 쑥섬 거문도....

이렇게 돌아다니며 때로는 절벽에서 때로는 동백 숲에서 때로는 등대 밑에서 때로는 어부의 무덤 앞에서 때로는 방파재에서 생활이 뭐고 인생이 뭔가 고독은 뭐고 시는 무엇인가 생각하며 물위에 뜬 섬을 보았다. 그 때마다 나는 섬이었다. 물 위에 뜬 섬이었다.

그러나 통통거리면 지나가는 나룻배 벙 벙 울며 떠나는 여객선 억센 파도에 휘말리며 만년을 사는 기암절벽 양지바른 햇볕에 묻혀 조용히 바다를 듣는 무덤, 이런 것들은 내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낙원이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살아서 낙원을 다닌 셈이다. 그 낙원에서 맑고 깨끗한 고독을 마실 때 나는 소리치고 싶었다. 그것을 시로 쓴 것이다.

 

 

 

 

 

 

바람 같은 얼굴 

        (마라도 5)            

                                이생진

 

오늘 수평선은
네 눈썹처럼 진하다
너도 네 눈썹을 갈매기처럼 그리지 말고
수평선처럼 그려라
그러면 네 얼굴도 바다가 되리라

 

   <199512>


 

오늘 아침 이생진님의 시가 그리워졌다.

잘 알려진 [그리운바다 성산포]에서 [거문도] 까지

 

마음 가까운 이에게 시집을 선물하려면

맨 먼저 파란색 표지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선물했다.

아내에게도 역시 ...

 

최근에는 선물한 기억이 드물지만

 

   이 아침 문득 시 한편이 그리워졌다.

 

 

     혼자 사는 어머니
            ( 여서도 ·14 ) 

                                              이생진

 

           나이 70.
           1929년생
           일제 강점하에 태어난 것도 얼울한데
           말년엔 남편 중풍으로 쓰러져
           3년 동안 간병하느라 다 죽어가던 세월
           영감을 산언덕에 묻고 나니
           휘휘 방안엔 찬바람만 그득하다고
           그래도 아침엔 동백꽃처럼 단단하다가
           저녁엔 호박꽃처럼 시들해진다며
           아랫목에 누울 무렵
           뭍으로 간 자식들에게 전화가 온다
  
           "어머니 저예요"
           "음 부산이냐"
 
           "어머니 인천예요"
           "음 너냐"

           "어머니 안양예요"
           "음 애들은 잘 놀고"

           "어머니 저예요"
           "음 목포냐"

           그 다음엔 산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바위를 치는 갯바람 소리
           그 밖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 방
           문풍지 우는 여서도
           나이 70.
           아직은 차돌같이 강하다만
           "음 걱정 마라"
           막내의 전화를 끝으로 자리에 눕는 어머니

           여서도에서 태어나
           함께 초등학교 다니던 남자를 부모가 맺어줘
           아들 다섯에 딸 하나
           부산으로 인천으로 목포로 안양으로
           다 내보내고 섬에서 혼자 사는 어머니
           음 걱정 마라, 나는 예가 좋다"

 

                   <0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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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31. 15:09 오래전 글

오늘은

 

 

오래전 글이다.

음력으로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었다.

늘 상 반복이라하지만 

그래도 늘 새로움으로 맞는 새해이기도 하다. 

마음을 내려놓고 기다리듯 하다.

 

<설날,  가래떡에 대한 상식>

 

+길게 뽑은 가래떡을 왜 잘게 자르는 걸까? +

멥쌀 가루를 시루에 쪄서 떡을 길게 늘여 뽑는 것은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고, 가래떡을 동전처럼 둥글게 써는 이유는 둥근 모양이 마치 옛날 화폐인 엽전 모양과 같아서 새해 재화가 풍족하기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140131>

 

 

 

아침녁 창문을 열면서
그리운 얼굴 그려놓는다.

어떤 날엔 보이지 않을 것 같아
두려움을 지우듯 애써 창을 닦기도 한다. 

하늘을 그려놓으면  
어느 새 바람이 불면서
맑은 그리움이 살짝 전해져 오면

가슴열고 그를 가슴에 안는다.


창문을 열면서
그리운 얼굴 그려놓는다.

 

         <0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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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29. 17:50 오래전 글

사랑의 기술

 

 

 

 

사랑의 기술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멀리 출타하면서 소년에게 말을 부탁한다.

 

소년은 자신이 얼마나 그 멋진 종마를 사랑하고,

또 그 말이 자신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알고 있으므로,

이제 그 종마와 단둘이 보낼 시간이 주어진 것이 뛸 듯이 기뻤다.

 

그런데 그 종마가 병이 난다.

밤새 진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종마에게

소년이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원한 물을 먹이는 것 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년의 눈물겨운 간호도 보람 없이 종마는 더 심하게 앓았고,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돌아왔을 때는 다리를 절게 되어 버린다.

 

놀란 할아버지는 소년을 나무랐다 

"말이 아플 때 찬물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줄 몰랐단 말이냐?" 

소년은 대답했다 

"나는 정말 몰랐어요.

내가 얼마나 그 말을 사랑하고 그 말을 자랑스러워했는지 아시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후 말한다 

 

"얘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가 필요한 것을 아는 것이야" 

                                          <출처, 작가 : 미상>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아는 것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때론 알면서도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더 커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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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는 중학교를 마치고 짧은 미술 공부에

예고를 진학하여 합격자 발표를 마친 그 금요일 오후에

편하게 여수로 내려와 2박3일을 둘이서 보냈습니다.

순천만에, 악양 동네밴드 공연에, 낙안 민속마을 그리고 강진 다산초당에 백련사

강진 무위사를 거쳐서 광주 본가(할머니 댁)으로 즐겅누 여행이었습니다.

함께 서울 오는 길에 보여준 무지개도 그 녀석의 평생 추억이 될 것입니다. 

 

역에서 녀석을 마중차 기다리는 데 그 설렘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역에서 기다리는 마음이 그랬을 것 같았습니다.

그날 저녁에 들린 지리산 악양마을의 동네벤드 축제

 

그곳에서 이원규 시인은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이라는 개막시를 낭송하셨고

행사중 하모니니커로 함께 한 박남준 시인!

 행사 후 아들 녀석과 시인은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직고나서 설명을 해도 유명한 시인인줄을 믿지 못하였습니다.

그 지리산 시인의 글을 적은 옛 글인데도

기분은 여전히 그 때처럼 변함없습니다

 

 

                    불행히도 이원규 시인과 함께 한 사진은 없었습니다.

                    다행히 이원규 시인(피아산방)께서 직접 지적해 주셔서 정정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낮은 목소리, 사랑의 귓속말이 세상을 바꿉니다.

크고 빠르고 높은 목소리는 일시적인 긴장과 공포를

유발할 뿐 마음 깊숙한 곳 까지는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낮고 느린 목소리로 속삭이면,

뜨거운 입술이 닿기도 전에 귓볼의 솜털들이

바르르 한쪽으로 쏠리다가 일어서고,

그러는 사이 사랑의 최면술은

시작되는 것이지요.

 

          - 이원규의 <지리산 편지> 중에서-

 

생각 해보면

아이들에게 간혹 큰 소리를 냅니다.

커가면서 말 잘 듣는 아이에서 반항하는 아이처럼

스스로 자주 묻는 질문이 하나 생긴 것입니다.

"벌써 사춘기인가?"

그러다가 진짜 사춘기인지도 모르고 지나다가

아이에게 상처를 입힌 경우도 간혹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느낀 일입니다.

목소리가 커지는 때는 꼭 아이 정면에 서서  말합니다.

자연스레 내 목소리가 커지고 높아지는데도

도리어 아이는 변함없이 차분합니다.

 

자리를 바꿔 보았습니다. 아이의 옆으로 .

나도 모르게 소리가 작아집니다.

자리 한번 바꿔보니 내 분위기가 바뀝니다.

즉 아이와 싸움(알고보면) 하는 모드에서  

이제 얘기를 나누는 모드로 ...

 

저절로 목소리가 낮아지고

내가 차분해지니 모든게 물 흐르듯 해결됩니다.

 

그 후론 사무실에서도

후배 사원들과 업무를 주고받을 때도

꼭 내 자리 옆에 앉게하고 얘기를 나눕니다.

나는 앉고 , 상대는 서있는 그런 딱딱한 분위기가 저절로 사라졌습니다.

명령이나 지시를 주고 받는게 아니라 서로 대화를 주고 받게 된 것이지요.

 

갑자기 읽은 글귀에서 느낀 소감이었습니다.

 

낮은 목소리, 사랑의 귓속말이 세상을 바꾼다 말에 공감하면서

 

                 <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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