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등촌1동성당에서 시니어대학 선생님 봉사를 했다.
그 때 같이 봉사를 하시던 선생님 중 작가분이 계셨는데 아내가 성당을 옮겼음에도 친분과 교제를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다.

내 병문안 위로도 몇차례 와 주셨다.
이번에는 파티마에 다녀오시는 중에 특별히 내 치유를 위해 파티마 성수도 선물로 준비해 주셨고 매번 병문안 오실 때마다 책을 선물로 주셨다.

이번에는 정호승 시인의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라는  동시집을 선물로 주셨다.
그리고 격려의 글귀도 잊지않으셨다

동시집 표지.(편의상 주요부위만 옮겼다)

표지 안의 격려와 기도 글귀.

 인상적인 내피의 글귀.

첫번째 동시를 옮겨 본다.


무지개떡

엄마가 사오신 무지개떡을 먹었다
떡은 먹고 무지개는 남겨놓았다.
북한산에 무지개가 걸리었다


아버지

겨울이다
눈이 내린다
김장독 대신
언 땅에
아버지를 묻었다
좀처럼
눈이
그치질 않는다.


사  랑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달은 지구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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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고등학교 선배이자 정년퇴직하신 직장 형님에게 받은 카톡 동영상에 실린 영상시 였습이다.

동영상을 보면서 자신의 시에서 여러 구절을 모아 놓은듯한 기준에 여러 시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결론은 ???

중요한 것은 내게 준   감동이었습니다.

선배가 보내준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요즘 치료받느라 힘들어 할 위로의 뜻이자 격려라는 걸 잘 알기에 ...

아마 이 "상처가 스승이다" 라는 글을 통해서 제가 받은 위로와 격려는 그분이 보낸 이상 이었습니다.

세상에는 감사할 일이 참 많아서 좋습니다.

상처가 스승이다.
                                    정호승

별을 보려면 어둠이 꼭 필요하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왜 가장 원하지 않는 일에 인생을 낭비하는가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나를 쓰러트린다
 
내가 다른 사람의 잘못을 한가지 용서하면
신은 나의 잘못을 두가지 용서해 주신다
예수에게조차 유다라는 배반자가 있었다
친구는 한 사람이면 족하고, 두 사람이면 많고
세 사람이면 불가능하다
연잎은 자기가 감당할 만한 빗방울만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미련없이 비워버린다. 
 
상처는 스승이다.
남의 흉은 사흘이다.
오늘이 지나면 다시 못 볼 사람처럼 가족을 대하라
어머니의 웃음속에는 신비가 있다.
시간 없을 때 시간 있고, 바쁠 때 더 많은 일을 한다.
시련이란 해가 떠서 지는 것만큼이나 불가피한 것이다.
 
항구에 있는 배는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를 만든 이유는 아니다.
사람은 실패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
감사함을 통해 부유해질 수 있다.
돈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밥알이 밥그릇에 있어야 아름답지
얼굴이나 옷에 붙어 있으면 추해 보인다.
성실이 없는 곳에 존재가 없다.
죽음을 두려워 하면 매일 죽으나,
두려워 하지 않으면 한 번밖에 죽지 않는다.


 상처는 스승이다 
                                 정호승

상처는 스승이다 
절벽 위에 뿌리를 내려라 
뿌리 있는 쪽으로 나무는 잎을 떨군다 
잎은 썩어 뿌리의 끝에 닿는다 
나의 뿌리는 나의 절벽이어니 
보라 
내가 뿌리를 내린 절벽 위에 
노란 애기 똥풀이 서로 마주앉아 웃으며 
똥을 누고 있다 
나도 그 옆에 가 똥을 누며 웃음을 나눈다 
너의 뿌리가 되게 위하여 
예수의 못자국은 보이지 않으나 
오늘도 상처에서 흐른피가 
뿌리를 적신다 

정호승 시선집; [내가 사랑하는 사람] 


새벽기도 
                              정호승

이제는 홀로 밥을 먹지 않게 하소서 
이제는 홀로 울지 않게 하소서 
길이 끝나는 곳에 다시 길을 열어 주시고 
때로는 조그만 술집 희미한 등불 곁에서 
추위에 떨게 하소서 
밝음의 어둠과 깨끗함의 더러움과 
배부름의 배고픔을 알게 하시고 
아름다움의 추함과 희망의 절망과 
기쁨의 슬픔을 알게하시고 
이제는 사랑하는 일을 두려워 하지 않게 하소서 
리어카를 끌고 스스로 밥이 되어 
길을 기다리는 자의 새벽이 되게 하소서 

정호승시집[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창작과 비평사  


서대문공원 
                            정 호 승 

서대문 공원에 가면 
사람을 자식으로 둔 나무가 있다 

폐허인 양 외따로 떨어져 있는 
사형 집행장 정문 앞 
유난히 바람에 흔들리는 
미루나무 

미루나무는 말했다 
사형 집행이 있는 날이면 
애써 눈물을 감추고 말했다 

그래그래 
네가 바로 내 아들이다 
그래그래 
네가 바로 내 딸이다 

그렇게 말하고 
울지 말고 잘 가라고 
몇날 며칠 바람에 몸을 맡겼다 

** 정호승 시집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 (창비) 중에서 
          
[정호승 시인 소개]
경북 대구 출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가 당선되어 등단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
시집으로 《서울의 예수》,《새벽편지》,《별들은 따뜻하다》等이 있으며 
詩選集집으로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있다. 
제3회 소월시문학상을 受賞하였다
73그룹` 회원, `반시` 同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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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1. 21:33 좋아하는 시

첫눈 정호승

요즘 정호승 시인의 시를 자주 접한다.
오늘 이곳에 첫눈은 아니지만 세번째 눈이 제법 매섭게 내렸다.
그래서 일까?
마음이 우울한 날이라서 더 매서웠던건 아닐까? 하고 스스로 되묻는다.
아들 졸업 전시회 다녀온 소감을 적고 싶은데 마음만이다.
날이 조금 더 지나면 그 느낌이 점점 줄어들것 같아서 서두르려하지만 잘 아니된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아내를 기다리면서
차탁에 있는 홍차를 혼자 내려 마시고 있다.
혼자 마시는 차는 다른거와 달리 청승맞지는 않아 다행이다.
아내가 오면 같이 마실 생각이다.

내게도 첫 눈 오면 만나자고 했던 추억이 있다. 다행히 가까이에 살아서 어긋나지 않고 만났던 것 같다. 그 당시 가난한 연인들에게 첫 눈 오는 날의 데이트는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만날 기회를 만들어 준 축복이었다고만 기억한다.

아래 정호승 시인의 '첫눈'과 '첫눈 오는 날 만나자'라는 시는 내게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주고 있다.


         첫눈
                            정 호 승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첫눈이 오는 날
돌다방에서 만나자고
 
첫눈이 오면
하루종일이라도 기다려서
꼭 만나야 한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종일 기다렸다가
첫눈이 내린 밤거리를
밤늦게까지 팔짱을 끼고
걸어본 적이 있다
 
너무 많이 걸어 배가 고프면
눈 내린 거리에
카바이등 불을 밝히고 있는
군밤장수한테 다가가 군밤을 사 먹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약속을 할 사람이 없다
 
그런 약속이 없어지면서
나는 늙기 시작했다
약속은 없지만 지금도 첫눈이 오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 서성거린다
 
다시 첫눈이 오는 날
만날 약속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 좋겠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깅릉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2002/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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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승시인의 시중에는 편지와 관련돤 시들이 많다.  한번쯤은 음미해 볼만한 시이다.

기다리는 편지 
                        정 호 승

서울에도 오랑캐꽃이 피었읍니다 
쑥부쟁이 문둥이풀 바늘꽃과 함께 
피어나도 배가 고픈 오랑캐꽃들이 
산동네마다 무더기로 피었습니다 
리어카를 세워 놓고 병든 아버지는 
오랑캐꽃을 바라보며 술을 마시고 
물지게를 지고 산비탈을 오르던 소년은 
새끼줄에 끼운 연탄을 사들고 
노을이 지는 산 아래 아파트를 바라보며 
오랑캐꽃 한 송이를 꺽었읍니다 
인생은 풀과 같은 것이라고 
산 위를 오르며 개척교회 전도사는 
술취한 아버지에게 자꾸 말을 걸고 
아버지는 오랑캐꽃 더미 속에 파묻혀 말이 없었읍니다 
오랑캐꽃 잎새마다 밤은 오고 
배고픈 사람들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이 
산그늘에 모여 앉아 눈물을 돌로 내려찍는데 
가난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함께 가난을 나누면 된다는데 
산다는 것은 남몰래 울어보는 것인지 
밤이 오는 서울의 산동네마다 
피다만 오랑캐꽃이 울었읍니다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읍니다
날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읍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가을편지 
                    정호승 

가을에는 
사막에서 온 편지를 읽어라 

가을에는 
창을 통하여 새가 날으는 
사막을 바라보라 

가을에는 
별들이 사막 속에 숨어 있다 

가을에는 
작은 등불을 들고 
사막으로 걸어가 기도하라.
굶주린 한 소년의 눈물을 생각하며 

가을에는 
홀로 사막으로 걸어가도 좋다. 

가을에는 
산새가 낙엽의 운명을 생각하고 
낙엽은 산새의 운명을 생각한다. 

가을에는 
버릴 것을 다 버린 
그런 사람이 무섭다. 
사막의 마지막 햇빛 속에서 
오직 사랑으로 남아 있는 
그런 사람이 더 무섭다.

부치지 않은 편지
                       정 호 승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이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언 땅에 그대 묻고 돌아오던날
산도 강도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
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잎새에 이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
새벽 이슬에 새벽 하늘이 다 젖었다

우리들 인생도 찬비에 젖고
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새벽편지
                     정호승

죽음보다 괴로운 것은
그리움이었다.

사랑도 운명이라고
용기도 운명이라고

홀로 남아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오늘도 내 가엾은 발자국 소리는
네 창가에 머물다 돌아가고 

별들도 강물위에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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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26 2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조계산 선암사 뒷길> 

 

 

선암사 소나무

 

                            - 정 호승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위 시는 정호승 시인의 <선암사〉에 실린 시이다.

선암사의 해우소와 그 해우소 앞을 지키는(?) 소나무를 보지 못했다면

이 시에 대한 느낌이 반감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 나는 여러차례 그것도 셀수 없이 들린 곳이라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옵니다.

아니 생각만 해도 그 느낌이 되살아난다는 말이 더 알맞을 것 같습니다.  

 

슬픔과 외로움 어쩌면 살기 힘든 삶이 주는 무게로 짓눌러진 마음을

막연하지만 모든 걸 훌훌 다 털어 버리고 싶어지는 그 때.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때로는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도 선암사 소나무는 변함없이 우리를 반겨줄 것 입니다.

 

어쩌면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에 이미 눈물은 말랐을 것이고

마음을 짓누르는 일상의 무게까지도 달리는 기차와 함께 날려 보내어

자신도 모르게 정화된 정신으로 마음이 가벼워졌다해도 

 

그 굽은 소나무 아래에 서면 그 가벼움을 지나 새로운 희망에 깃들 것  같습니다.

그 오랜 세월을 굽어굽어서 자란 그 인내를 그대로 느끼면서 손한번 살짝 대어보면

어느새 나도 그 소나무가 되어 줄 것입니다.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가 꼭 아니더라도
가까운 곳이나, 아니면 마음 가는 곳을 정해놓고
한번쯤 기대어 

어렵고 힘드는 때에 실컷 통곡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어렸을 때의 제 방에는 조그마한 벽장이 있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이불을 개어 넣던 곳!

그 깊디 깊은 곳에는 비밀 한 가지는 넣어두었던 

이제는 그 어디에도 이런 벽장 있는 집이 없을 것이지만 .

그 시절엔 한참 슬픔이 밀려 오면

그 곳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소리내어 울고 나면

후련해지면서 새로움으로 물들든 기억이 새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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