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산 선암사 뒷길> 

 

 

선암사 소나무

 

                            - 정 호승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위 시는 정호승 시인의 <선암사〉에 실린 시이다.

선암사의 해우소와 그 해우소 앞을 지키는(?) 소나무를 보지 못했다면

이 시에 대한 느낌이 반감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 나는 여러차례 그것도 셀수 없이 들린 곳이라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옵니다.

아니 생각만 해도 그 느낌이 되살아난다는 말이 더 알맞을 것 같습니다.  

 

슬픔과 외로움 어쩌면 살기 힘든 삶이 주는 무게로 짓눌러진 마음을

막연하지만 모든 걸 훌훌 다 털어 버리고 싶어지는 그 때.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때로는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도 선암사 소나무는 변함없이 우리를 반겨줄 것 입니다.

 

어쩌면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에 이미 눈물은 말랐을 것이고

마음을 짓누르는 일상의 무게까지도 달리는 기차와 함께 날려 보내어

자신도 모르게 정화된 정신으로 마음이 가벼워졌다해도 

 

그 굽은 소나무 아래에 서면 그 가벼움을 지나 새로운 희망에 깃들 것  같습니다.

그 오랜 세월을 굽어굽어서 자란 그 인내를 그대로 느끼면서 손한번 살짝 대어보면

어느새 나도 그 소나무가 되어 줄 것입니다.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가 꼭 아니더라도
가까운 곳이나, 아니면 마음 가는 곳을 정해놓고
한번쯤 기대어 

어렵고 힘드는 때에 실컷 통곡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어렸을 때의 제 방에는 조그마한 벽장이 있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이불을 개어 넣던 곳!

그 깊디 깊은 곳에는 비밀 한 가지는 넣어두었던 

이제는 그 어디에도 이런 벽장 있는 집이 없을 것이지만 .

그 시절엔 한참 슬픔이 밀려 오면

그 곳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소리내어 울고 나면

후련해지면서 새로움으로 물들든 기억이 새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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