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20.01.23 폄) 치유의 기도.
  2. 2019.11.06 11월 나태주
  3. 2019.03.15 그리고 ...
  4. 2019.02.28 하느님께 맡기는 기도 1
  5. 2019.02.14 발렌타인데이 그리고 결혼 기념일.

우리의 기도를 마다하실 하느님이 아니시라는 걸 당연히 믿으며 몸과 마음이 편찮거나 아프시고, 특히 환우 가족들에게 공유하여 치유의 은혜를 함께 나누시길 기대합니다.

..................

세계 성령대회(지도자 워크샵)에 참석한 세계적인 치유자인 Robert Canton Ministries께서 참석자에게 나누어 주신 영문 '치유의 기도'를 한글로 번역한 것을 아래와 같이 올립니다.

이 기도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적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치유의 기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 저를사랑하시어 저를 구원하시고 해방시키고자 당신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셨으니 감사하나이다.
저를 지키시고 회복시켜 주시는 당신의 권능과 은총에 의탁하나이다.

자애로우신 아버지,
당신 치유의 손으로 지금 저를 만져주소서.
당신은 제 마음과 몸, 영혼과 정신의 쾌유를 원하신다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당신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지극히 보배로운 성혈로 저를 감싸 주소서.
제 안에 있어서는 안되는 것을 모두 없애 주소서.
해롭고 비정상적인 세포는 뿌리채 뽑아내 주시고 건강한 세포가 많아지게 하소서.
당신 사랑의 불길이 저의 온 몸을 관통하여 치유하게 하시고, 제 몸의 아픈 부위가 당신이 창조하신 그 기능대로 작동하도록 새롭게 만들어 주소서.

예수님의 고귀한 성령의 힘으로 모든 염증을 없애시고, 감염된 부위를 깨끗이 씻어 주소서.
제 의식과 감정, 그리고 제 마음의 가장 깊은 곳까지 만져주소서.

제 존재 전체를 당신의 현존, 사랑, 기쁨, 평화로 가득 채워주시고,
삶의 매 순간 제가 당신께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소서.

아버지, 당신의 성령으로 저를 가득 채우시어 제가 당신의 일을 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 삶이 당신의 거룩한 이름에 영광과 기쁨이 되게 하소서.
이 기도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이 기도를 매일 바치고 주님께서 당신을 어루만지시어 치유받으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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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2019. 11. 6. 22:14 좋아하는 시

11월 나태주


       11월
                                          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겠습니다.


[나의 느낌]

어느새 11월이 되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찬바람처럼
낮을 지나 어둠도 빨리 찾아듭니다.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 이라고 시인은 노래합니다.

올 한해도 어김없이 병마와 싸우다보니
남들 앞에 내세울게 없이 초라해집니다.
지금 돌아보니 유난히 더 그렇습니다.

며칠전 아내를 보며 갑자기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간병으로 고생하는 아내룰 보니
참 애잔해 보이는 아내가
고마움 속에서 더욱 미안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서러운 울음이 나온 것입니다.

아내가 속깊은 위로와 함께
나를 꼬옥 안으면서 말합니다.

" 당신이 이렇게 버텨온 것
그 자체가 대단한 일" 라고.
"결코 미안해 할 일이 아니라고..."

나태주 시인은  이어서 말합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으니,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겠다고 -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나를 위해 기도를 아끼지 않는 지인들에게
안부 인사라도 전하려고 합니다.

수첩에 그분들 이름을 적어넣고
기도에 빚지지 않도록
그분들을 위한 기도도 드릴려고 합니다.

엊그제 일입니다
핸드폰에 낯선번호가 떴는데 잠시 받을까말까 망설이다 결국 통화를 눌렀습니다.

암과 함께 지내고 부터 자연스레 지인들과 전화의 대부분이 끊어졌기에 이제는 낯선번호로 오는 문자나 전화는 거의 광고입니다.

'여보세요' 라고 묻자
건너편에서 낯서면서 앳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자신의 소개를 하기에 어떻게 내게 전화를 했느냐고 되묻습니다.

알고보니 옛 동료이자 내가 뽑았던 직원 아들의 전화였습니다.

꼭 찾아뵈라는 그 친구의 부탁을 잊지않고서 내게 전화를 준 것입니다.
짧은시간 함께 얘기를 나눴습니다.
밝고 건강한 생각에 건실함이 그대로 내게 전해져서 나도 기분이 함께 좋아집니다.

누군가 나를 기억한다는 것울 떠나
누군가를 내가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내게는 이 세상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내가 행복하다는 하나의 증거입니다.

11월이 가기 전에 위의 약속처럼 안부를 묻고 소식을 나누며 그분들을 위해 한번 더 두손을 모으려고 합니다.

생각만으로도 벌써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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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2019. 3. 15. 07:37 짧은글 긴여운

그리고 ...


전능하신 하느님,
오늘도 저희 생각과 말과 행위를
주님의 평화로 이끌어주소서.
아멘.

아침 기도의 말미 부분 구절이다.
내가 생각하는 기도중 가장 간절함이 아닐까?
아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기도 구절이기도 하다.

아래는 생강냄새가 난다고 해서 생강나무라고 불리우는데 봄이 오는 소리에 맞춰 움을 틔우는 나무이다. 그런데 이 새움이 산수유 꽃과 비슷해서 예전에는 이게 산수유꽃으로 알고 산수유 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언젠가  지리산 산행길에 들린 구례 산동마을에서 산수유 꽃을 대하고서야 확실히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마치 봄의 전령사처럼 여겨져서 산에서 만나면 그리 반가울수가 없다. 더군다나 이 나무는 한약제의 원료로 쓰인다고 한다.

생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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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요즘 아내와 24시간을 함께 보내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항암 치료를 위하여 다니던 직장을 휴직했기에 자연스레 그리되었습니다.
요즘 아내와 마트나 시장을 함께 다니고, 비록 간혹이지만 나와 함께 운동삼아 가까히 있는 홍제천을 함께 걷기도 합니다. 아내의 무릎이 좋지않아 오래 걷지를 못합니다. 엊그제 안산 초록길을 함께 걸었더니 약간의 후유증(?)이 있나 봅니다.

이렇게 함께 시장을 보거나 걸을 때면 아내는 잊지않고 내게 변함없이 이런 말을 건네곤 합니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붙어서 살아본 적이 있었느냐?"고

돌아보면 참 바쁘게 살았고,
더군다나 최근 십년 동안은 주말 부부처럼 멀리 떨어져 살았으니...

비록 투병생활로 인한 것이지만
정말 오랫만에 하루 종일 함께 입니다.

 요즘 아내와 함께 오전중 시간을 내어 기도를 합니다.

아침기도와 함께 가정을 위한 기도, 자녀를 위한 기도, 부부를 위한 기도, 부모님을 위한 기도 그리고 사제를 위한 기도로 마무리합니다. 어느 날에는 수도자를 위한 기도도 함께 더합니다.

물론 레지오 단원으로서 기본 의무인 까테나도 잊지 않습니다.

천주교에서는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들의 기도생활을 돕기 위해 보편기도로써 기도문이 정해져 있고 이러한 기도문은 별도의 기도서로 담겨져 있어 기도할 때 이 기도문을 참고로 합니다.
물론 이 기도문에 절대적으로 얽매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래도 신자로서 일치성과  각자 기도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기도 내용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올해 들어서 이 기도서의 일부 문구가  극히 일부 변경 되었습니다. 원문에 더 가깝게 번역이 되었다고 하는데 신심부족한 제가 봐도 훨씬 더 좋게 느껴집니다.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하면서 이 보편적인 기도, 달리 말하면, 틀에 박힌 기도문이 조금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도외에 나 자신의 기도 내용을 더하니 문제될 것은 전혀 아닙니다.

아내랑 함께 기도할 때 기도서의 문구가 최근에 변경되어 아내가 '새로운 기도서를 사고싶다' 고 말을 건넵니다.
아내의 손에 닳고 닳아 다 헤진 기도서를 봅니다. 그러면서 이내  '하나 사소!' 라는 말이 바로 어어지자 아내는 '그럴줄 알았다며 하나 사줄께' 라고 답하면 안되냐고 투정아닌 투정을 부립니다.
그러면서도 이 낡은 기도서를 버리면 안된다고 말하면서 기도서 겉장을 넘깁니다.

겉장 안쪽에 쪽지 인쇄물이 붙혀져 있습니다.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도라고 하면서
함께 기도하자고 합니다.

함께 기도를 합니다.

아내와 마음이 하나가 되고

기도중에 마음이 떨리면서
이 기도가 마땅히
제가 드려야 할 기도였습니다.
 
 

하느님께 맡기는 기도 

                    - 복자 알베리오네 - 

나의 하느님
늘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주님께서 영원으로부
저의 더 큰 선을 위하여
미리 보고 마련하신 것 외에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 알 뿐이오나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영원하시고 헤아릴 수 없는
주님의 계획을 받아들이고   
주님께 대한 사랑으로  
온 마음을 다해 이를 따르며  
나의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희생 제물에 합쳐
저의 온 존재를 당신께 봉헌합니다

예수님의 무한한 공로에 의지하여
그분의 이름으로 청하오니
주님께서 원하시거나 허락하시는 모든 것을
주님의 영광과 저의 성화를 위하여
어려움 중에 참고 견디며,
온전히 순종하게 하소서.
 
아멘.

[가정을 위한 기도]
○ 마리아와 요셉에게 순종하시며
  가정생활을 거룩하게 하신 예수님,
 저희 가정을 거룩하게 하시고
 저희가 성가정을 본받아
 주님의 뜻을 따라 살게 하소서.
● 가정생활의 자랑이며 모범이신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
 저희 집안을 위하여 빌어주시어
 모든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시며
 언제나 주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다가 
 주님의 은총으로 영원한 천상 가정에 들게 하소서.
◎ 아멘.

[부부의 기도]
○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 
  혼인성사로 저희를 맺어주시고  보살펴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 이제 저희가 혼인 서약을 되새기며 청하오니 
 저희 부부가 그 서약을 따라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잘살 때나 못살 때나 성할 때나 아플 때나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며 신의를 지키게 하소서. 
○ 또 청하오니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는 저희 부부의 삶이주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 자녀를 위한 기도
○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저희에게 귀한 자녀 (. ㅇㅇㅇ 안드레아와 ㅇㅇㅇ 미카엘라. 아이들 이름과 세례명을 말한다)를 주시어
창조를 이어가게 하셨으니
주님의 사랑으로 자녀를 길러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
● 주님, 사랑하는 저희 자녀를
은총으로 보호하시어
세상 부패에 물들지 않게 하시며
온갖 악의 유혹을 물리치고
예수님을 본받아
주님의 뜻을 이루는 일꾼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 사제를 위한 기도 
 
영원한 사제이신 예수님,
주님을 본받으려는 사제들을 지켜주시어 
어느 누구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게 하소서. 
 
​주님의 영광스러운 사제직에 올라 
날마다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이루는 사제들을 언제나 깨끗하고 거룩하게 지켜주소서. 
 
주님의 뜨거운 사랑으로 사제들을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지켜주소서. 
 
사제들이 하는 모든 일에 강복하시어 
은총의 풍부한 열매를 맺게 하시고
저희로 말미암아 세상에서는 
그들이 더없는 기쁨과 위안을 얻고 
천국에서는 찬란히 빛나는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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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오늘은 '발렌타인데이'이면서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다.
우스게로 전세계 사람들이 우리 부부의 결혼 기념일을 축하해준다고 말하곤 한다.

환자보다 더 힘든 환자 보호자인 아내를 위로하고자, 고민하다가 모처럼 서울을 벗어나 멀리 파주 헤이리 마을을 다녀왔다  자유로에서 예술마을 입구로 들어서기전 사거리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장단콩 두부마을에서 청국장 정식과 콩비지 정식을 먹었다. 그옆 오대천황 짬뽕집도 유명하다.  화사하고 청명한 날씨 만큼이나 마음도 가벼워진다.

주문한 청국장은 내가 좋아하는 발효된 콩이 그대로 살아 있어 마음에 들었는데  맛까지 금상첨화다. 아내가 주문한 콩비지는 고기를 갈아넣은 콩비지로 잘게 썬 고기와 김치를 넣는  일반적인 콩비지찌개와는 달랐다.
순두부와 두부가 입맛 시식용으로 나왔고 반찬은 정갈했는데 시레기무침과 특히 갓 담근 배추 김치가 맛이 있었다. 거의 십여년만에 들린 헤이리마을은 겨울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웠다. 그 당시 깨끗하고 신선한 예술 마을에서 가다듬지 않아 낡고 덩치만 커져 마을의 특색이 사라지고 있었다. 딱히 함께 걸을만 한 거리도 보이지 않고 아내에게 선물할 멋진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생각했지만 아내의 제안대로 따스한 봄날로 미뤄 두었다.

오후에 안산 초록길을 운동삼아 걸었다.
요즌은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유도 없이 그냥 미소가 띄워진다.

 안산 초록길.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길을 나서 약 500미터 걸어가면 홍제천 산책길을 만나게 된다. 이제 홍제천을 따라 홍지문 방향으로 상류 북한산 방향으로 1.5 키로미터를 걷다보면 산책로 오른편에 서대문 구청을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구청뒷편 안산자락길로 가려면 자연스레 허브공원을  지나게 된다. 아직은 허브들을 추위에서 보호하고자 씌워진 볏짚으로 낯설지만  봄이 되면 허브동산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허브 공원 사이사이에 놓인 벤취에는 사람들이 앚아 휴식과 함께 따사로운 겨울햇살을 즐기고 있다. 노부부들이  대부분이긴 하다.
이제 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안산자락길을 자연스레 만난다.
난 요즘 안산을 걸으면 이 자락길보다는 길지 않으면서 더 숲길 냄새가 나는 초록길을 좋아한다.  안산자락길은 대부분 데크로 이루어져 있어 걷기에는 편하지만 한바퀴를 도는 전체 코스가 길어서 내게는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지난번에 걸어보니 약간은 지루하기도 하다. 최근에야 지루한 길을 건너뛰는 중간 지름길을 알아 냈지만 아직은 그리 건너 뛰지는 못하였다.

 반면에 자락길 안쪽으로 다듬어진  초록길은 적당한 높낮이와 함께 대부분 오솔길로 이루어져 있어 편안하면서도 오솔길이 주는 포근함이 이 길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것 같다.

자작나무 숲.

아직은 겨울이라 앙상한 나무들이 대부분으로 겨울 특성의 삭막함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지만 새봄이 되면 새로 돋는 숲을 상상망해도 보기에 좋다. 
이것은 내게도 희망이자 병마와 싸우는 내게 보이지 않는 큰힘을 준다.
작년 년말에 이사하면서 강추위에 노출되어 잎이 동상에 걸려 다 떨어진 고무나무에서 새순이 나오더니 이제는  애기손톱만한 잎이 돋아났다.  매일 아친 일어나자마자 거실 커틍을 걷어 맑은 새벽빛과 햇살을 거실로 향하게 한다.  이 해살이 지나는 곳에 놓인 고무나무를 어루만지면서 생명의 질김과 새잎이 주는 샐운 생명의 아름다움과 소중함 그리고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 속의 나를 그리면서 깊은 동질감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더 나아가 나와 대비되는 동질감으로 더 깊은 관심을 갖게되고 희망이 되어주은 것이다.
티비옆 한켠에 놓인 딸아이 친구가 선물한 행운목 역시 이제 막 새로운 잎을 터트리며 커가는 모습에 늘 딸아이의 얼굴을 겹쳐놓곤 한다.

걷는 내내 묵주기도를 바친다.

간절한 마음을 담고 하느님이 주시는 말씀을 듣고자 바쁨을 줄여내어 천천히 걷는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마치 북한의 속도전처럼 빨리 걷는데 주안점을 주었는데 어느 순간 머리 속에 이게 올바른 게 아니라는 생각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운동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하느님을 만나는 귀한 시간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나를 되돌아보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과 경이도 살피고
자연스레 내 모든 것에 감사하면서
내 자신의 비움과 낮아짐을 통해서
하느님이 주시는 은혜를 깨닫고 감사와 함께 내게 전하시는 말씀을 듣는  겸손히 듣는 소중한 시간으로
이 시간들이
하느님과 교감.소통의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오솔길을 걸으면서
더 겸손해지고
갈수록 감사해야할 게 너무나 많다는 걸
알게 해주신다.

걷다보니 어느새 아파트 입구다

산책겸 운동을 마치고 몸을 뜨거운 물에 담그니 몸도 마음도 그대로 풀리는 걸 스스로 느낀다.

저녁에 아들 녀석이 식사 도중에 갑자기 제 방으로 가더니 결혼기념 축하 케이크를 식탁에 올려 놓는다.  알바를 마치고 현관을 들어설 때도 미처 보지 못했던 케익이다.
촛불까지 불을 밝혀 촛불이 질새라 사뿐사뿐 걸음까지...

식탁에 앉아 결혼기념으로 와인잔을 함께 건배는 했지만 와인을 입에 대지도 않는 나로 인해 홀로 마시는 와인에 약간은 우울해진 아내의 마음을 단숨에 풀어버리는 아들의 선물이었다.
아무리 주치의께서 술을 금하라 했지만 이런날 한모금 마시면서 분위기를 맞추어 주어야하는게 아니냐는 아내의 투정아닌 투정에 마치 꿀먹은 벙어리 마냥 있어야 했던 안타까운 내마음도 저절로 풀리는 듯 했다.
 함께하지 못한 딸아이에게 "케익옆에 네가 있어 좋단다"라고 마음을 담아 사진과 함께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렇게 '발렌타인 데이' 이자 우리의 결혼기념일이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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