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야봉 정상에서 .... 2008.08.27>

 

예전에는 스산한 마음이 들면

내 블러그의 "내가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에 있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시들을 여러번 읽었다.

 

그냥 여러번 읽었다.

 

오늘도 그런 날일까?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음 블러그는 접속이 안되어

그나마 이 티스토리에 옮겨 놓은 몇 편의 시를 읽었다.

그런데 왜 일까?

스산한 마음이 더욱 스산해지는 것은...

 

김남국 시인의 "도랑가 잣나무 생각"을 여러번 더 읽다가

김광섭님의 "산"이라는 시를 연이어 읽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상한듯 하면 이 "도랑가 잣나무 생각"이 생각나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으면 이 "산 "이 생각난다.

그 날 그 날 상황에 따라 다가서고 읽어 주는 시들이 다르다.

 

그래서 누군가는 매일 매일 시를 읽어라 했고

법정스님은 어느 주례사에서 신랑 신부에게 매달 시집 한권을 사서

서로 읽고 선물하라고 부탁하셨는데 정말 시의 마력을 잘 아셨던 것 같다.

 

그러다 그 김광섭 시인의 "산"이라는 시를 예전 글에서 옮겨 오면서

빠트린 정희성 시인의 "산"이 생각났다.

그래서 다시 옮겨 본다.

 

내 그리는 사람 마냥

그냥 거기 있어 마음 놓인다는 싯구에

마음 홀린지 꽤 지났다.

<이 글 아래 시 (산. 김광섭)도 다시 읽어 보면 좋습니다.

 

-------------------------

 

                        정희성

 

가까이 갈 수 없어

먼 발치에 서서 보고 돌아왔다

내가 속으로 그리는 그 사람 마냥

산이 어디 안가고

그냥 거기 있어 마음 놓인다

 

 

* 정희성 시집 『돌아다보면 문득』(창비,2008)

 

* 시집의 해설중에 ( 박수연) 이런 말이 있더군요. "희망은, 그것이 없을 때, 그것을 찾는 사람에게만 , 어둠속에서 더 절실하게 별이 되어 빛난다." 제가 좋아하는 언덕이 있습니다. 그 언덕 위에  마음 속으로  집을 짓기도 하고 안락의자를 가져다 놓기도 합니다. 가끔은 허름한 무덤이 되어 뭉클하게 언덕 아래를 보기도 합니다. 또 가끔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그 언덕이 모습을 바꾸기도 합니다.

 

 

그냥 거기 있어 마음 놓인 산 '정희성'

 

 이 시인은 서울대 대학원까지 수료하고도 다들 잡혀가고 죽고 하는데

 혼자서 잘 살겠다고 대학교수 공부하는 게 싫어서

끝내 고교 교사의 길을 택한 시인으로 그 순수한 마음과 죄스러움이 우러나는 시를 쓴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에는 어떤식으로든 그들에 대한 미안함이 배어있다.

(여기에는 그러한 시들을 굳이 오리지는 않기로 한다)

 

그럼에도 단아한 표현과 세련된 언어구사.

그냥 편하게 그의 일상을 따라가다가 어느 순간

함께 웃게 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가슴 속 저 밑에서 저미듯 우러나는 잔 슬픔에 잠기곤 한다.      

 

 

흔적

 

어머니가 떠난 자리

어머니가 벗어놓은 그림자만 남아있다

저승으로 거처를 옮기신지 2년인데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이 보낸

체납주민세 납부청구서가 날아들었다

화곡동 어디 자식들 몰래

살아계신가 싶어

가슴이 마구 뛰었다

 

이 시를 읽으면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떠 올랐습니다.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가서

 

주일 날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갔다가

미사 끝나고 신부님 한테 인사를 하니

신부님이 먼저 알고,예까지 젓 사러 왔냐고

우리 성당 자매님들 젓 좀 팔아주라고

우리가 기뻐 대답하기를

그러마고

어느 자매님 젓이 제일 맛있냐고

신부님이 뒤통수룰 긁으며

글쎄 내가자매님들 젓을 다 먹어봤겠느냐고

우리가 공연히 얼굴을 붉히며

그도 그렇겠노라고"

 

다시한번 마무리로 산을 옮겨 놓는다.

 

 

가까이 갈 수 없어

먼 발치에 서서 보고 돌아왔다

내가 속으로 그리는 그 사람마냥

산이 어디 안가고

그냥 거기 있어 마음 놓인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술 많이 마시면 알코올중독?

 '애주가'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애주가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술자리를 마련하고, 음주를 통해 정신적 완화감을 느끼며, 음주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인 사람을 말한다. 애주가는 알코올의존증에 해당될 정도는 아니지만 문제 음주자이기 때문에, 술 때문에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받기 쉽다. 그런데, 어느 정도가 애주가이고 어느 정도가 알코올의존증일까? 자신의 알코올 의존 정도를 알아보고, 알코올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익히자.

1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 중독인가?

애주가와 알코올중독자의 차이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술에 관대하고, 술 잘 마시는 사람을 사회성이 뛰어나다고 여기는 그릇된 시각 때문에 애주가와 알코올중독자의 경계가 매우 애매하다. 반복적인 음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술을 계속 마시는 사람은 더 이상 애주가라고 부를 수 없다. 알코올남용자가 옳은 표현이다. 알코올 남용 단계를 지난 알코올의존자는 처음에는 술자리 자체를 위해 사람을 소집하고, 이어 병적인 음주 양상을 보이거나 술 때문에 가정과 직장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결국에는 알코올 내성이 생겨 술을 줄이거나 끊으면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알코올 남용자나 중독자도 자신의 반복적 과음은 '애주가' 수준이라고 여기는 것이 현실이다.

알코올의존증은 술 마시는 양이나 횟수만으로 진단할 수 없다. 의학적으로는 술에 대한 내성과 금단 현상의 유무로 판단한다. 단순히 몇 병 마시는지, 1주일에 몇 회 마시는 지 등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음주 발전 단계는 '사회적인 음주', '문제음주', '알코올 남용', '알코올 의존'으로 구분한다.

Step 01 사회적 음주

술은 필요한 만큼만 마시는 단계다. 다음날 직장생활에 무리가 없고, 가정생활에 술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바람직한 음주습관으로 알코올의존증과는 거리가 멀다.

Step 02 문제 음주

술을 필요 이상으로 마시는 단계다. '필요 이상'이란, 술을 많이 마시는 분위기도 아니고 다른 이들은 과음하지 않는데 자신만 유달리 많이 마시는 것을 말한다. 신체적 증상은 없으나 술 마시는 횟수가 늘고, 귀가시간이 자꾸 늦어지면 문제음주일 가능성이 크다. 대개 문제음주자가 되면 자신이 문제를 자각한다. '내가 이래서는 안 되는데'라고 생각하고, 주위에서도 염려하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저 친구 술 참 좋아해" "그 사람 술 하나는 잘 마셔"라고 평가받으면 문제음주자이다. 문제음주는 알코올의존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초기 단계로,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4명이 속한다. 문제음주자 4명 중 1명은 결국 알코올의존증에 걸리게 된다.

2 알코올 중독 가능성, 어떻게 알 수 있는가?

01 음주 후 변화를 살핀다

술 마신 후 나타나는 신체적 변화나 행동을 분석하면 알코올의존증에 걸릴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진다 술 마신 뒤 바로 얼굴이 붉어진다면 알코올의존증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런 사람은 알코올 분해효소가 없거나 부족해 스스로 알코올을 멀리할 성향이기 때문이다.

□ 코가 빨갛다 코가 빨개지는 것은 잦은 음주로 모세혈관이 확장된 현상으로, 이는 알코올의존증이 진행된 경우다.

□ 혀가 꼬이고 횡설수설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아직 알코올의존증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술을 많이 마시던 사람이 언젠가부터 평소 양보다 술을 적게 마셔도 이런 증 상을 보인다면 알코올의존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알코올의존증인 사람은 대개 초기와 중기에는 음주량이 늘어서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간이 아직은 크게 상하 지 않아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기로 넘어가면 간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평소 마시는 양보다 적게 마셔도 반응이 빨리 오고 심하게 취한다.

□ 필름이 자주 끊긴다 필름끊김현상(블랙아웃)이 6개월간 2회 이상 나타난다면 알코 올의존증을 의심해 본다. 블랙아웃 증상이 반복되면 술을 마시지 않아도 필름이 끊기 는 '베르니케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 이는 알코올의존증 진행성 증상이다.

□ 해장술을 찾는다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술을 마셔야 술이 깬다는 사람은 알코올의존증 중기일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 음주조절 능력을 상실했다는 증거다. 실제로 많은 알코올의존증 환자들은 술을 마시고 잠이 들고, 잠이 깨자마자 술을 찾는다.

Health Tip 애주가가 꼭 챙겨야 하는 비타민 B1

비타민B1은 뇌신경계에 에너지원을 공급하는 필수요소이다. 술을 많이 마시는 애주가들은 비타민B1이 부족한 상태로, 말초신경염으로 인한 손발 저림, 중추신경계의 뇌손상으로 인한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비타민B1은 당을 분해하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 사용하며 과다복용해도 문제가 없다. 비타민B1이 많이 들어 있 는 식품은 우유, 노란콩, 검정콩, 김, 물미역, 현미, 호밀, 달걀, 생선, 호두, 잣, 해바라기씨, 아몬드, 땅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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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노자-

 

"도가 말할 수 있다면 그러한 도가 아니다. 이름을 지을 수 있으면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

 

1.  손자의 용병술은 허허실실,
물의 유연성 등을 강조하며 부드러움과 여성성을 드러냅니다.
바로 그런 사고의 이면에 노자의 다음과 같은 말들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노자)의 76장입니다.

사람이 살아 있을 때에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그가 죽게 되면 딱딱하고 굳어버린다.

만물이나 초목이 살아 있을 때에는 부드럽고 여리지만
그들이 죽게 되면 마르고 뻣뻣해진다.

그러므로 딱딱하고 굳어 버린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이 때문에 군대가 강하면 멸망하게 되고,
나무가 강하기만 하면 부러진다.

강하고 큰 것은 아래에 거처하고,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위에 거처한다.


2. 다시 읽어 보아도 노자의 탁견이 살아 숨 쉬는 듯한 명문입니다.
“산 것과 죽은 것의 차이는 부드러움과 뻣뻣함의 차이와 같다.”는 

군사가 강하면 결국 전쟁하기를 즐기고,그러한 결과로

마침내 국력이 피폐해져 나라가 망한다는 뜻이죠.
손자가 말하는 신전과 비전(非戰)의 문제도 따지고 보면
당시에 강함과 남자다움을 강조하다
패망한 춘추시대의 수많은 나라를 빗대는 것처럼 들립니다.


3. 물론 노자의 이 말은 요즘 더욱 와 닿습니다.
젊어서 뻣뻣하고 철없을 때 좀 으스대던 모습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운동을 하든 무엇을 하든 부드럽고 여유 있게 한다는 말은
삶을 살아가는 원칙과 방식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듯 합니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는 우리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무리 없는 자연의 법칙이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인간의
법도보다 우월한 위상을 구축한다는 것이죠.

가장 여린 이파리는 높은 공중에서 바람에 나부끼지만,
가장 오래되고 딱딱한 이파리는 하늘과 만나지 못하고 그늘에 묻혀 있습니다.

가장 민첩한 잔뿌리는 땅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물 빨아올리지만, 이미 딱딱해진 뿌리는 움직임 없이 땅속에 갇혀 있습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나이가 어릴 때 유연하고 나이가 들수록 뻣뻣해지는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출처: 김원중, (경영사서),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面上無瞋 供養具 

미소짓는 그 얼굴이 가장 좋은 선물이요

 

口裏無賑土妙香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법정스님의 요일법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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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주례사

며칠 전 한 친지가 느닷없이 자기 아들 결혼식에 나더 러 주례를 서 달라고 했다. 유감스럽지만 내게는 '주례 면허증'이 없어 해 줄 수 없다고 사양했다. 나는 내 생 애에서 단 한 번 처음이면서 마지막인 주례를 어느 날 선적인 있다. 그날 이런 요지의 말을 했다.

나는 일찍이 안 하던 짓을 하게 됐다. 20년 전에 지나 가던 말로 대꾸한 말빚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가 한 말 에 책임을 져야 한다. 사람만이 책임을 질 줄 안다. 오 늘 짝을 이루는 두 사람도 자신들이 한 말에 책임을 져 야 한다.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 되어 세상을 서겠다' 고 했으니(청첩장에 박힌 그들의 말이다) 그 믿음과 사 랑으로 하나 되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무릇 인간 관계는 신의와 예절로 맺어진다.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그 신의와 예절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 은 같은 공간대, 같은 시간대에서 부부로서 만난 인연 을 늘 고맙게 생각하라. 60억 인구이니 30어대 1의 만 남이다. 서로 대등한 인격체로 대해야지 집안의 가구처 럼 당연한 존재로 생각하지 말라.

각자 자기 식대로 살아오던 사람들끼리 한집 안에서 살 아가려면 끝없는 인내가 받쳐 주어야 할 것이다. 자신 의 입장만 내세우지 말고 맞으편의 처지에서 생각하다 면 이해와 사랑의 길이 막히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화 가 났을 때라도 말을 함부로 쏟아 버리지 말라. 말은 업 이 되고 씨가 되어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결코 막 말을 하지 말라. 둘 사이에 금이 간다. 누가 부부싸움을 칼로 물 베기라고 했는가. 싸우고 나면 마음에 금이 간 다. 명심하라. 참는 것이 곧 덕이라는 옛말을 잊지 말라 . 탐구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 누구를 물을 것 없이 신속 정확하게 속물이 되고 만다. 공통적인 지적 관심 사가 없으면 대화가 단절된다. 대화가 끊어지면 맹목적 인 열기도 어느덧 식고 차디찬 의무만 남는다. 삶의 동 반자로서 원활한 대화의 지속을 위해, 부모님과 친지들 이 지켜보는 이 자리에서 숙제를 내주겠다.

숙제 하나 한 달에 산문집 2권과 시집 1권을 밖에서 빌리지 않고 사서 읽는다. 산문집은 신랑 신부가 따로 한 권씩 골라서 바꿔 가며 읽고 시집은 두 사람이 함께 선택하여 한두 한 차례씩 적당한 시간에 번갈아 가며 낭송한다. 가슴에 녹이 슬면 삶의 리듬을 잃는다. 시를 낭송함으로써 항상 풋풋한 가슴을 지닐 수 있다. 사는 일이 곧 시가 되어야 한다. 1년이면 36권의 산문집과 시집이 집 안에 들어온다. 이와 같이 해서 쌓인 책들은 이다음 자식들에게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의 자취로, 정 신의 유산으로 물려주라. 그 어떤 유산보다도 값질 것 이다.

숙제 둘 될 수 있는 한 집 안에서 쓰레기를 덜 만들도록 하라. 분에 넘치는 소비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악덕이다.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그 어 떤 것도 아예 집 안에 들여놓지 말라. 광고에 속지 말고 충동구매를 극복하라. 가진 것이 많을수록 빼앗기는 것 또한 많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적게 가지고도 멋지게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날은 두 사람 다 숙제를 이행하겠 다고 대답했지만 그 뒤 소식은 알 수 없다. 숙제의 이행 여부는 이다음 삶의 종점에서 그들의 내신성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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