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미밥을 좋아합니다.

물론 현미 밥은 밥을 지은 후 바로 먹어야 맛이 있고

식거나 다시 데우면 그 밥 맛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싫어해서 약간 섞거나 백미로 먹게되는데..

 

중국에 와서 저 혼자 준비하는 밥이라 좋아하는 현미와  검정 콩을 섞어서 밥을 짓습니다.

그런데 작년 중반 쯤엔가 평소에 현미를 팔던 이마트에서 현미가 사라진 것입니다.

한국 마트에서 소량으로 구입한 현미는 질이 좀 떨어지고 비샀습니다.

그래 할 수 없이 포기하고 하얀 쌀에 검정콩을 섞어서 밥을 짓다가

간혹 비빔밤이 생각나면 하얀 쌀밥을 준비하곤 합니다.

 

부득이하게 현미 밥을 포기했는데 우리 직원이 재래시장에서 현미를 샀다는 것입니다.

제가 알려준 곳인데 저는 현미를 보지 못했는데 ... ...

아뭏튼 그 얘기를 듣고 그주 토요일에 새벽 재래시장에 들려보니 신기하게도 현미가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중국 사람들은 현미를 싫어한다고 생각했기에

이 새벽 시장에서는 현미를 팔지 않는다고 지레 선입견을 가지고 보이니 안보인 것입니다.

 

있다고 생각하고 관심을 두니 두군데에서 팔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게 "관심의 차이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진다" 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비단 이런 경우 뿐이겠습니까?

이러한 관심의 대상이 내 주위의 누군가라면

그 사람에 대한 내 마음이 달라질 것이고 그에 비례해서 그 차이는 기대 이상일 것입니다.

 

                            <140126>

 

게시판을 "오래전 글"에서 내용이 추가되어 새로이 옮겨 봅니다.

 

 

                  <한자 간판... 가게 본 이름이 있는데 입구에 적힌 한자 글>

 

얼마전 딸 아이와 여름 휴가를 보내면서

이번 방학 숙제의 하나가 한자로 된 간판의 사진을

10개 이상 찍어 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하여  딸과 나는 서로 디카를 챙겼다.

그런데 불행히도 휴가지에서는 그리 쉽사리 볼 수 없었다.

 

그래 불영사 절에서 몇장 찍었는데

아무래도 이건 간판이 아니라서 실격이 아닐까 합니다.

 

운전을 하면서 관심을 두자

한자로 된 간판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거의 드물어서

서울가면 아이랑 함께 인사동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아침 출근 길에 한번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생각보다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이 영어식 한국말이거나 우리말이고

일부는 영어로 된 간판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찾다보니 한자 간판을 일부 발견했는데

대부분 일식 요리집이거나 횟집이었습니다.

아마도 여수라는 지리적 특성을 감안한다하여도

아마 전국적인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간혹 건축회사도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열개가 넘은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캊아봐야지" 하고 관심을 두어도 안보이던 것이

아침에 아예 한자 간판만 찾아보니 그나마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더 하나에 관심을 집중한 결과이겠지요.

 

세상사는 이치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내가 관심을 주기 시작하면 그 때서야 평소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 둘 보이게 되고 "알고보니 참 많았구나"하고 생각을 바꾸게 됩니다.

 

이제 아이들의 장점을 살펴보고 찾아보렵니다.

그리고 내 주위로 영역을 확대해서 찾아보면 보일것 같습니다.

 

서서히 찾아보는 여행을 떠나보렵니다.

잠 못이루게 만든 이유 등은 다 지워버리고 ...

 

                      <080814>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큰 아이는 중학교를 마치고 짧은 미술 공부에

예고를 진학하여 합격자 발표를 마친 그 금요일 오후에

편하게 여수로 내려와 2박3일을 둘이서 보냈습니다.

순천만에, 악양 동네밴드 공연에, 낙안 민속마을 그리고 강진 다산초당에 백련사

강진 무위사를 거쳐서 광주 본가(할머니 댁)으로 즐겅누 여행이었습니다.

함께 서울 오는 길에 보여준 무지개도 그 녀석의 평생 추억이 될 것입니다. 

 

역에서 녀석을 마중차 기다리는 데 그 설렘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역에서 기다리는 마음이 그랬을 것 같았습니다.

그날 저녁에 들린 지리산 악양마을의 동네벤드 축제

 

그곳에서 이원규 시인은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이라는 개막시를 낭송하셨고

행사중 하모니니커로 함께 한 박남준 시인!

 행사 후 아들 녀석과 시인은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직고나서 설명을 해도 유명한 시인인줄을 믿지 못하였습니다.

그 지리산 시인의 글을 적은 옛 글인데도

기분은 여전히 그 때처럼 변함없습니다

 

 

                    불행히도 이원규 시인과 함께 한 사진은 없었습니다.

                    다행히 이원규 시인(피아산방)께서 직접 지적해 주셔서 정정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낮은 목소리, 사랑의 귓속말이 세상을 바꿉니다.

크고 빠르고 높은 목소리는 일시적인 긴장과 공포를

유발할 뿐 마음 깊숙한 곳 까지는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낮고 느린 목소리로 속삭이면,

뜨거운 입술이 닿기도 전에 귓볼의 솜털들이

바르르 한쪽으로 쏠리다가 일어서고,

그러는 사이 사랑의 최면술은

시작되는 것이지요.

 

          - 이원규의 <지리산 편지> 중에서-

 

생각 해보면

아이들에게 간혹 큰 소리를 냅니다.

커가면서 말 잘 듣는 아이에서 반항하는 아이처럼

스스로 자주 묻는 질문이 하나 생긴 것입니다.

"벌써 사춘기인가?"

그러다가 진짜 사춘기인지도 모르고 지나다가

아이에게 상처를 입힌 경우도 간혹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느낀 일입니다.

목소리가 커지는 때는 꼭 아이 정면에 서서  말합니다.

자연스레 내 목소리가 커지고 높아지는데도

도리어 아이는 변함없이 차분합니다.

 

자리를 바꿔 보았습니다. 아이의 옆으로 .

나도 모르게 소리가 작아집니다.

자리 한번 바꿔보니 내 분위기가 바뀝니다.

즉 아이와 싸움(알고보면) 하는 모드에서  

이제 얘기를 나누는 모드로 ...

 

저절로 목소리가 낮아지고

내가 차분해지니 모든게 물 흐르듯 해결됩니다.

 

그 후론 사무실에서도

후배 사원들과 업무를 주고받을 때도

꼭 내 자리 옆에 앉게하고 얘기를 나눕니다.

나는 앉고 , 상대는 서있는 그런 딱딱한 분위기가 저절로 사라졌습니다.

명령이나 지시를 주고 받는게 아니라 서로 대화를 주고 받게 된 것이지요.

 

갑자기 읽은 글귀에서 느낀 소감이었습니다.

 

낮은 목소리, 사랑의 귓속말이 세상을 바꾼다 말에 공감하면서

 

                 <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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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아래 글이 근 십전 글이니 이젠 이십오륙년되었다.

 

---------

난 오랜동안 한글사랑이라는 대화명을 사용해왔다.
이 이름을 십칠팔년 정도 사용해왔기에
이제는 대부분 이 대화명에 익숙해진 모임에서
왜냐고 물어오는 이도 없고 내게 있어서는 이름처럼
편하다.

십여년 해오는 통신 모임에서는
내이름이 다양하게 불리운다.

한글사랑. 한사. 한글. 사랑. 한사큰형. 등이다.
그런데 세글자는 사용해본 적도 불리운 적도 앖다.
아마도 [한글] 이라는 단어와 [사랑]이라는 단어가
합쳐졌기에 나누면 뜻이 전혀 달라지는 고로
잘라 부르기에 껄끄러웠나 보다 ...


그런데 모임을 하다보면 놀라운 점이 있다.
모임의 사람들이 이제는 그 대화명 대로 변해간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저사람 대화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했던 이도
어느새 대화명처럼 변해있음을 어느순간 알게 된다.
이제는 대화명만 알고서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자연스레이 [아 !]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아름답고 긍정적인 대화명을 가질 일이다.


그런데도 난 아직도 아니다.
한글사랑이라는 단어는 이미지가 풍겨주는 특징이 없기도 하고
내 스스로도 그런 탓이다.
그러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화명(필명)을 쓰라면
여전히 주저하지 않고 한글사랑을 쓴다.
하기야 얼마 전 다음의 한 카페에서는
개인적인 이유로 한사라는 대화명을 잠시 빌기도 했었지만

천리안은 아이디가 유일하게 하나이지만
다음은 두개를 사용하고 있다.
천리안은 십오육년 전부터 월 만원의 유료 사용료를 지불하는
아이디였기에 두개는 엄두도 못내었다.
초창기엔 시용 시간 초과시 사용료 부담이 가중되어 

두개를 만드는 게 차라리 났겟다 싶어

고민아닌 고민도 한적이 있었지만
그 당시 유행이던 채팅을 줄여서 이를 해결하거나

운영진 아이디로 이를 해결했었다.

시간 초과에 다른 요금 추가를 막기위해 한동안은
글을 사전에 적었다가  일괄 등록시키는 방법도 사용했지만


글을 다듬고 꾸미다 보면
뼈대는 없이 겉만 번지르해지는 글 같아서 그만두고

대부분 느낌 그대로 바로 적게되는데

이 또한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난 항상 이에 익숙하다.


그러다 만원 정액제와 01420/1을 이용하여 통신비를 아끼기도
했는데 벌써 오래 전 얘기처럼 다가선다.

현재는 일반 아이디와 차모임에서 쓰는 아이디(click4tea) 두개인데

하나는 거의 이용하지를 않고 이 아이디만 거의 사용하게 된다.

물론 여기서는 한글사랑이 아닌 다향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지만
언젠가 읽은 글처럼 이 다향을 어떤분이 먼저 사용하고 있어 미안해지기도 하고

예전 내 대화명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그래서 이둘을 합쳐볼까 고민이다.

더군다나 오늘이 한글날이라서 ...


대학 친구들이 간혹 보내는메일을 보면
자유업이나 중소기업에 다니는 친구녀석의
아이디가 바뀌어져 간혹 당황하기도 한다.
다음은 아이디 만드는 게 자유스러운 게 도리어 흠이 되기도 하다.

천리안에서는 한글 아이디가 사용가능하여
게으름 피우다 한글사랑이라는 한글아이디를 선점당하여
한 때 한글사랑0 이라는 한글아이디를 사용했지만
많은 이들의 민원(?)으로 결국 원아이디로  환원시키고 말았다가

동일 대화명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다시 "한글사랑" 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그 동호회 이름이 나의 대화명과 같은 다향이다.

인테넷이 생활화된 지금 아이디 및 대화명 관리보다도
비밀번호 관리가 더 중요해졌지만
그래도 사이버 상으로 처음 만날때의 대화명은
실제의 첫인상처럼 중요하다
.

언젠가 번개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늦어져서
전화를 걸어서 그 사람을 바꿔달라니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났다.
그래 특이한 대화명을 부르니 그 다방이 온통 뒤집어 졌단다.
그 후론 꼭 본명을 물어보는 습관도 생겻다.

그래서 이제는 대화명이 더 중요해진것
천리안에서도 내아디와 본명은 몰라도 통하듯

다음에서도 역시 새로운 대화명(닉)인 다향이 내 고유명사가 된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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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좋은 글 생활의 지혜 나누면서

제가 그래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붉은 색으로 옮겼습니다.

설마 종북으로 몰지는 않겠지요. 

저의 사랑하는 아이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교실에서든 사무실에서든 어떤 사람들은 1시간에 2시간의 효과를 내는 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그 반대의 효율을 낸다. 기본적인 능력의 차이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많은 경우 문제의 원인은 '집중력'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성공의 4가지 요소 중 그 첫 번째로 '집중력'을 꼽았다. 이어 집중력이 '생산성'의 심장, 즉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매체가 전한 집중력을 높이는 10가지 비결을 정리했다. 회사의 업무에 초점을 맞춰 설명했지만 공부를 하는 학생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스스로를 조절하라
집중력도 자신감과 마찬가지로 결국 '자기 조절'에 관한 일이다. 하루, 24시간을 컨트롤 하라.

■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지 말라
동시에 많은 일을 하면 효율적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오해다.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 실험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할 경우 두뇌는 업무를 인지하고 처리하는 데 4배나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전화를 하면서 이메일을 작성하는 경우 상대의 이름을 몇 번이나 되묻게 되는지 떠올려 보라.

■ 할 일 목록을 작성하라
해야 될 일을 한곳에 정리해둬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자칫하면 해야 될 일을 잊어버리기 쉽다. 할 일 목록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며 일의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 해라.

■ 우선순위를 부여하라
가장 중요한 일을 먼저 정할 수 있어야 한다. '수익선(revenue line)'에 가중치를 둬라. 즉, 회사가 가장 중요시 하는 일을 먼저 하라. 수익 창출, 비용 절감, 시장 확대, 고객 만족 등이 그것이다.

■ '무엇'을 '언제'까지 할 것인지 명확히 하라
할 일 목록이 있더라도 마감일이 정해지지 않으면 완료되지 않는다. 달력에 일정을 표시해 둬라.

■ 타이머를 설정하라
최고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놓고 조건을 부여하라. 처음에는 15분 이후 30분 등으로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 나가라.  이상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었다면 비효율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아래는 방해요소를 컨트롤 하는 방법이다.

■ 질문 목록을 만들어라
직장 동료 등 타인에게 물어볼 질문의 목록을 만들어라. 사소한 질문으로 상대방을 방해하지 않고 추후에 상대방과 시간을 정해 효과적으로 직문할 수 있다.

■ 파블로프의 개가 되지 마라
스마트폰 알람음에 대한 얘기다. 핸드폰 메시지 알람에 방해받지 말라. 핸드폰의 알람음도 담배처럼 중독성이 있다.

■ SNS 하는 시간을 정해둬라
가급적 휴식이 필요한 하루 중 늦은 시간을 사용해라. 누구나가 한 번쯤 처리해야 될 업무를 미루고 45분 정도 페이스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어차피 할 거라면 업무의 효율을 고려해라. 집중력에 관한 마지막 조언이다.

■ 남을 탓하지 말아라
남을 탓하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뿐이다. 팀플레이어가 되라. 팀과 함께 책임을 지고 당신이 해결 할 수 있는 일들에 더 집중하라.

매체는 "성공에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전략은 다시 집행이 필요하고 집행에는 '집중'이 요구 된다"고 강조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가마우지의 별

 

                                                     - 손택수 -

 

 

  가마우지는 캄캄하다. 저물대로 저물어서 흰빛을 뽑아낸다.

 

  남쪽 등대섬 옆 바위섬에서 해마다 시베리아 가마우지떼가 겨울을 난다. 그 먼 길을 날아온 새들이 하필이면 바위 절벽 끝에 둥지를 튼 이유를 나는 모른다. 용가시나무와 갯쑥부쟁이와 괭이밥이 겨우 뿌리를 내린 바위 틈 한 발짝만 잘못 디뎌도 품은 알들을 놓치고 마는 절벽을 한사코 편애하는 정신이란 깎아지른 절벽만큼 아찔할 뿐.

 

어쩌면 스스로 빛을 뿜어내는 것들은 모두 자신만의 카랑카랑한 절벽을 갖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절벽 아래로 떨어진 빛이 수평선을 넘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별이 수직상승을 통해 닿을 수 있는 섬이라면, 섬은 끝없는 수평이동을 통해 닿을 수 있는 별이다. 한철 내내 자신의 분뇨가 등탑빛으로 반짝일 때까지 바위벽을 하얗게 칠하는 가마우지의 별은 고립을 선택한 자의 은산철벽.

 

  멀리서 보면 해풍에 마른 소금빛과도 얼른 구분이 가질 않는, 칠흑의 몸을 통과한 빛이 바위벽을 차고 떠오를 때 수평선 밖 누군가는 몇 십억 광년을 넘어온 그 빛을 따라 항해를 하리라. 막장으로 들어가듯, 가마우지 저문 몸을 빌려 빛을 캐오는 심해의 어족들도 있으리라.

 

  절벽은 바다를 뚫고 올라온 적막의 다른 이름, 이 외따로운 은수자를 숭배하여 등탑을 향해 난 계단마다 소라와 미역이 제물로 올라오는 배화교도의 바다, 먼 옛날 지상에서 밀려난 풍인들이 떨어져나간 살점을 소금물에 씻다 떠났다는 해안.

 

  그 섬에선 가마우지도 등대지기다

 

 

 

------------------------------

아래 시에 손택수 시인의 시가 한편 " 의 등을 밀며" 있습니다.

이 시의 말미 "그 섬에선 가마우지도 등대지기다"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산문시는 마치 어렸을 때 칡을 씹듯이 여러번 곱씹어야 제맛을 냅니다.

저도 그렇게 여러번을 읽었습니다.

이제는 지치는구나 할 때쯤 이 마지막 대목이 살아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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