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날을 씨름하다가 다된듯 하여 가슴 놓았는데 다시 나락으로 떨어진듯한 하루입니다.

중국에 와서 불확실성에 대해서 옆에서만 보다가 정말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본인들도 내린 결정을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번복하면서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이유를 모르지는 않겠지만 설명이 궁색한 탓이겠지요  

 

큰 일을 마치고 나면 갑자기 무언가를 잃은듯 정신줄을 놓은 것 처럼

사람이 맥이 풀리면서 없던 몸살을 앓게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때 어울리는 시가 아닐까 합니다. .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는 제게 많은 이들의 마지막 인사는 늘 같습니다. 

"건강하세요. 건강해야 돼. 몸 건강히 있다 , 그리고 건강하게 다시보자"  등등 '건강염려'가 대부분이죠

 

이제 제가 받았던 이 말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 스스로에 대한 위로 같지만

내가 내 주위 사람들과 멀리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150826>

.--------------------------------------------

 

멀리 있는 사람에게 바램이 있다면 

그것은 건강하게 다시 만나길 바라는 것이라 여깁니다.

 

아주 오래전 보내온 메일이 생각났습니다.

"내 허락없인 아프지도 마"

이에 걸맞는 시가 있습니다.

이 시인의 시를 칠팔년 전에 읽었지만  시인에 대하여 잘은 모릅니다.

 

그래도 앞 대목은 가슴을 저리게 만듭니다.

꽃도 필 때는 아프다고 불어오는 바람에게 말한다고 ...

참 아름다운 시어입니다.

 

그래서 나도 그대로 전해줍니다.

 

"내 허락없인 아프지도 마"

        <130408>

 

----------------------------------

내 허락없인 아프지도 마

 

                      임경희


꽃도 필 때는
아프다고,
불어오는 바람에게 말하잖아

진주 조개는
상처가 쓰라리면
밀려오는 파도에게 하소연 하는데

저녁 노을마저도,
뜨거워 견딜 수 없다고
서산 마루에 안기던 걸

하물며
사랑하는 당신이 아프려면
나에게 먼저 물어 보고 아파야지
그래야
아픈 상처,
바람에게
호호 불어 달라 부탁을 하지
쓰라린 가슴,
비에게 일러 어루만지라 얘기를 하지

정말이야
이제,
내 허락없인 아프지도 마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일수록 대부분 새로운 일에 대한 욕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야 일을 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언가 달라지고 있다고 스스로의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이 글을 읽고서 다시 한 번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과 전에 적은 오늘의 회의 일정을 제외한 To do list 를 보니

제 노트에 적힌 것은 오늘 할 일  대부분은 무엇인가를 없애는 것 보다는

새로이 만들어 내고 또는 바꾸는 일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조직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이외의 것을 살펴보면

대부분 없애는 것 보다는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는 일이 많은 것입니다.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ㅎㅎㅎㅎ)

 

매일 쓸모없는 것, 서로가 고민하는 고질적인 일

하나씩만 버리고 없애는 일을 한다면 ....

 

그래서 법정 스님은 늘 버리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

제게도 직접 그 말씀을 하셨으니... 

 

본인도 가벼워지고

결국은 서로가 즐거워지는 생활이 될 듯 합니다.

 

-----------------------------------------------< 전하는 글>------------------------------------

마이너스의 지혜

 

십팔사략(十八史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몽골제국의 황제 칭기즈칸이 죽고 그의 셋째 아들 오고타이가

제국의 2대왕 태종이 되었습니다.

고타이는 정치고문이자 제국공신인 야율초재를 불러 자문을 구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대제국을 이루셨소. 나는 아버지를 뛰어넘는 업적을 세우고 싶소.

이 제국을 개혁할 좋은 방책이 있소?”
직언을 서슴지 않던 뛰어난 지략가 야율초재는 이렇게 대답하였답니다.

“흥일리불약제일해(興一利不若除一害), 생일사불약멸일사(生一事不若滅一事) :

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를 제거함만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

한 가지 좋은 일을 시작하는 것이 한 가지 나쁜 일을 제거함만 못하다는 충언을 한 것입니다.

당시 몽골제국을 이룩한 데에는 무참한 살육과 전쟁, 공포법령 등이 바탕이 되었는데

여기에 또 하나의 새로운 강력한 힘을 더하려했던 오고타이와는 달리

야율초재는 악법을 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백성의 고통을 이해하고 나라의 장래를 위한 야율초재의 마이너스의 지혜가 발휘된 순간이었습니다.

변화, 혁신, 발전을 위해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더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좋은 것을 시작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계속되어오던 나쁜 것을 끊지 않는다면 개혁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플러스(+)의 사고가 필요할 때가 있고, 마이너스(-)의 사고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만,

지도자는 새로운 정책의 개발에 앞서 국민의 고통을 해결해주는 혜안을 갖추어야 합니다.


조직의 리더도 혁신의 방법을 강구하기에 앞서 조직의 고질적인 문제 하나를 해결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큰 걸음을 뗄 것입니다.

가까운 사람,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로 상대를 귀하게 여기고 고마움을 느낀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

무엇을 선물할까 생각하기보다 그 사람이 싫어하는

나의 단점 하나를 고치려 하는 노력이 더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백호대간 ...

출발 전부터 긴 코스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도 근 칠팔개월 정도 중국에 와서는 물론 산행이 거의 없어서 나름 걱정도 되기도 햇지만

산이 주는 즐거움은 그런 것들을 저멀리로 밀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상하게도 북경 근처 산행 전날에는 꼭 과음을 하게 되나 봅니다.

청명절 휴가중 한국에서 손님이 오셔서 운동을 하고 잠시 뒷정리를 한 후 저녁을 둘이서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운동을 하면 거의 머리 올리는 수준으로 전락한 기분입니다.

근 육개월 동안 연습을 안한 상태라고 핑게를 대어 보지만 핑게일 뿐입니다.

그 분과는 라운딩을 몇번 했엇기에 도중 도중에 왜이리 무너졌느냐고 위로아닌 위로를 합니다.

저녁식사중에는 다음에는 꼭 회복해서 보자는 말에 웃기만 했습니다.

 

간밤에 마신 술기운이 잔설처럼 남아 있는데

시간에 맞춰 시대오성 정문 앞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아침 햇살이 그렇게 맑은 줄을 천진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핸드폰으로 몇컷 사진을 찍어두고 아파트를 배경삼아 푸른 하늘을 남겨 두었습니다. 

 

 

 

우여 곡절 끝에 들어선 산행길.

시작 첫머리에 철도 건널목을 건넙니다.

평행선 ,,우스게로 끝까지 만나지 안흔 것이 철도라고 했는데.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화순의 큰 아버지 댁에서 이모댁으로 세배드리러 갈 때 걷던 추억이 새록새록 ...

화순 읍내에서 걸어서 삼십분 정도인데 그 당시에는 시내 버스가 다니지 않아 철로 길을 걸었습니다.

평소에 화순의 무연탄을 나르는 철로라 화물을 실은 기차이외에는 거의 다니질 않아 매번 이용했습니다.

그 당시 아버지께서 혼잣 노래로 흥얼거리시던 기억이 새롭니다.

그 흥얼 걸미이 사실은 저에 대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이제는 아버지도 이모님도 안계셔서 걸으려 해도 함께 걸을 수도 없습니다. 

 

 

우여 곡절 끝에 만나는 산행지 첫꼭지를 찾아 걷습니다.

구름 한점 없이 맑은 하늘에 마음조차 파란색으로 물드는 듯 합니다.

 

 

주차장 한켠의 나무 풍경입니다.

어렸을 때 길가에 미류나무가 많았습니다. 키가 빨리자란다고 심었는데 나무도 쓸모가없고

키만 크고 벌레도 많아서 결국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는데 .......

중국도 마른 황사를 대비하는 나무들도 어느 정도 소득이 높아지면 조경목으로 대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중국의 공동 묘지입니다.

청명절..한식을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성묘를 다녀갔거나 성묘를 하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산자들의 집 보다 더 화려한 무덤들 입니다.

 

 

아까와 달리 어느 정도 소득이 있으면 이렇게 조금은 달라집니다.

산자들의 소득 수준에 따라 아파트 평수가 다르듯 죽은 자의 집들도 어찌하는 수 없나 봅니다.

 

 

다정하게 손을 꼭 잡고 걷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지금도 아내와 함게 걸으면 아내가 꼭 내 손을 먼저 잡아 줍니다.

아내와 덜어져 산지 이제 육년째가 되어 가는 데 그나마 올해는 먼 이국 땅이라 항상 마음 한구석에 미안한 마음

을 포개어 놓고 삽니다. 

 이동중에 해울님과 어떤 토산 가족분이 나누는 얘기가 계속 귀를 간질였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혼자사시는 분 같은데 식사 준비와 혼자 할 수있는 요리(?)에 대해 해울님 조언을 들을 때

매일 아침과 저녁을 혼자 해먹는 나로서는 귀가 쏠릴 수 밖에 없어 귀를 쫑긋했는데

얘기에 방해 될 까봐 궁금한게 있어도 그냥 묻지는 아니하였습니다..

언제 한번 살짝 정보를 얻어 내 것으로 다듬어야겠습니다.

천진에 살면서 악기 하나 배우고 ...

나름 요리도 후후후..

 

 

까치 집입니다.  푸른 하늘에 어우러져서 한 컷입니다.

언젠가까치가 저 집을 짓기 위해서 하는 노력과 정성을 보았는데

그 무서운 태풍이 와도 집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교하게 집을 짓는다고 합니다.

사실 푸른 하늘이 목적인 사진인데 ...

 

 

봉황령 ...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인지 한국말 소개 글이 있었습니다.

저는 한문 소개 글을 읽다가 눈이 아파서 영문으로 읽고 있는데 누군가가 알려 주었습니다..

 

 

인당 입장료 이십오원 ...

얼마전 인터넷에 중국 관광지의 입장료를 평균 30~40 % 올렸다고 합니다.

성의 주요 수입원이 되어서 삼년에 한번 올릴 수 있어  합법적이기는 해도 좀 심한 것 같습니다.

입구 초입의 벚꽃이  우리를 반겨 주었습니다.

 

도교 사상에 맞춘 도량 같습니다.

 

 

한국에서 많은 지인들이 꽃 사진을 보내옵니다.

매년 보는 꽃 사진들이지만 늘 새롭습니다.

아마도 나이에 비례해서 그 느낌이 진하게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봉황령 돌 표식입니다.

 

 

오르는 길에 왼편 길입니다. 오른쪽 끝이 북경 쪽 입니다.

 

 

봉황령 표지암석에서 바라다 본 건너편 봉우리 ..아마도 손흔드는 분들은 먼저 가신 토산 일행같습니다.

 

 

이 일행과 함게 오르다가 살짝 잰걸음에 건너편의 토산 일행을 잡아봅니다.

정겨운 모습처럼 다가옵니다.

아무리 작은 사진이라도 그속의 자신 모습은 쉬 찾아내듯이 본인들은 보는 순간 알겠지요.

 

 

오른 순간에 벚꽃에 앉은 벌도 함께 산행 사진에 옮겼습니다.

 

 

이 정상 봉우리를 다녀온 것이지요.

 

 

건너편 굽이 굽이진 산등성이 ..흡사 꽃길처럼 보여서 ..아름다웠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다 본 북경.... 정말 너른 평야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잠깐 다른 일행을 기다리다 남들이 가지 않는 바위정상 건너편 에 올랐는데

산에 오르면 남자들은 이렇게 먼산을 바라다 보고 있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이죠..

감상과 함께 여러가지 상념에 잠기게 해주는 게 정상에 오른느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저 능선 구불 ㅜ불 길을 걸어서 왔습니다.

 

 

 

 

구름과 어울어진 모습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 길을 걸었는데 기억나시는지요?

 

 

 

 

정말 아름다운 꽃 동산 이었습니다.

 

 

중국의 이정표 ...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목적지 까지 남은 거리가 표시되지 않는다는 점...

대국적인 기질이라 거리를 표시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고객 서비스 마인드가 아직은 부족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산길 오른편 산등성 꽃 밭

 

 

 

 이런 배경에서 한컷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는데 마음 뿐 이었습니다

 

 

한 가족 처럼 보이는 데...

이런 모습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저도 딸 아이 아렸을 땐 이렇게 무등에 태워서 함께 답사 여행을 다녔습니다.

한국에서 문화유산 답사는 대부분 가벼운 산행을 필요로 합니다.

 

 

선인의 발자국이랍니다.

그 앞을 함께 걸엇으니 우리도 선인이 된 셈입니다

 

 

산행을 마치면서 ...

함께 걷는 산행길이 따사롭습니다.

사실 저는 이 내려오는 길을 혼자 걷게 되었지만...

다음 산행에서는 누군가와 함께 동행하고 싶습니다.

 

          <130407>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오늘은 일요일인데 출근을 했습니다.

중국은 청명절이라 해서 연휴를 하루 더 주고 대신 일요일에 근무를 합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인데 일요일이라 퇴근 후 아무런 일정이 없습니다.

아침에 청명절 전에 만든 귀한 햇차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차에 대해 조금 아는 직원이 정말 좋은 차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합니다.

오랫만에 집에서 차를 우려 내었습니다.

 

서울에서 올 때 차를 가져왔고

업무상 고객들이 방문하면서 꼭 차를 선물로 내어 놓는데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그중에 한 개 정도는 사무실에서 우리기도 하는데

집에서는 아직 차를 우려보지 않앗기에 제법 낯선 기분이 들었습니다.

 

차를 우리면서 서울의 가족이 생각났습니다.

아이들 어렸을 땐 온 가족이 매 주말 마다 모여서 차를 즐겼었습니다. 

이런 습관은 아이들이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도 변함없었고

여수에서 혼자 근무할 대에도  2주만에 서울 집에 오면 꼭 차를 우려내었습니다.

 

물론 예전 같지 않게 아들 녀석은 두어잔 마시면 끝이지만 그래도 함께 나누죠.

이 곳에 와서는 예전에 만든 떡차와 효월에게서 선물 받은 떡차로 보리차 끓이듯

우려내어 생수 대신 마시고 있습니다. 그래도 향과 맛이 좋습니다.

얼마전 등산 길에 가져 갔는데 몇 분은 차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저는 그 향이 진하기만 하였습니다.

 

이 차도 차 향이 그윽합니다.

글로는 표현이 안되지만 내가 아는 분들에게 한 잔씩 권하는 마음입니다.

 

"喫茶去"

"차나 한잔 하고 가시지요"

 

 <130407> 

 

아래 글은 지금부터 십일년전 글인데 미음은 한마음입니다.

 

-------------------------------------------------------

 

서울은 비가 옵니다.
간밤에 내린 비가 잠깐 나들이 간 기분이더니
또다시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렇게 다시 내립니다.

마음에 따라 비소리조차 달리 들린다는 모시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간만에 집에서 차를 우려내었습니다.
아내는 긴 여행의 뒤끝으로 몸을 추스리느라 누워 있고
아이들과 함께 입니다.
출장과 함께 집을 오래 비운 동안에도
아이들 스스로 차를 우려내어 마셨다는 아내의 말을 기억해내곤
아이들과 차에 대해서 얘기를 나눕니다.
차 얘기라는게 차 맛이 어떠했느냐 ? 부터
사사님 댁에서 마신 차는 ?
스스로 우려낸 차는 ?
일방적인 제 물음에도 아이들은 신나합니다.

처음 차를 마실때 스님의 말씀이 떠 오릅니다.

차를 우려내기 전 마음을 우려내어라.
오늘은 정말로 마음을 우려내려 노력을 햇습니다.

이 차 저 차를 널어 놓고서 마음에 드는 차를 우려내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제 마음 속에서 갈피를 못 잡는
이런 생각 저런 생각도 마음과 함꼐 우려 내었습니다.

비오는 날 술은 금하되
차는 마셔도 좋은 날이라는 말씀과 함께
마음이 상하는 날일수록 차를 가까히 하라는 말씀도 되새겼습니다.

차 마시기에 좋은 날인데

이런 저런 생각에 따라
차 맛도 왔다 갔다 합니다.
마음이 상하는 날은 차 맛이 일정하게 느껴질 때까지
차를 마셔야 된다는 그 말 그 뜻이
오늘은 더욱 새롭게 다가옵니다.

이제 마음이 조금은 평온해졌나 봅니다.
평상심이 되었나 봅니다.

한글사랑.

        <2002 8.17>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 내가 좋아하는 시" 라는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물론 여기도 있지만 원래 다음블러그에 있던 카테고리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있는 시 모두를 이리로 옮겨 오고 싶은데

이 또한 어려운 일로 바램만 되고 있습니다.

제가 쓴 글이지만 제 마음이 즐거우면 즐거운데로 아리면 아린대로

나를 달래주는 그런 마음의 고향처럼

내 마음을 읽어내는 재미도 상당하답니다.  

 

그 곳에도 오년 전에 이 시에 대한 소감을 적었는데

소감은 뒤로 하고 오늘 이 시를 그대로 옮겨 봅니다.

참고로 아래 한글사랑은 제 대화명(닉네임)이기도 합니다.

1989년 부터 사용햇으니 아직도 대부분은 저를 "한글사랑"이라고 부릅니다.  

 

이 시의 아련함으로 

오늘은 일요일인데 대체 휴일로 근무를 했습니다.

퇴근 길에 이시가 계속 머리에 남아 있어서

옛글 뒤져서 올겨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중에서 가장 가슴아프게 아릿한 시랍니다.

이 시를 내게 전한 그 친구도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요.

벌써 삼십삼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얼굴 못 본지는 삼십년 정도 되었네요.

그 친구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참 학교 써클 삼년 여자 후배 녀석 하나가 이 시인의 애제자였는데

그 녀석의 이름을 문단에서 들을 수가 없어서 아쉽기도 합니다.

한 때는 그 녀석이 전해주는 아름다운 편지도 솔솔했는데...

난 미사여구를 쓸 줄 몰라서 무미한 답장만 보내곤 했었는데

 

      <130407>

 

일년에 한 두번은 생각해보는 시입니다.

계절적 의미도 ,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은 아닙니다.

다만 어떠한 일들로 하여 이 시가  생각나게 됩니다.

 

이 시를 누군가에게 받은 지 벌써 이십구년이 다되어 갑니다.

그리곤 오년동안을 힘겹게 보내야 했습니다.

아마도 그 이상인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그 상처가 나도 모르게

추억이라는 아름다운 진주가 되어 주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얼마전 여름 휴가 때 지리산엘 올랐습니다.

그 때 몇가지 정리한 것중 하나가

신앙생활에 충실하자는 것 이었습니다.

개신교에서 작년 8월중순에 영세를 받으면서

카톨릭으로 개종을 했습니다.

 

아직도 "동정 마리아"에서는 조금 낯설기는 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본질에서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여수와서 많이 게을러졌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산행도 가능하면 토요일 산행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주일 날 만이라도(?) 함께 동행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쉬운 이별을 하는 사람들도 생기겠지요.

 

살다보면 내가 이 시를 전해주고 싶은 경우가 때로 있기도 합니다.

그 때 마다 이 시를 준 그 사람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 절반하고도 나머지 반은 나의 책임이었으니까....

 

 

<오래 전 옛 글을 옮기면서 그 시를 맨 끝에 더하였습니다.>

 

참 가슴 아픈 시가 있습니다.

미당 서정주 님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는 시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 분의 시를 읽으면

나도 모르게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곤 참 아름다운 시라고 반하게 됩니다.


인간적인 면에서는 싫어하지만
그의 시에는 반하게 됩니다.

한 이십여년 전 받은 시를

그 제목만 가지고 찾아 헤맨적이 있었지요.

시의 내용이 여러번을 읽게 만들었습니다.


어제 문득 다시 그 시집을 빼어 읽었습니다.

그 때로 되돌아 가는 듯 했습니다.

사람이 그리워졌습니다.


    2002. 08. 26

 

 

                 <080728 울진군 불영사 연못에서>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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