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9. 00:08 한글나무
내 허락없인 아프지도 마
몇 날을 씨름하다가 다된듯 하여 가슴 놓았는데 다시 나락으로 떨어진듯한 하루입니다.
중국에 와서 불확실성에 대해서 옆에서만 보다가 정말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본인들도 내린 결정을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번복하면서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이유를 모르지는 않겠지만 설명이 궁색한 탓이겠지요
큰 일을 마치고 나면 갑자기 무언가를 잃은듯 정신줄을 놓은 것 처럼
사람이 맥이 풀리면서 없던 몸살을 앓게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때 어울리는 시가 아닐까 합니다. .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는 제게 많은 이들의 마지막 인사는 늘 같습니다.
"건강하세요. 건강해야 돼. 몸 건강히 있다 , 그리고 건강하게 다시보자" 등등 '건강염려'가 대부분이죠
이제 제가 받았던 이 말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 스스로에 대한 위로 같지만
내가 내 주위 사람들과 멀리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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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는 사람에게 바램이 있다면
그것은 건강하게 다시 만나길 바라는 것이라 여깁니다.
아주 오래전 보내온 메일이 생각났습니다.
"내 허락없인 아프지도 마"
이에 걸맞는 시가 있습니다.
이 시인의 시를 칠팔년 전에 읽었지만 시인에 대하여 잘은 모릅니다.
그래도 앞 대목은 가슴을 저리게 만듭니다.
꽃도 필 때는 아프다고 불어오는 바람에게 말한다고 ...
참 아름다운 시어입니다.
그래서 나도 그대로 전해줍니다.
"내 허락없인 아프지도 마"
<1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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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허락없인 아프지도 마
임경희
꽃도 필 때는
아프다고,
불어오는 바람에게 말하잖아
진주 조개는
상처가 쓰라리면
밀려오는 파도에게 하소연 하는데
저녁 노을마저도,
뜨거워 견딜 수 없다고
서산 마루에 안기던 걸
하물며
사랑하는 당신이 아프려면
나에게 먼저 물어 보고 아파야지
그래야
아픈 상처,
바람에게
호호 불어 달라 부탁을 하지
쓰라린 가슴,
비에게 일러 어루만지라 얘기를 하지
정말이야
이제,
내 허락없인 아프지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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