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인데 출근을 했습니다.

중국은 청명절이라 해서 연휴를 하루 더 주고 대신 일요일에 근무를 합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인데 일요일이라 퇴근 후 아무런 일정이 없습니다.

아침에 청명절 전에 만든 귀한 햇차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차에 대해 조금 아는 직원이 정말 좋은 차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합니다.

오랫만에 집에서 차를 우려 내었습니다.

 

서울에서 올 때 차를 가져왔고

업무상 고객들이 방문하면서 꼭 차를 선물로 내어 놓는데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그중에 한 개 정도는 사무실에서 우리기도 하는데

집에서는 아직 차를 우려보지 않앗기에 제법 낯선 기분이 들었습니다.

 

차를 우리면서 서울의 가족이 생각났습니다.

아이들 어렸을 땐 온 가족이 매 주말 마다 모여서 차를 즐겼었습니다. 

이런 습관은 아이들이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도 변함없었고

여수에서 혼자 근무할 대에도  2주만에 서울 집에 오면 꼭 차를 우려내었습니다.

 

물론 예전 같지 않게 아들 녀석은 두어잔 마시면 끝이지만 그래도 함께 나누죠.

이 곳에 와서는 예전에 만든 떡차와 효월에게서 선물 받은 떡차로 보리차 끓이듯

우려내어 생수 대신 마시고 있습니다. 그래도 향과 맛이 좋습니다.

얼마전 등산 길에 가져 갔는데 몇 분은 차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저는 그 향이 진하기만 하였습니다.

 

이 차도 차 향이 그윽합니다.

글로는 표현이 안되지만 내가 아는 분들에게 한 잔씩 권하는 마음입니다.

 

"喫茶去"

"차나 한잔 하고 가시지요"

 

 <130407> 

 

아래 글은 지금부터 십일년전 글인데 미음은 한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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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비가 옵니다.
간밤에 내린 비가 잠깐 나들이 간 기분이더니
또다시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렇게 다시 내립니다.

마음에 따라 비소리조차 달리 들린다는 모시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간만에 집에서 차를 우려내었습니다.
아내는 긴 여행의 뒤끝으로 몸을 추스리느라 누워 있고
아이들과 함께 입니다.
출장과 함께 집을 오래 비운 동안에도
아이들 스스로 차를 우려내어 마셨다는 아내의 말을 기억해내곤
아이들과 차에 대해서 얘기를 나눕니다.
차 얘기라는게 차 맛이 어떠했느냐 ? 부터
사사님 댁에서 마신 차는 ?
스스로 우려낸 차는 ?
일방적인 제 물음에도 아이들은 신나합니다.

처음 차를 마실때 스님의 말씀이 떠 오릅니다.

차를 우려내기 전 마음을 우려내어라.
오늘은 정말로 마음을 우려내려 노력을 햇습니다.

이 차 저 차를 널어 놓고서 마음에 드는 차를 우려내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제 마음 속에서 갈피를 못 잡는
이런 생각 저런 생각도 마음과 함꼐 우려 내었습니다.

비오는 날 술은 금하되
차는 마셔도 좋은 날이라는 말씀과 함께
마음이 상하는 날일수록 차를 가까히 하라는 말씀도 되새겼습니다.

차 마시기에 좋은 날인데

이런 저런 생각에 따라
차 맛도 왔다 갔다 합니다.
마음이 상하는 날은 차 맛이 일정하게 느껴질 때까지
차를 마셔야 된다는 그 말 그 뜻이
오늘은 더욱 새롭게 다가옵니다.

이제 마음이 조금은 평온해졌나 봅니다.
평상심이 되었나 봅니다.

한글사랑.

        <2002 8.17>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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