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정호승 시인의 시집이 두권 정도 있다.

그러나 내 게인적인 취향에 따라 이 시인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를 물어도 딱히 이거라고 대답할 말은 없다.

그래도 이 시는 마음에 든다.

구절 구절이 우리 삶이 투영되어 있는 듯해서 이다.

아니 내 평소의 생각이 녹아있듯이.

 

                  <131027>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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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425304

 

시는 내가 좋아하는 다형 김현승 시인의 시로써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시로 알고 있다.

물론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이 시는 교과서에서 볼 수 없었다.

삼십 오년전의 고교 시절 그 분의 시집 "플라타너스"를 사서 읽었다.

그 시집을 통해서 시인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이 사셨던 광주 양림교회,

그리고 내가 다닌 고등학교의 본대학 국문과 교수이시기도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물론 내가 고등학교 입학전에 작고 하셨지만)

나 역시 신앙생활에 나름 열심인 까닭에 이 시인의 시는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의 청빈한 삶, 기독교적인 삶이 잘 나타난 시로 가을을 잘 노래한 시이다.

오래 전 이 시를 대하면서 마지막 싯구의 "가마귀"에서는 다소 낯설었다.

까마귀는 대부분 잎이 없는 앙상한 가지의 나무에 홀로 앉기를 좋아한다.

우리 나라는 까치는 길조로 여기지만, 까마귀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 않기에

꽃이 지고 잎이 떨어지는 가을에 홀로 있기를 바라는 시인.

어찌되었든 가을은 여행하기도 좋고

또한 두 손을 모아 기도하기도 좋은 계절인 것만은 분명하다.

 

얼마 전 딸 아이가 전화중에 네게 물었다.

  "아빠 기도 많이 하고 있어요?"

스스로 기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딸 아이는 내게 보이지 않는 기도의 힘이 되어주고 있다.

 

                              <131026>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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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 모 연구소에서 파견 근무할 때 포항의 내연산 보경사를 갈 때

이 분의 또 다른 시집. 겉표지는 하얀데 자작 나무 비슷한 나무가 스케치된 시집

이제는 그 시집의 이름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

그래도 나는 이 시인을 이유없이 좋아합니다.

 

그 이유중의 하나는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강렬함이 주는 이미지로

나를 사로 잡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시인이 아니라더라도

한번쯤은 이와 유사한 경험이 있을 것인데 ...

농처럼 들리는 자기 반성입니다.

그 흔하디 흔한 미사여구로 마치 시를 포장한듯한 미숙한 시보다는

이런 시가 저는 더 좋습니다.

 

오늘은 조금 일찍 퇴근해서 좀 쉬려나 했더니

생각지도 못한 일로 다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그냥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다 예전 시 목록에서 이시를 빼어들었습니다.

마치 시간에 대한 보상처럼..

 

                     <131018> 

 

 

시가 웃는다
                                        이생진

교보문고로 시집을 사러 가다가
목구멍에 가시가 걸리듯 하는 것은
겨우내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구걸하는 할머니에게
동전 한푼 던져 주지 못하고
달랑 시집만 사가지고 그 앞을 다시 지나가는 일이다
시인이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지 하고
돈을 찾다가도 동전이 없다는 핑계로 지나가 버리기도 하고
이런 양심(兩心)을 가지고 시를 쓰니
시가 웃을 수밖에


 

------------------------------------------------------

 

내가 좋아하는 시인입니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통해서 처음 만나고

그 후로 만나는 사람에게 때때로 전해주던 파란색 겉표지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의 주인

유난히 섬에 관한 시를 즐겨 쓰시고...

 

오늘은 문득 그분 시를 빼어 듭니다.

살짝 비튼 알량한 내모습 입니다.

 

다시금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이 곳에서 다시 읽어봅니다.

시집들은 모두 서울에 있고,

책꽂이에는 잘 실행하지도 않는 계발 서적과

아직은 깊이 드러내지도 못하는 경영/혁신 서적만 있어

이 곳을 다시 뒤적여 보는 것입니다.

 

                <0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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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순천시 순천만>

 

 

      

                                     -안도현-

 

그대와 나 사이에 강이 흐른들 무엇하리
내가 그대가 되고 그대가 내가 되어
우리가 강물이 되어 흐를 수 없다면
이 못된 세상을 후려치고 가는 회초리가 되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먼 훗날 다 함께 바다에 닿는 일이 아니라면
그대와 나 사이에 강이 흐른들 무엇하리

 

 

   가을의 소원

 

                                        -안도현-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얼마전 더이상 이러한 암울한 정국에서는 글을 쓰지 않겠다는 소식으로

조금은 SNS 상에서 시끄럽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보수 진보 성향에 따라....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그래도 시를 써야한다고 응원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저하고 동시대를 살아온 시인이기도 합니다.

이 시인의 시를 보면 세상사가 함축된 시입니다.

그것도 어려운 시어가 아닌 일상의 언어로 ... 

 

그렇죠

함께 바다에 닿는 일이 아니라면

그 대와 나 사이에 강이 흐른들 무엇하겠습니까?

이게 세상사는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따스한 메시지가 아닐까요.

저도 함께 전해 봅니다. 가을의 소원과 함께 

 

                   <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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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불국사 소원 빌기>

 

 

조병화 님의 시를 몇 편 좋아합니다.

어쩌면 시인의 필체와 마음이 나와 많이 비슷해서 일 것입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면서 내가 많이 변했습니다.

그 시절 내게는 절망이 더 컸었기에 더 염세적일 수 있었는데

어느날 스스로 택한 5박6일의 금식기도를 통해서.... 많이 변했다고 느낍니다. 

    

  금식기도를 마치고 산을 내려와 집을 향할 때

  시내 버스 안에서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 제게 말했습니다.

  "얼굴에서 광채가 난다고...."

 

  그 뒤부터 내 얼굴의 날카로움이 많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직장 생활하면서도 근 10년 동안 매년 금식 기도를 했었는데

  많이 게을러졌습니다.

 

  아니 간절함이 많이 엷어졌나 봅니다.

 

  최근에 마음을 추스리고 있습니다.

  간절함으로 치열해 지자고..........

 

  이 시를 통해 예전의 나를 되돌아 봅니다.

  그래서 시가 좋습니다.

 

                                       <100225>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조병화 쓸쓸합니다. 쓸쓸하다 한들 당신은 너무나 먼 하늘 아래 있습니다. 인생이 기쁨보다는 쓸쓸한 것이 더 많고, 즐거움보다는 외로운 것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더 많고, 마음대로 되는 일 보다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행복한 일보다는 적적한 일이 더 많은 것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외롭고 쓸쓸할 땐 한정 없이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이러한 것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이라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당신이 그립습니다. 참아야 하겠지요. 견디어야 하겠지요. 참고 견디는 것이 인생의 길이겠지요. 이렇게 칠십이 넘도록 내가 아직 해탈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고독'입니다. 살기 때문에 느끼는 그 순수한 고독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제일로 무서운 병은 고독입니다. 그 고독 때문에 생겨나는 '그리움'입니다. '고독과 그리움' 그 강한 열병으로 지금 나는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는 '고독과 그리움'이 얼마나 많은 작품으로 치료되어 왔는지 당신은 알고 계실 겁니다. 지금 그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그리움' 그 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참으로 많은 '고독과 그리운 사연'을 당신에게 보냈습니다. 세월 모르고. 멀리 떨어져 있는 당신에 대한 내 이 열병 치료는 오로지 '고독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이 나의 말들이옵니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생겨나는 이 쓸쓸함, 이 고통이 나의 이 가난한 말로써 먼 당신에게 전해졌으면 합니다. 만 분지 일이라도. 어지럽게 했습니다. 난필(亂筆)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많이 늙었습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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