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정호승 시인의 시집이 두권 정도 있다.
그러나 내 게인적인 취향에 따라 이 시인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를 물어도 딱히 이거라고 대답할 말은 없다.
그래도 이 시는 마음에 든다.
구절 구절이 우리 삶이 투영되어 있는 듯해서 이다.
아니 내 평소의 생각이 녹아있듯이.
<131027>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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