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불국사 소원 빌기>

 

 

조병화 님의 시를 몇 편 좋아합니다.

어쩌면 시인의 필체와 마음이 나와 많이 비슷해서 일 것입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면서 내가 많이 변했습니다.

그 시절 내게는 절망이 더 컸었기에 더 염세적일 수 있었는데

어느날 스스로 택한 5박6일의 금식기도를 통해서.... 많이 변했다고 느낍니다. 

    

  금식기도를 마치고 산을 내려와 집을 향할 때

  시내 버스 안에서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 제게 말했습니다.

  "얼굴에서 광채가 난다고...."

 

  그 뒤부터 내 얼굴의 날카로움이 많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직장 생활하면서도 근 10년 동안 매년 금식 기도를 했었는데

  많이 게을러졌습니다.

 

  아니 간절함이 많이 엷어졌나 봅니다.

 

  최근에 마음을 추스리고 있습니다.

  간절함으로 치열해 지자고..........

 

  이 시를 통해 예전의 나를 되돌아 봅니다.

  그래서 시가 좋습니다.

 

                                       <100225>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조병화 쓸쓸합니다. 쓸쓸하다 한들 당신은 너무나 먼 하늘 아래 있습니다. 인생이 기쁨보다는 쓸쓸한 것이 더 많고, 즐거움보다는 외로운 것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더 많고, 마음대로 되는 일 보다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행복한 일보다는 적적한 일이 더 많은 것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외롭고 쓸쓸할 땐 한정 없이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이러한 것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이라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당신이 그립습니다. 참아야 하겠지요. 견디어야 하겠지요. 참고 견디는 것이 인생의 길이겠지요. 이렇게 칠십이 넘도록 내가 아직 해탈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고독'입니다. 살기 때문에 느끼는 그 순수한 고독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제일로 무서운 병은 고독입니다. 그 고독 때문에 생겨나는 '그리움'입니다. '고독과 그리움' 그 강한 열병으로 지금 나는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는 '고독과 그리움'이 얼마나 많은 작품으로 치료되어 왔는지 당신은 알고 계실 겁니다. 지금 그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그리움' 그 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참으로 많은 '고독과 그리운 사연'을 당신에게 보냈습니다. 세월 모르고. 멀리 떨어져 있는 당신에 대한 내 이 열병 치료는 오로지 '고독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이 나의 말들이옵니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생겨나는 이 쓸쓸함, 이 고통이 나의 이 가난한 말로써 먼 당신에게 전해졌으면 합니다. 만 분지 일이라도. 어지럽게 했습니다. 난필(亂筆)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많이 늙었습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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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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