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에 해당되는 글 61건

  1. 2013.10.16 님의 침묵 만해 한용운
  2. 2013.10.15 흔들리는 꽃 도종환
  3. 2013.10.14 비 내리는 오후 세시 박제영
  4. 2013.10.10 인생 김광섭
  5. 2013.10.10 무등(無等)을 보며 서정주

 

 

 

만해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은 설명이 필요없는 시일게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시이기에 오늘은 함께 감상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시는 시인의 마음도 중요하지만

시를 읽는 독자의 마음 또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시인의 마음을 함께 느끼면 더욱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이 시는 교과서에 실린 시로

당연히 시를 외우는 과정에서 다가섰다.

그 당시에는 본 고사가 있어 시를 접하거나

간단한 수필은 통째로 암기하던 시절이었다.

시의 한 구절이나 한 단어를 괄호로 공란을 채우라는 문제가 간혹 출제되었엇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시의 배경등을 공부하다보니 

일제시대 그 시절의 만해를 생각하면서 느끼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 느낌은 부족하기만 했었다.

 

그러다 5월 광주를 현장에서 지켜 보면서

가장 나를 사로 잡았던 시이다.

여기서 님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숙제를 던져주었지만

솔직히 이 자리에서 보면 그 주어진 숙제는 숙제로만 끝나고 말았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아름다운 이별을 눈 앞에 두고서 이 시가 또 다시 다가왔다.

이게 시가 주는 감동이자 역설이 아닐까 한다.

 

옛 감정, 옛느낌 그대로...

잠시 눈을 감아 본다.

 

                     <080229>

 

--------------------------------------------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승려이면서 독립운동가이면서 시인인, 만해 한용운.
만해 한용운의 시를 보면 승려이기 이전에, 독립운동가이기 이전에 시인이라는 먼저 생각이 든다. 그는 근대 시인들보다 훨씬 앞세대에 속한다. 한학과 문어체가 익숙한 세대인 것이다. 그런데 '님의 침묵'을 비롯한 그의 시들을 보면 안으로 간직한 운율에 시어들은 거침없이 살아숨쉰다. 1879년생인 그의 시에 전통과 인습이 문학적 감성의 자유분방함을 누르고 있으리라 여기는 것은 그릇된 편견에 불과할 따름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그의 시를 읽어보면, 그가 무엇이기 '이전에'를 말한다는 것은 경솔한 판단이란 생각도 든다. 승려이면서 독립운동가이면서 시인인 만해 한용운이 총체적으로 한 편의 시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이다.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라는 그의 '군말'은 중생과 세계와 역사와 문학을 포괄하는 그의 사상의 독특함이 잘나타나 있다. 그것은 또한 그의 문학의 특성일 것이다. [북토피아 제공]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있겠습니까?

남들이 알지 못하는 시련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꽃이죠

 

우리는 모르지만  

비 바람에 가지가 찢기우기도 하고

때로는 말라가는 대지의 척박함도 견뎌내야하고

누군가 예브다고 걱어가기도 하고

그 시련속에서 꿋꿋하게 서서....

 

우리들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합니다.

어제는 아내랑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서 잠시 얘기를 나눴습니다.

언제부터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알게 되었느냐고..

내가 뭐라고 답하자 알면서도 표현을 안한 것이냐는 말에 아버지는 알고 계셨다고

답을 하자 멀리서도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그러면서 아들 녀석이 나처럼 그러한  마음을 기대보다 좀 일찍 알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난 늦게 알아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먼저 느끼고 알면 다르겠지요.

고3 그리고 대1의 생활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스러움이 남보다 좀 빠른 방황이었다고 스스로 자각한다면

남들보다 더 큰 선물을 받은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예전 부터 마음에 둔 시

카톡으로 전해 받고서 느낌이 변할까 봐서 일과의 시작과 함께 나눠봅니다..

 

                                   <131015>

 

 

      흔들리는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어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꽃잎 따뜻하니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어제 회사에 출근해서 잠시 인터넷 서핑중에 만난 시입니다.

난 이 시인을 잘 모르지만 일단 시 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후 세시"가 주는 이미지는 "나른함"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나른함을 깨려고 잠시 창가로 다가갔는데 때 마침 비가 내린다면

어느 누구나 그 내리는 비를 보면서 여러가지 회상에 잠길듯 합니다.

 

시 내용은 그런 느낌을 멋들어지게 표현한 듯합니다.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박제영

 

그리움이란
마음 한 켠이 새고 있다는 것이니
빗속에 누군가 그립다면
마음 한 둑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니

비가 내린다, 그대 부디, 조심하기를
심하게 젖으면, 젖어들면, 허물어지는 법이니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마침내 무너진 당신, 견인되고 있는 당신

한때는 ‘나’이기도 했던 당신
떠나보낸 줄 알았는데

비가 내리는 오후 세 시
나를 견인하고 있는 당신

 


■ 박제영 시인은
강원도 춘천 출생. 1990년 고대문화상 시 부문 수상. 1992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소통을 위한, 나와 당신의> <소통의 월요 시 편지> <뜻밖에> 등이 있다. 현재 강원도개발공사 사업지원 팀장.

‘그리움이란’ 말은 마치 밖에 쌓아놓은 소금가마 같다. 비가 오면 여지없이 젖어 녹아 없어 져 버릴…. 젖지 않도록 옮겨야만 하는, 몸과 마음만 바빠지는, 결국엔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지고’마는.비가 오시는 날은 일단 그래서 마음 단속부터 할 일이다. 모든 것을 걸어 잠그고 새지 않게, 젖지 않게 하지만 ‘심하게 젖으면’ 어쩔 수 없이 ‘허물어지는 법이니’ 그 난감함은 감당할 수 없는 처지가 될 뿐이다

비가 내리는’ 시간이 비단 ‘오후 세시’이겠는가. 저마다의 가슴에 내리고 젖는, 결국엔 무너지는 그런 때가…. 다행인 것은 그런 나를 ‘견인하고 있는 당신’이 있으므로 그나마 행복이랄까.

  <이기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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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2013. 10. 10. 21:46 좋아하는 시

인생 김광섭

 

 

 

몇 날 동안 늦은 퇴근이 이어집니다.

무언가 실마리가 잡힐듯 한데 ..아직은 모릅니다.

오늘도 중국 직원들과 근 다섯시간동안 열띤 토론을 합니다.

의사결정을 하고 업무분장을 하고

늦은 퇴근에도 싫은 내색하지 않고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곧 좋은  결과로 얻어지기를 고대합니다.

 

김광섭 시인의 시는 담백해서 좋습니다.

그 흔한 미사여구 없이 사람을 읽어내리는 마술적 언어사입니다.

이건 제 생각이니 아니라고 말씀하셔도 괜찮습니다.

이제는 아래 "칠십"이라는 단어가 바뀌어야 하겠지만.

 

다시 읽어봐도 좋은 시입니다.

내가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쏘옥 옮겨놓았습니다.

                      <131010>

 

 

 

   인생

                               - 김광섭

 

너무 크고 많은 것을 

혼자 가지려고 하면 

인생은 무자비한 

칠십 년 전쟁입니다. 

이 세계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닙니다. 

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낮에는 해 뜨고 

밤에는 별이 총총한 

더 없이 큰 

이 우주를 그냥 보라고 내 주었습니다. 

 

 

 

'성북동 비둘기'를 쓴 이산 김광섭의 시입니다.

요즘 들어 마음이 스산하니 마음에 와 닿는 시입니다.

 

운동하러 잠시 나간 것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방안에 있었습니다.

그동안 미뤄 두었던 밀린 책도 한 권 진하게 읽었고

 

빨래도 하고

습기에 눅눅한 방에 보일러 불도 지펴서 습기도 제거하고 나니

제법 방바닥도 뾰송뽀송 해졌습니다.

그런 만큼 내 마음도 뽀송보송해진 기분입니다.

 

다시 책 한권 빼어 넣습니다.

오랫만에 오늘은 밤을 새워 이 책을 다 읽고 잘까 합니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 한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연 전쟁처럼 죽을둥 말둥 산 것은 아닌지

그렇다고 치열한 삶도 아닌 것이 ... ...

살짝 나를 비웃어 봅니다.

그 비웃음이 나를 도리어 가볍게 만들어 줍니다.

 

여러가지로 무더운 날 이었습니다.

 

          <110716>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아래 바램 처럼 아들 녀석 수능 마치고 대학 입학전에

비록 무등산이나 지리산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둘이서 인왕산에 함께 올랐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일학년 일하기 마친 여름 방학에 함께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가장 길면서 아기자기한 지리산 둘레길 3코스를 아침 부터 근 하루 종일 함께 걸었습니다.

때로는 아무 말없이 침묵으로 걷기도 하고, 서로의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앞서거니 쥣서거니 하면서 그렇게 함께 걸었습니다.  도중에쉬면서 막걸리도 한잔 하고 식사도 하고

아무데나 마음 가는 곳에서 함께 쉬면서 ...

물론 그 쉬는 자리도 알고보면 순전히 제가 정한 곳이지만 (여러번 걸었기에 19.3 KM 코스가 마치 제 눈 속에 파로나마 처럼 선명합니다.)

 

서로 가갖의 DSLR 카메라로 똑 같은 대상을 찍이서 구도를 비교해 보기도하고

각자 마음에 드는 곳을 찍어서 자랑도 하면서  그렇게...

전공이 예술 계통이라 그런지 사진 구도를 몇가지 알려주니 금새 저보다 더 짤 찍은 사진 몇장이 보이기도 했습ㄴ다. 

 

요즘 며칠 동안 addidas (아디다스) 보라색에 노란끈 운동화를 신고 다닙니다.

아들 녀석이 신던 신발인데 녀석 발이 크다 보니 내 발 크기에 맞는 신발로 남아

녀석이 신지 못하기에 이제 내 몫이 되었다가 이곳 까지 함께 왔습니다.

그 신발을 내려 보면서 아들 생각을 했습니다.

딸은 언제든지 목소리 듣고 싶으면 전화도 하고, 대로는 걸어주는 전화도 받는데

녀석은 그럴 수 없어서인지 요즘 생각이 많이 납니다.

녀석 휴가 나올 때에는 나도 시간을 맞추어 지리산 둘레길

아니면 녀석의 할아버지 아니 내 아버지와 함께 걸엇던 무등산 길을 같이 걷고 싶습니다.

 

                    <131009>

 

 

무등(無等)을 보며 

                                                서정주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樓)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햇빛속에 갈매빛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 산(山)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청산(靑山)이 그 무릎 아래 지란(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 밖에 없다.

목숨이 가다 가다 농울쳐 휘어드는
오후(午後)의 때가 오거든,
내외(內外)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

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놓일지라도
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청태(靑苔)라고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참고) 갈매빛 - 초록빛,녹색


 

 

 

미당 서정주 시인은 내게 애증이 있는 시인이다.

그렇다고 나와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시인으로서만 봐야 되는데

詩(시)라는게 항상 시인의 삶을 떠나서 읽히울 수는 없는 법.

시대가 시인을 남들어내고 성장시킨다고 하지만

개인의 삶에 대한 자세와 의식은 개인차 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산에 오른 기억이 없다.

지리산도 부르고, 무등산도 부르는데 난 갈 엄두를 못내고 있다.

마음 한 켠에 남아있는 스스로에 대한 죄의식 같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 죄의식(?) 속에 갇혀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 한 군데 미안함이 스며나는 현실이다.

 

큰 아이 수능 끝나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날 함께 오르고 걷고 싶은 길이다.

 

그 동안 미뤄 두웠던 그 산!

내가 아버지와 함께 걷던 그 길을 내 아들 녀석과 걷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 돌아가신 후로 무등산에 올라도 그 길 만큼은 내내 비워두었었다.

 

요즘은 기분은 웬지 올해는 모두 다 좋은 일만 그득할 것 같은 예감과 상상이다.

그런 마음이 갈수록 짙어진다. 

 

                  <1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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