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오월이 어느새 다가섰습니다.
마음은 아직도 따스한 봄인데 몸은 여름을 느끼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요즘 재밌게 읽고 있는 책 하나가 있습니다.
제목은 <철학 코서트 , 황광우> 인데 읽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노자의<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자본론>까지 아주 싶게
그러나 깊게 빠져들게 하는 매력있는 책입니다.
서두에 열세가지 퀴즈를 던져놓고서 답을 합니다.
예를 들어
가장 단명한 사람은 : 예수 (33세)
가장 장수한 사람은 : 플라톤, 석가 (90세)
부부관계가 가장 좋지 않은 이는 : 공자 (저는 10명중 소크라테스인줄알았는데)
전공을 자연계열(이과)이고 근무를 공장에서 하다보니 고르는 책 마다
딱딱(?)한 책 일변도에서 요즘은 가능하면 인문서적을 읽으려고 하는데
읽고나서 집 소파에 놔두면 아내가 읽곤 합니다.
엊그제 잠깐 어느 책에서 김경주 시인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여행을 가면 사진기는 놓아두고 녹음기를 가져가서 돌아온 후에는
그 녹음기를 돌려 보면 사진보다 더 선명한 마음의 사진이 찍힌답니다.
배부른(?) 소리라고 치부하기에는 좀 남달라 보였습니다.
인터넷에서"시인 김경주"를 검색해 보니 대단한 시인 이었습니다.
저야 전문가가 아니니 모르지만 강호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는 말을 믿기에
그 대단함에 대한 생각이 저도 물들게 만들었습니다.
기회되면 이 친구의 "밀어"라는 산문집도 한번 읽어 볼까 합니다.
오월입니다.
가정의 달이라서가 아니라 자주 어머니께 전화드리고 시간되면
광주도 자주 가보려고 합니다. 목소리 보다 얼굴이 더 효도가 되겠지요.
덤으로 맨 아래에 시 한편 더 얹었습니다.
시 색깔로는 전편이 정서로는 아래 시가 더 마음이 쓰입니다.
(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
참, "철학 콘서트"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반값 넘게 할인 중인 도서입니다.
나무에게 / 김경주
매미는 우표였다번지 없는 굴참나무나 은사시나무의 귀퉁이에
붙어살던 한 장 한 장의 우표였다 그가
여름 내내 보내던 울음의 소인을
저 나무들은 다 받아 보았을까
네가 그늘로 한 시절을 섬기는 동안
여름은 가고 뚝뚝 떨어져 나갔을 때에야
매미는 곁에 잠시 살다간 더운
바람쯤으로 기억될 것이지만
그가 울고 간 세월이 알알이
숲 속에 적혀 있는 한 우리는 또
무엇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것이냐
모든 우표는 봉투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연이다
허나 나무여 여름을 다 발송해 버린
그 숲에서 너는 구겨진 한 통의 편지로
얼마나 오래 땅 속에 잠겨 있어 보았느냐
개미떼 올라오는 사연들만 돌보지 말고
그토록 너를 뜨겁게 흔들리게 했던 자리를
한번 돌아보아라 콸콸콸 지금쯤 네 몸에서
강이 되어 풀리고 있을
저 울음의 마디들을 너도 한번
뿌리까지 잡아 당겨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
굳어지기 전까지 울음은 떨어지지 않는 법이란다
<작가 소개>
1976 광주광역시 출생. 서강대 철학과 졸업 2003년 대한매일신문(현 서울신문) 신춘문예등단
2008년 평론가들이 뽑은 주목할만한 2000년대 젊은 시인 1위, 우리시대 대표 젊은 시인(계간 서정시학)
계간 ‘시작(詩作)’이 선정한 제3회 시작문학상을 받았고 2009년 김수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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