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425304

 

시는 내가 좋아하는 다형 김현승 시인의 시로써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시로 알고 있다.

물론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이 시는 교과서에서 볼 수 없었다.

삼십 오년전의 고교 시절 그 분의 시집 "플라타너스"를 사서 읽었다.

그 시집을 통해서 시인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이 사셨던 광주 양림교회,

그리고 내가 다닌 고등학교의 본대학 국문과 교수이시기도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물론 내가 고등학교 입학전에 작고 하셨지만)

나 역시 신앙생활에 나름 열심인 까닭에 이 시인의 시는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의 청빈한 삶, 기독교적인 삶이 잘 나타난 시로 가을을 잘 노래한 시이다.

오래 전 이 시를 대하면서 마지막 싯구의 "가마귀"에서는 다소 낯설었다.

까마귀는 대부분 잎이 없는 앙상한 가지의 나무에 홀로 앉기를 좋아한다.

우리 나라는 까치는 길조로 여기지만, 까마귀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 않기에

꽃이 지고 잎이 떨어지는 가을에 홀로 있기를 바라는 시인.

어찌되었든 가을은 여행하기도 좋고

또한 두 손을 모아 기도하기도 좋은 계절인 것만은 분명하다.

 

얼마 전 딸 아이가 전화중에 네게 물었다.

  "아빠 기도 많이 하고 있어요?"

스스로 기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딸 아이는 내게 보이지 않는 기도의 힘이 되어주고 있다.

 

                              <131026>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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