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마음에 둔 시를 오늘 다시 보게 됩니다.

역시 혼자 보내는 주말이 됩니다.

오늘은 생각이 많은 날 입니다.

 

이제 한국 시간으로 9월 14일이 되었습니다.

저녁에 아내가 전화를 했습니다. 생일 축하한다고

그제서야 내 생일이 내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여러가지 일들로 마음이 바쁘고 여유가 없다보니 그리되었습니다.

나이들수록 자신의 생일을 잊고 지나는 날들이 많아집니다.

어머니께 전화를 넣어 드렸습니다.

첫마디가 "아들 생일 축하해! 였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전화를 안하려다 넣어드린 이유중 하나가

당신이 꼭 하시고 싶은 그 말씀을 날을 넘기지 않고

당신 입으로 말씀하셔서 마음 속의 짐을 덜으시라고 전화를 넣은 것입니다.

 

외국에서 혼자 맞는 생일

난 아무렇지도 않은 데 ....

일상처럼 내일도 그렇게 지나갈 것입니다.

아 딸 아이 생일도 이제 오일이 남았습니다.

부모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아래 시를 나눕니다.

 

                    <130914>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중에서>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바깥은 요란해도
아버지는 어린것들에게는 울타리가 된다.
양심을 지키라고 낮은 음성으로 가르치신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
가장 화려한 사람들은
그 화려함으로 외로움을 배우게 된다.

 

               <절대고독, 19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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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2013. 9. 11. 00:42 좋아하는 시

사모 조지훈

 

                             < 인터넷에서 퍼옴>

 

 나이들어 좋아하는 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라고 했다.

 법정 스님은 처음 주례사(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례를 서게되었다고 한다) 에서

 부부 두사람 모두 한 달에 한권씩 좋아하는 시집을 사서 서로 선물하라고 권했단다.

 그 만큼 이 "詩"라는 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른 詩...

 이게 진정 살아 숨쉬는 시가 아닐까 한다.

 언젠가 TV에서 문정희 시인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의 시를 주제로 한 학력고사 문제를 풀었는데 다 틀렸다"고 고백하는 것을

 본인의 시어에 달리 독자들은 다르게 해석하고 느꼈다는 것에 대해서

 시인은 도리어 만족했단다.

 

아래 詩 역시 그러하지않을까 한다.

일면 "디지털 세대"일수록 "아날로그"는 힐링을 주는것이기에....

 

        <130909>

 

---------------------------------------------------------------

 

             우리 팀원 중에 경북 영양 출신이 있다.

             그는 고향을 말할 때 대부분 안동이라고 말하곤 한다.

                  영양이라고 하면 대부분 '아! 강원도 양양이죠 ' 해서

                   다시 '경상북도 영양' 이라고 말하면 "아 영양" 해 놓고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설명을 해 줘야 한다.

                   대부분 ' " 아! 고향이  양양 이라 했죠" 라고 답하니

                   다시 경상북도 "영양"이라고 말하는 게 여러 번 반복 되다 보니 ...

              충분히 그 입장이 이해가 된다.

 

                     처음 만나 영양을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은 아마도 내가 처음이란다.

                    그리고 다시 설명할 필요도 없이 자세히 설명을 해 주니

                    그에겐 그만큼 내가 인상에 남았나 보다.

                     그 만큼 많이 돌아다닌 내 이력이 아닐까.

 

                    그 영양 출신의 유명한 시인 이 있다면 바로 "조 지훈 "시인이다.

               이 시인까지 기억해 주었으니 그 친구에게 점수를 따도 한참 딴 것은 아닐까?


               그 분의 대표적 시인 "승무"보다 난 이시를 좋아 한다.

 

               특히 마지막  연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여운이 있다.

               개인적으로 시나 글 모두 난 여운이 남는 시를 좋아 한다. 

               내 삶 자체도 누군가에게 여운을 남기는 삶이 되기를 희망하는 것 처럼....

 

                                    <100726>   

      사 모 / 조지훈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말이 있음을 알았을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눈웃음이 잊혀지기 전 두고 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어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해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해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마지막 한 잔은 이미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해

       

       

       

      조지훈(趙芝薰, 1920.12.3∼1968.5.17) 경상북도 영양(英陽) 출생. 본명 동탁(東卓). 엄격한 가풍 속에서 한학을

      배우고 독학으로 혜화전문(惠化專門)을 졸업하였다.1939년《고풍의상(古風衣裳)

      《승무(僧舞)1940년 《봉황수(鳳凰愁)》로 《문장(文章)》지의 추천을 받아

      시단에 데뷔했다. 고전적 풍물을 소재로 하여 우아하고 섬세하게 민족정서를 노래한 시풍으로

      기대를 모았고, 박두진(朴斗鎭) ·박목월(朴木月)과 함께 1946년 시집

      《청록집(靑鹿集)》을 간행하여 ‘청록파’라 불리게 되었다.

      시집으로 《풀잎 단장(斷章)》, 《조지훈시선(趙芝薰詩選)》,

      《역사(歷史) 앞에서》등이 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눈덮힌 히말라야산, 인터넷에서 >

 

 

 

프란치스코 교황은 착좌식(즉위식)에서 바티칸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취임 첫 인사가 "저를 위하여 빌어주소서"였습니다.

서민적인 교황으로 향식을 싫어하고 남을 위하는 배려와 청빈한 삶으로

살아오셨다는 소문이 아 한 장면을 통해서 소문이 아니고 사실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남이 주는 선물(평화)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일단 마음이 비워져 있어야 합니다. 

혹시나 세상의 욕심이나 이기주의로 절대로 손해를 보지않으려는 사람은 

이 평화를 마음 속에서 느낄 수(맞이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평범한 진리를 잘 알면서도 우리는  손해보지 않으려고  아둥바둥 삽니다. 

그래서 나눈다는 것, 나눌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마음 속에 평화를 맞이한 것이지요.

민나면 헤어지는 회자정리의 삶의 방식에서

비록 헤어지고 떠나더라도 남겨둔 평화는 내가 잃거나 잊지않는 한

내게서 살아 숨쉬고 그 향기를 자연스레 전해줄 것 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지 못한 일들로 많이 힘들어졌습니다.

아마 이 힘듬 때문에 역설적으로 여유를 찾자고 마음으로 외치고 주문을 외우기에

그래도 이 바쁜 가운데에서도 곧 여유라는 선물이 제곁에서 맴돌다 풍덩하고

제 마음으로 뛰어 들어 "여유"라는 색에 "평화"라는 색을 덧칠해 줄 것을 저는 믿습니다.

겨울이 오니 눈이 그리워지고

겨울에 내리는 눈들은 겨울을 보내는 나무와 식물들을 도리어 따스하게 보호해 줍니다.

(그래서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맞지요)

우리의 인연도 그렇고, 나를 방문했다가 더나는 사람의 인연 속에서.....

 

"저는 함께 나누길 원하면서

"우리 모두 평화를 빕니다"

 

------------------------------

 

방문객

                마종기


무거운 문을 여니까
겨울이 와 있었다
사방에서는 반가운 눈이 내리고
눈송이 사이의 바람들은
빈 나무를 목숨처럼 감싸안았다

우리들의 인연도 그렇게 왔다
눈 덮인 흰 나무들이 서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었다

복잡하고 질긴 길은 지워지고
모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가볍게 떠올랐던 하늘이
천천히 내려와 땅이 되었다

방문객은 그러나, 언제나 떠난다
그대가 전하는 평화를
빈 두 손으로 내가 받는다

 

-----------------------------------

 

그대가 전하는 평화를 ...

 

난 개신교애서 카톨릭으로 개종한 지 삼년이 지났다.

가능하면 미사에 빠지지 않으려 하지만 들쑥날쑥한 셈이다.

물론 근 사십년을 개신교 신앙으로 살았으니

아직도 성모 마리아에 대한 머뭇거림과

주기도문과 신앙고백등은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졌음에도

미사 참례시 다소 헷갈리기도 한다.

그것은 익숙함의 차이일 것이다.

 

그래도 가장 좋은 점은

"평화를 빌고 나누는 인사 시간"이 좋다.

비록 그게 형식적인 순서일지라도 그 마음과 그 순간이 좋다.

나 역시 나에게, 남에게 평화를 빌고 나누는 시간이기에...

그리고 성찬식이다.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한몸의 일체를 이루는 시간이기에

그러나 가장 좋은 점은 함께 성당에 가면서 얘기를 나누는 소중한시간이다.

 

오늘도 모두에게 "평화를 빕니다."

 

       <120216>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얼마 전에 이 시집을 짐 속에서 찾았는데 도통 찾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덕분으로 레지오 마리에 책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 갔을 때 아내에게 이책을 사겠다고 말하니

아내는 이 책을 제짐에 넣어서 보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본적이 없었는데...

 

성당에서 이 책을 구입하고 중국에 와서보니

이 책이 책장에 다소곳이 꽂혀 있었던 것 입니다.

아마 성가 책과 성경책에 포함하여 함게 포장을 했으니

당연히 그 책 포장 박스는 풀어 헤쳤으니 책장에 정리를 해준 것입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레지오마리에" 가 무엇인지도 몰랐으니 관심 밖이 당연한 것입니다.

아내의 선견지명 이전에 세상 사는 진리가 아닐까 합니다.

 

김춘수님의 시 "꽃" 처럼

무언가 관심을 보여주기 전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이제 그 책은 제게 두권이 되었으니 새로운 단원이 오면 나눠주려고 합니다.

 

오늘 읽는 이시도 역시 좋습니다.

 

              <130907>

 

 

 

------------------------------------------

 

 

 

                   <2005,  8. 13. 덕유산 향적봉 정상에서 다정한 오누이... >

 

 

내 책상에 다소곳이 놓여 있는 책 중에서

얼마 전에  선물로 받은 시집을 넘겨 읽다가 옮겨 봅니다.

저자는 시집에서 "유칼립투스" 나무를 이야기 합니다.

 

그 나무를 모르는 저에게 그 나무 모습은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한 이삼주 전에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을 보다가 그 나무를 보게 되었습니다.

코알라가 그 나무잎을 먹고, 호주에서는 전봇대로 쓰이고

그 프로에서는 나무잎을 불로  태우면 천연 모기향이 되는 그런 나무 이였습니다.

모기 쫓는 천연 향 추출물로 많이 쓰이고, 때로는 아로마 향으로도,,,

아뭏튼 매우 독특하고 유용한 나무였습니다.

 

그러다 한 구절에서 눈을 멈추고

시집을 선물한 사람, 비록 얼굴은 모르지만 그 마음을 떠올려 보고

시인의 마음도 살짝 건들어 보았습니다.

 

되돌아 보면 제게도 모두가 사랑이었고

지금도 사랑인 것을 실감합니다.

그 마음을 함께 나눕니다.

 

당분간 글이 어려울 듯 합니다.

한달 정도로 길어질 듯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차고 넘치면 자연스레 마음을 전하게 되겠지요,

모든 것 뿌리치고 정말 열심으로 보내야 할 기간입니다.

 

아들에게 게임을 하지 않았으면,

아니 조금만 더 줄였으면 하고 바램을 전해 보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변화는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게임을 그만둔다는 게 생각보다 많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일 매일 그렇게 잔소리를 하는 것은

그것은 아들에 대한 또 다른 믿음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아들이 시 제목처럼 "돌아 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라고 느끼기를

희망하는 소박, 아주 작은 소망을 품어 보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는 하겠지만

그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는 못하기에... ... .

 

이제 저 자신도 다른데 눈을 돌리지 않는 한 달을 보내려고 합니다.

부끄러움 없이 ...

 

                         <121013>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장시하

 

 

 

    봄 날 멍울 터트리는 목련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여름 밤 후드득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겨울 날 곱게 가슴에 쌓이는 눈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그리움이더라


    나를 미워하던 사람도 세월 지나니 사랑으로 남더라
    이제 오해의 돌팔매도 사랑으로 맞을 수 있더라


    이 아름다운 세상에 살 수 있는 것이 행복하기만 하더라
    삶의 길을 걷다가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더라

    사랑의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잘못이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욕심이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허물뿐이더라
    내가 진실로 낮아지고 내가 내 욕심을 온전히 버리니
    세상에 사랑 못 할게
, 용서 못 할게 아무것도 없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 별을 따러 간 남자"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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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

한번쯤 아주 피곤할 때 읽어보는 시입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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