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에 해당되는 글 152건

  1. 2013.09.06 너에게 묻는다 ..... 연탄 한 장 (안도현)
  2. 2013.08.30 풀꽃 나태주
  3. 2013.08.30 바람같은 얼굴 이생진
  4. 2013.08.30 작은 기쁨 이해인
  5. 2013.08.30 미워하는 고통 도종환

광주 본가에는 연탄 보일러와 기름보일러를 겸용으로 사용합니다.

나이 드신 분이 연탄을 갈기도 힘들지만 버리는 것은 더욱 힘이 듭니다.

당신이 연탄재를 모아 놓으면 집에 들리는 사위들이나 제가 비우곤 합니다.

저는 힘들게 버리지 마시고 제가 자주 올테니 쌓아두라고 하지만

게으름을 천성처럼 달고 살다보니 들릴 때마다 서너 포대를 비워냅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는 아버지 몫이기도 했습니다.

 

검정 연탄..그리고 하얀 연탄 재로 ...

모든 것을 태워서 남을 덮히는 연탄입니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다 잘 알지만 새삼스럽습니다.

 

안도현 님의 시 두 편을 읽었습니다.

특히 "너에게 묻는다" 라는 시는 백 번이 넘도록 퇴고를 했다고 합니다.

짧지만 할 말은 다 전하는 감동적인 시 입니다.

 

연이는 시 "연탄 한장"은 정말 옛 추억이 잘잘 흐르고 묻어납니다.

아직도 어머니는 눈이 오는 날엔 대문 앞 길에 연탄재를 깨 놓습니다.

집에 오는 손님 그리고 가는 손님이 행여 넘어져 다칠까

당신 보기에 흉해도 그렇게 깨어 뿌려놓습니다.

산산이 으깨는 것은어쩌면 당신의사랑을 있는 그대로 보여쥐는 것 같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시골에서 광주로 이사 온 첫 날 밤에

마신 연탄가스로 온 식구가 다 죽을 뻔한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그 때 이웃집 아주머니가 주신 동치미 국물은 지금도 항상 새롭습니다.

 

아뭏튼 시는 내가 힘께 공감할 때에 더욱 감명적이고 아름답습니다.

 

                        <100301>  

 

 

 

 <연탄재.  2006 김현, 인터넷에서>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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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2013. 8. 30. 21:30 좋아하는 시

풀꽃 나태주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얼마 전 휴가를 위해 선정한 시집을 읽으면서 많이 실망했습니다.

물론 저의 감정이 메말라서라고 생각하면 되겠지만...

그들이 얼마만큼 치열한 삶을 살았는지는 잘은 모르지만 

시라고 노래한 것이 정말 시답지 않았던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2010년을 대표한다는데 그 시를 선정한 사람이 더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오감도"를 쓴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그들도 시를 쓴 후 다시 읽어 보았을 것입니다.

내가 아는 시의 운울도 없이 그냥 제 멋대로 긁적인 것을 시라고..

그렇다고 제가 시를 쓴다는 것은 아닙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마음이 느꺄지는 시를 좋아 합니다.

 

마음에 들어했던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전합니다.

 

           <110925>

 

나태주  시인은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그리는 시인이 되셨다.

도회지에서 자연을 무시하고 세상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게 시라고 주장하는 젊은 시인들과 달리 남들이 보아주지도, 인정해 주지 않는 구름과 새와 풀꽃들을 친구 삼아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하는 시인이다.

 

[약력]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공주사범학교 졸업 후 공주 왕흥초등학교 교장,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 등 평생 교직에 봉직.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대숲 아래서」당선.『누님의 가을』,쪼끔은 보랏빛으로 물들 때』등 29권의 시집과『빈손의 노래』,,『추억의 묶음』등 선시집,

동화집으로『외톨이』와 산문집으로『외할머니랑 소쩍새랑』,『시골사람 시골선생님』등 출간.

흙의문학상, 충청남도문화상,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공주문화원장으로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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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 시인의 시와그림중에서>

 

바람 같은 얼굴                      


                  마라도 5                             이생진

 

    오늘 수평선은   


    네 눈썹처럼 진하다


    너도 네 눈썹을 갈매기처럼 그리지 말고


    수평선처럼 그려라


    그러면 네 얼굴도 바다가 되리라

 

⊙ 수록시집명 : 먼 섬에 가고 싶다    

⊙  수상문학상 : 제12회 윤동주문학상

⊙ 발표일자 : 1995년12월            

 

  아주 오래전 포항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그 시절에 좋아했던 시인이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던 시절에

  내연산 보경사엘 갈 때 마다 한권 배어든 책이

  이생진 시인의 시집이었습니다.

  왜 이 시인에게 이끌렸는지

  요즘 그 때 그 시집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이 시는 그 때 그시집이 아닙니다만

  마음에 드는 시 한 수 옮겨

  함께 나눕니다..

                             <0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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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작은 기쁨
                                         이해인

 

사랑의 먼 길을 가려면      
작은 기쁨들과 친해야 하네

아침에 눈을 뜨면                 
작은 기쁨을 부르고              
밤에 눈을 감으며                  
작은 기쁨을 부르고               

자꾸만 부르다보니                
작은 기쁨들은                       

이제 큰 빛이 되어                  
나의 내면을 밝히고                   
커다란 강물이 되어                     

내 혼을 적시네                           

내 일생 동안                            
작은 기쁨이 지어준                  
비단 옷을 차려입고                  
어디든지 가고 싶어                   
누구라도 만나고 싶어                  

고맙다고 말하면서                       
즐겁다고 말하면서                      
자꾸만 웃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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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10 천안 광덕산 정상에서 본 하늘>

 

 

몇 년 전에 읽은 책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에서

좋은 소리, 말을 들은 물은 좋은 모양의 육각수가 되고,

미워하는 말을 들은 물은 이즈러진 모양이 된다고

일본 학자의 주장이 담겨 있었습니다.

 

맞는 말이라고 인정합니다.

집안의 화초를 보면 내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 합니다.

내가 미워하면 상대도 나를 미워하듯이.

 

모두 사랑하는 마음과 칭찬하는 마음으로 한 주를 보냈으면 합니다.

  

 

  미워하는 고통

 

                                         도종환

 

숲의 나무들이 바람에 몹시 시달리며 흔들리고 있다.
나도 지난 몇 달간 흔들리는 나무들처럼 몸을 가눌 수 없었다.
나무를 흔드는 것은 바람이지만
나를 흔드는 건 내 속의 거센 바람이었다.
아니 불길이었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분노와 원망과 비난의 불길이었고
미움의 모래바람 이었다.
그래서 고통이었다.

미워하는 일은 사랑하는 일보다 몇 배 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은
그 사람이 녹이 슬어 못쓰는 연장처럼 망가지기를 바라는 일이었다.
내 미움이 그에게 다가가
그의 몸이 산화되는 쇠처럼 군데군데 벌겋게 부스러지기 시작하여
연모 구실을 못하게 되길 바라는 일이다.

누군가에 대해 분노할 때 내 마음은 불길로 타오른다.
그러면서 분노의 불길이 그에게 옮겨 붙어
그도 고통 받기를 바라는 일이다.
그와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이 불길에 휩싸여 다 타 버리고
재만 남았으면 하고 바라는 일이다.
그러나 그 불길이 내 살, 내 마음,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함께 태워 버린다.

누군가를 욕하고 비난하는 일은
내 비난이 독이 되어 그가 쓰러지길 바라는 일이다.
그에 대한 나의 비난의 소리가 귀에 들어가
그도 아파하고 상처받기를 바라는 일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비난과 저주는 독초와 같아서
그에 대한 독설이 계속되는 동안 독을 품고 있는 일이어서
그 독은 내 몸에도 똑같이 스며든다.
그 독으로 내가 먼저 쓰러지기도 한다.

누군가를 원망하는 일은
예리한 칼날로 그의 마음 한복판을 베어내는 일이다.
원망하는 소리가 그의 귀에 다가가
그가 피 흘리며 아파하기를 바라는 일이다.
그러나 그의 마음과 육신에 칼질하면
나도 그 칼에 어딘가를 베이는 일이다.

나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며 상대방만 피 흘리게 하는 싸움은 없다.


성내는 일은 폭풍이 몰아치는 것과 같아서
상대방도 나도 다 날려버린다.
허공 한 가운데로 들어 올렸다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일이다.
둘 다 지치고 부러진 마음을 안고 절두거리며 살게 된다.
치유되는 기간이 오래 가기도 하고
겉으로 보기엔 치유된 것 같아도
상처의 기억을 지우지 못하며 사는 때도 많다.

미워하지 않음으로써 미움을 넘어서고
분노하지 않음으로써 불길로 나를 태우지 않으며
욕하고 비난하지 않음으로써 내가 먼저 쓰러지지 않고
원망하지 않음으로써 원망을 극복하고
성내지 않음으로써 상처받지 않는 일은
상대방도 나도 죽이는 일에서 벗어나
나도 살고 상대방도 살게 하는 일이다.

          <
도종환 / 미워하는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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