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9.11.06 11월 나태주
  2. 2019.04.28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 을 다시 읽고서...
  3. 2018.05.02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4. 2018.02.19 행복 나태주
  5. 2017.03.22 나태주의 시들

2019. 11. 6. 22:14 좋아하는 시

11월 나태주


       11월
                                          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겠습니다.


[나의 느낌]

어느새 11월이 되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찬바람처럼
낮을 지나 어둠도 빨리 찾아듭니다.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 이라고 시인은 노래합니다.

올 한해도 어김없이 병마와 싸우다보니
남들 앞에 내세울게 없이 초라해집니다.
지금 돌아보니 유난히 더 그렇습니다.

며칠전 아내를 보며 갑자기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간병으로 고생하는 아내룰 보니
참 애잔해 보이는 아내가
고마움 속에서 더욱 미안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서러운 울음이 나온 것입니다.

아내가 속깊은 위로와 함께
나를 꼬옥 안으면서 말합니다.

" 당신이 이렇게 버텨온 것
그 자체가 대단한 일" 라고.
"결코 미안해 할 일이 아니라고..."

나태주 시인은  이어서 말합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으니,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겠다고 -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나를 위해 기도를 아끼지 않는 지인들에게
안부 인사라도 전하려고 합니다.

수첩에 그분들 이름을 적어넣고
기도에 빚지지 않도록
그분들을 위한 기도도 드릴려고 합니다.

엊그제 일입니다
핸드폰에 낯선번호가 떴는데 잠시 받을까말까 망설이다 결국 통화를 눌렀습니다.

암과 함께 지내고 부터 자연스레 지인들과 전화의 대부분이 끊어졌기에 이제는 낯선번호로 오는 문자나 전화는 거의 광고입니다.

'여보세요' 라고 묻자
건너편에서 낯서면서 앳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자신의 소개를 하기에 어떻게 내게 전화를 했느냐고 되묻습니다.

알고보니 옛 동료이자 내가 뽑았던 직원 아들의 전화였습니다.

꼭 찾아뵈라는 그 친구의 부탁을 잊지않고서 내게 전화를 준 것입니다.
짧은시간 함께 얘기를 나눴습니다.
밝고 건강한 생각에 건실함이 그대로 내게 전해져서 나도 기분이 함께 좋아집니다.

누군가 나를 기억한다는 것울 떠나
누군가를 내가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내게는 이 세상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내가 행복하다는 하나의 증거입니다.

11월이 가기 전에 위의 약속처럼 안부를 묻고 소식을 나누며 그분들을 위해 한번 더 두손을 모으려고 합니다.

생각만으로도 벌써 행복해집니다.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가 그랬다. 이석희  (0) 2020.01.26
호수 정지용  (0) 2019.10.17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정호승 동시집  (0) 2019.08.31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 을 다시 읽고서...  (0) 2019.04.28
나무는 김점순  (0) 2019.04.22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아주 짧은 시이다.
그러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이다.

요즘 점점 푸르러가는 삼촌의 신록이 그냥 보기만 해도 참 좋다.

긴 투병 생활을 시작하면서
걷기는 어느새  내게서 뗄레야 뗄수 없는 일상이 되었다.

걷는 중에 겨우내 가지만 앙상해진 삭막한 숲길을 걸으면서 겨울 내내 푸르러 가는 봄을 상상하며 기다렸다.

겨울의 메몰찬 찬 공기와 살을 에이는 겨울 바람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서 봄을 준비하는 마른 풀과 나무는 마치 내 모습과도 닮아 있었다.
그래서 유난하게 보곤 했다.

드디어 새움이 틔고 새순으로 살짝 부끄러운 듯 낯을 내미는 풀잎들이 그렇게 정겨울 수 없었다.

그건 희망이자 또 다른 구원이었기 때문이다.

어디에 그 희망을 꼭꼭 숨겨 놓았을까?
평소에는 쓸모없는 잡초라고 뽑아내거나 무시했는데 지금은 그리 좋아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자세히 보는 습관이 생겼다.
보면 볼수록 달라 보였다.

시인은 말한다.
 
풀꽃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자세히, 그리고 오래 보아야 한다고...

당연히 사람도 그렇다고 일침을 가한다.

내 몸 속 숨어있는 아픔을 인지한 후 그동안 무심했던 것들을 되돌아 보고서야 깨달았다

그동안 무심하게 지나쳤던 게 너무나 많았다. 

그리곤 감사해야 할 일들 역시 너무 많았다는 걸 늦게서야 알게 되었다.

그나마 늦게라도 이를 알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다행이랴.
도리어 행운이고 행복이다.

나부터 시작하여 가족에게
그리고 내 주위 사람들 한분 한분들에게...

'너도 그렇다' 는 고백이
남달리 다가온다.

그래서 이 시를 함께 나누고 싶다.
그리고 또다른 시도 더해 놓는다

[나태주 시인의 시]

나태주의 시들 바로보기
나태주의 시들 https://click4tea.tistory.com/1397

행복 나태주 바로보기
행복 나태주 https://click4tea.tistory.com/1625

멀리서 빈다.  나태주  바로보기
멀리서 빈다.  나태주 https://click4tea.tistory.com/797

예전에 느낌과 사연.
풀꽃   나태주 바로보기
풀꽃   나태주 https://click4tea.tistory.com/313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수 정지용  (0) 2019.10.17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정호승 동시집  (0) 2019.08.31
나무는 김점순  (0) 2019.04.22
송도 앞 바다를 바라보면서 장기려  (0) 2019.03.25
정호승 시인의 글 몇개  (0) 2018.12.08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 나태주 -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한다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
사랑한다는 그 말 끝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모진 마음
내게 있어도
모진 말
차마 못하고 삽니다.
나도 모진 말 남들한테 들으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기 때문

외롭고 슬픈 마음
내게 있어도
외롭고 슬프다는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외롭고 슬픈 말 남들한테 들으면
나도 덩달아 외롭고 슬퍼지기 때문

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며
삽니다
모진 마음을 달래며
삽니다
될 수록 외롭고 슬픈 마음을
숨기며 삽니다.

나태주

시인.충남 서천군(舒川郡) 기산면(麒山面) 막동리(幕洞里) 출생. 1963년 공주사범학교(公州師範學校) 졸업. 1971년 《대숲 아래서》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1973면 《대숲 아래서》(47편 수록)라는 제1시집을 내놓았다. 주요작품으로는 《대숲 아래서》 · 《보리추위》 · 《가을 서한(書翰)》 등이 있으며, 현대시의 난해성(難解性)을 탈피(脫皮)하면서 전통적(傳統的)인 한국 서정시를 계승(繼承),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새여울」시동인회(詩同人會) 회원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라타너스 김현승  (0) 2018.08.23
풀 김수영  (0) 2018.08.23
뒷굽 허형만  (0) 2018.02.24
행복 나태주  (0) 2018.02.19
당신이 보고 싶은 날  (0) 2018.02.11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2018. 2. 19. 05:07 좋아하는 시

행복 나태주

 행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행복은
먼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


이 시를 얼마전 서울에서 대산으로 내려오는 길에 이용하는 지하철 고속터미널역 스크린도어 창에 적힌 시로 만났다.

무료하게 지하철만 오기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시민들을 위한 문학의 향연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관심하게 지나치는듯 하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삶들이 이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벽이나 창에 붙혀있는 마음가는 글귀나 시에 관심을 기울이는 편으로 짤막하나마 잠시 시간을 내어 천천히 음미한다.

그 글귀나 시가 눈을 거쳐 머리를 지나  가슴으로 오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할 수만 있다면  다시 머리로 돌려주어 그에 걸맞는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싶은데 늘상 가슴에만 머물러 있는게 불만이기는 해도 그 짧은 시간은 행복하다.

이 시도 그렇게 만났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어렵지 않고 쉽게 다가선다.

짧은 구절의 시이기도 하지만  쉬운 일상의 언어로 우리들 마음에 잔잔하지만 여운이 있는 감동의 물결을 선사해주는 것이다.

이 시를 읽으면
행복은 남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가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행복은 큰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라는 것도 함께...

설 명절을 조용히 보냈다
광주 귀향을 위하여 온가족이 대산에 왔고 간만에 아들과 둘이서 잠자리에 들었다.  그 짧은 시간 얘기를 나누니(?) 더욱 좋았다. 물론 얘기를 나누다보면  일방적으로 나만 얘기하게되고 아들 입장에서는 잔소리로 들리겠지만 그래도 좋은건 좋은 것이다.

오랫만에 한가족이 어머니를 중심으로 모였다. 아직도 서먹한 기운이 맴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좋았다.

행복은 우리 곁에서 이렇게 늘 맴돌고 있는 것이다.

나태주의 시들 바로보기
https://click4tea.tistory.com/1397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0) 2018.05.02
뒷굽 허형만  (0) 2018.02.24
당신이 보고 싶은 날  (0) 2018.02.11
첫눈 정호승  (0) 2017.12.01
정호승 (또) 기다리는 편지 .   (1) 2017.11.23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나태주 시인의 시는 마음을 울리면서도 편안함으로 아름답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 글판을 통해서 그를 만났고 그 후 부터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난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이런 시인이 우리랑 함께 살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어느 누군가는 시를 이용해 편협한 정치에 나서기도 해 그를 마음속에서 지워야 했다.  그 시인도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이해는 되지만 시로 만난 사람을 정치로 몰아세우니 아쉽다.
그것도 이해의 한계를 벗어나 평소 그가 읖조린 시와 달리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틀린 사람으로 그냥 도매금으로 넘겨 치부해버리는 걸 보고  놀랬다.

 그는 고향의 정치인을  지나치게 사랑한다.
그리곤 시로 포장을 한다.

그 때부터 안도현 시인이 다시 보였다.

나는 시인을 시로만 보기에
친일파인 노천명의 봄비도 좋아하고
인간성에 여러모로 방탕한 서정주 시인도 시로서는 좋아한다.

그래도 그들은 편협하지는 않았다.

얘기 방향이 곁길로 들어섰다.
그래서 각설하고

나태주 시인은 충남 서천 출생으로 공주에 그의 문학관 풀잎문학관이 있으니 공주에 들리면 한번쯤 소박한 그 문학관에 들려보기를 권한다.

풀잎이라는 시는 저 아래에 있고
오늘은 "선물"과 함께 다른 시들을 함께 만난다. (서운해 할까봐 맨 아래 시 '풀잎'을 살짝 얹어 놓았다.)



사는 법
                           나태주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사랑에 답함
                         나태주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않은 것을 좋게
생각 하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선물
                 나태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욕심
                      나태주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지 
비어 있는 나의 잔 
다 알아서 주시는 분이 계시는데 
투정을 부리지 말아야지 
나의 자리 낮음과 
가난함과 
나약함과 
무능함 
괜찮다 괜찮다 
고개 끄득여 주시는 분이 계시는데. 

풀잎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행복 나태주 바로보기
 https://click4tea.tistory.com/1625

[나태주]
시인. 충남 서천 출생.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대상에 대한 치밀한 관찰력과 사색, 천진하고 참신한 착상, 전통적 서정성을 바탕으로 자연의 아름다움 등을 노래하였다. 시집으로 “대숲 아래서”(1973), “막동리 소묘”(1980) 등이 있다.

혹시 공주를 방문하시는 여행객이시라면 꼭 나태주시인의 풀꽃문학관 을 방문해 보시면 나태주시인의 시들과 다양한 문학을 접하실수 있습니다!.
작고 소박한 규모의 가옥에서 정겨운 느낌도 함께...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때 김용택  (1) 2017.07.03
수선화에게 정호승  (1) 2017.04.15
시선 마종기  (0) 2017.01.20
꽃샘 정희성  (0) 2016.03.30
월하독작  (0) 2016.03.27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저의 일상을 통해 사람사는 이야기와 함께, 항암 관련 투병기록 및 관련 정보 공유를 통해 치유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한글사랑(다향)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1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