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정희성
봄이 봄다워지기까지
언제고 한번은 이렇게
몸살을 하는가보다
이 나이에 내가 무슨
꽃을 피울까마는
어디서 남멀래 꽃이 피고 있기에
뼈마디가 이렇게 저린 것이냐.
지난 주엔가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있었습니다.
예년과 달리 그리 심하지는 않았지만
늘상 꽃샘 추위가 그렇듯 우리를 움추리게 하고
씨울을 틔울려는 꽃들을 다시 속으로 기어들어 숨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중국에 있을 때 이러한 "꽃샘추위"가 있느냐고 물어보니.
이런 단어는 없고 그냥 "추운봄"이라고만 합니다.
봄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조금 만 더 참고기다리라는 자연의 지혜일 것입니다.
세상이 갈수록 사나워지고 성급해지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