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1. 21:53 좋아하는 시

가을 마종기

십일월 초하루.
시간이 빠르다. 정말 빠르다.
갈수록 빨라지는 시간의 흐름은
나이에 비례하는듯 하다.

혼자 저녁을 먹는다.
혼자먹는 저녁은 허기는 달랠 수 있지만
요즘들어 외로움까지는 달래주지 않는다.

쓸쓸함에 쌀쌀함이 더해지는 날

그래도 새로움으로 시를 읽는다.

마종기 시인의 옛 작품 '가을'이다.
가을이 주는 이미지 때문에
가을을 나르는 시들은 감상적이다.
그러나 이 시는 좀 다르다.


- 가을 -

가벼워진다
바람이 가벼워진다
몸이 가벼워진다

이곳에
열매들이 무겁게 무겁게
제 무게대로 엉겨서 땅에 떨어진다

오, 이와도 같이
사랑도, 미움도, 인생도, 제 나름대로 익어서
어디로인지 사라져간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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