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사년전 어느 분에게 이 시인이 쓴 시집을 선물로 받아들고

단숨에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까지 다른 생각은 꿈도 못 꿀 정도로

나를 잡아당기는 마력이 있었습니다.

 

고향인 춘천에서 살면서 시를 쓴다는데

그의 시는 흔한 미사여구 하나 없이 담담함으로 마음을 전하는 진심이 읽혀집니다.

한 때 젊은이들을 열광시킨 말초신경만 간질이는 미사여구로 포장한

시같지 않은 시, 그냥 좋은 글을 섞여 나열한 듯한 시에 질린 마음이어서인지

시다운 시에 굶주렸을 때라 더욱 내마음을 사로 잡았을 것입니다.

한번 읽고나면 "음 좋은 글이네" 하고서 쉽게 잊혀지는 그런 시와는 달리

시집을 덮고 나서도 한참 동안 그 시집을 손에서 놓지 못했습니다. 

 

아래 시는 제가 보기에는 좀 투박합니다.

저야 시를 쓸지는 몰라도 읽을 줄은 안다고 주제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ㅎㅎㅎ

 

한달 전 쯤인가요? 

꿈자리가 좀 사나웠던 날 하루 일과를 마친 저녁이었을 것입니다.

광주의 모친께 일상적인 대화로 지나가는 듯이 묻습니다.

"건강은 어떠세요. 별일없으시죠"

"응 난 건강혀, 걱정하지 말고 너나 멀리서 건강챙겨라!"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칠 일상적 대화였는데 느낌이 좀 이상했습니다.

"아니 어디 편찮으신 것 같은데 정말 괜찮아요?"

"아니 뭐 ~~~~ 괜찮아 "

이제야 무슨 일이 있구나 하고 직감적으로 눈치를 채고서 

재차 여쭈니 그제야 넌지시 소식을 전합니다.

넘어지셔서 왼팔을 다치신거라고.. 신경쓸 정도는 아니라고

한달이 지난 지금도 편찮으실 정도인데 그리 말씀하신 것이죠.

이런 경우는 담양 장모님도 마찬가지입니다. .

 

그러시면서 전하시는 말씀은

"어차피 멀리서 걱정만 할 것이니 그냥 숨긴거라"고 합니다.

일견 맞는 말입니다.

멀리 중국 천진에 있는 제가 안다고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마는

... ... ... .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이 장시하 시인의 시 "어머니" 를 전합니다.

아래 제 티스토리에는 (다음 블러그에서 옮겨온) 장시하 시인의 두편 시가 함께있습니다.

 

시 제목이

 "허수아비를 만나면"                   http://click4tea.tistory.com/303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http://click4tea.tistory.com/298

 

보시면서 위 시 두편도 함께 읽어 보시면 더 좋을 듯합니다.

 

 

<어머니라는 주제에 생뚱맞지만 함께 걷고 싶은 길입니다>

 


           어머니
                                 -장시하 -

한 여인과의 사랑과 이별에는
수백편의 시를 적고
모든 것을 바칠 듯이
눈물로 많은 날을 지세웠지만
내게 자궁의 편안함을 주셨고
생명의 서를 열어 주셨던 어머니에게는
남은 상채기마냥 모가나고
당신의 삶을 성큼성큼 연소 시키던 아들이었습니다

당신의 평탄한 항해에 성난 파도가 일게 하고
세찬 바람으로 어머니의 한편에 늘 눈물과 한숨으로
얼룩지게 하던 아들이었습니다

당신의 주름이 깊어 갈 수록 내 삶은 평탄해 졌고
당신의 시름과 한숨이 커질수록 내 삶은 평온해 졌습니다

오늘도 당신의 기로는 멈추지 않고
오늘도 당신의 생명은 작아져 가지만
천년을 다 갚아도 못할 당신의 사랑 앞에
나는 고개를 숙일 줄을 모릅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블로그 이미지
저의 일상을 통해 사람사는 이야기와 함께, 항암 관련 투병기록 및 관련 정보 공유를 통해 치유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한글사랑(다향)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