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10.31 저녁에 김광섭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
  2. 2013.10.10 인생 김광섭
  3. 2013.10.05 성북동 비둘기 김광섭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이 김광섭 시인의 '저녁에'라는 시 제목을 네이버 검색창에서 치면

김광섭 시인의 대표작 시 몇 편과 함께 동반해서 같이 검샏되는 게

유심초가 부른 대중가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와

김환기 화가의 미술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니랴" 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심초의 그 노래가

이 시에서 온 것임을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것 입니다.

 

유심초의 노래 가사를 옮겨 보겠습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유심초>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후렴)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 나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만나랴~

너를 생각하면 문득떠오르는 꽃한송이

나는 꽃잎에 숨어서 기다리리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 나하나~는

나비와 꽃송이되어 다시만나자,,

 

뚜루뚜루뚜루 뚜루루아~~


이제 같이 검색되는 수화(樹話) 김환기님의 그림을 보기로 하겠습니다.

화가 김환기는 1913년 전남 신안출생으로 1974년 작고하였는데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화단에서 추상미술의 독보적인 거장으로 활동하시다

1965년 미국 뉴욕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추상미술가로써 명성을 떨치셨다고 합니다.

올해 탄생 백주년 기념 미술전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현대 미술의 거장 김환기님은 김광섭 시인의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시를 토대로 해서 그린 그림으로 제목은 이 시의 말미에서 따 왔답니다.

 

 

 

 작품명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환기>

 

 

조선일보 만물상 (2013.10.30 字) 에 실린 글로 그에 대한 평가를 가감없이 옮겨 봅니다.

 

 

화가 이중섭은 친구였던 시인 구상에게 입버릇처럼 자기 작품을 '가짜'라고 했다. 전람회에서 누군가 자기 그림에 빨간 딱지를 붙이는 걸 보면 "됐어, 또 한 사람 업어넹겼어(속였어)"라고 진한 평안도 사투리로 소곤거렸다. 그러곤 정색을 하고 작품 산 사람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 "이거, 아직 공부가 덜 된 겁니다. 앞으로 진짜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면 선생님이 산 것과 꼭 바꿔드리겠습니다."

 

▶이중섭이 마흔에 일찍 죽는 바람에 이 약속은 부도(不渡)가 됐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자기 작품에 만족 않고 스스로를 채찍질한 덕에 그의 그림은 미술사에서 우뚝하다. "오늘은 죽자 사자 일했어. 거의 완성돼 가는 그림을 부숴버렸어. 자잘한 것 버리고 커다란 주제만 남겼지. 한결 좋아졌어…." 뉴욕에서 홀로 작업하던 김환기 가 서울의 아내에게 보낸 편지 한 대목이다. 돈이 없어 뉴욕타임스 신문지 위에 그림을 그리고 나무 사다 캔버스를 만들어 쓰던 시절이었다.

 

▶지금 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보기 드문 '그림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수놓은 거장 57명의 작품 100점을 모은 '명화(名畵)를 만나다' 전시회다. 이중섭의 '황소'와 '가족',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산월'…. 책에서나 보던 귀한 작품들이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망국과 전쟁, 가난으로 이어진 시대의 어려움을 붓 한 자루에 의지해 넘었던 화가들의 예술혼이 전시장에 가득하다.

 

박수근 작품으론 '절구질하는 여인' '빨래터' 같은 대표작이 나왔다. 황토색 거친 화면 위에 민초들 삶을 군더더기 없이 담은 그의 그림들은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고향 같다. 천경자의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는 마음속 한(恨)을 견디며 곡절 많은 삶을 살아온 화가의 자화상이자 모두의 자화상이다. 변관식은 누군가 "그림이 너무 검다"고 평하면 오기로 먹을 더 시커멓게 칠하고 "나 죽으면 (어떻게 평가받는지) 봐" 하고 맞섰던 화가다. 술병 꿰차고 금강산을 누비며 그린 넉 점이 그가 죽은 지 37년 만에 관객을 맞는다.

 

▶예술에 순위를 매길 순 없다. 그래도 사람마다 좋아하는 그림이 있다. 세계에서 포스터가 가장 많이 팔린 그림은 오스트리아 화가 클림트의 '키스'다. 세계적 미술관 300곳의 걸작 4만점을 올린 구글 아트 프로젝트에서 가장 사랑받는 그림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나뭇잎에 가을이 물들어 가는 덕수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 화가의 그림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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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2013. 10. 10. 21:46 좋아하는 시

인생 김광섭

 

 

 

몇 날 동안 늦은 퇴근이 이어집니다.

무언가 실마리가 잡힐듯 한데 ..아직은 모릅니다.

오늘도 중국 직원들과 근 다섯시간동안 열띤 토론을 합니다.

의사결정을 하고 업무분장을 하고

늦은 퇴근에도 싫은 내색하지 않고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곧 좋은  결과로 얻어지기를 고대합니다.

 

김광섭 시인의 시는 담백해서 좋습니다.

그 흔한 미사여구 없이 사람을 읽어내리는 마술적 언어사입니다.

이건 제 생각이니 아니라고 말씀하셔도 괜찮습니다.

이제는 아래 "칠십"이라는 단어가 바뀌어야 하겠지만.

 

다시 읽어봐도 좋은 시입니다.

내가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쏘옥 옮겨놓았습니다.

                      <131010>

 

 

 

   인생

                               - 김광섭

 

너무 크고 많은 것을 

혼자 가지려고 하면 

인생은 무자비한 

칠십 년 전쟁입니다. 

이 세계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닙니다. 

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낮에는 해 뜨고 

밤에는 별이 총총한 

더 없이 큰 

이 우주를 그냥 보라고 내 주었습니다. 

 

 

 

'성북동 비둘기'를 쓴 이산 김광섭의 시입니다.

요즘 들어 마음이 스산하니 마음에 와 닿는 시입니다.

 

운동하러 잠시 나간 것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방안에 있었습니다.

그동안 미뤄 두었던 밀린 책도 한 권 진하게 읽었고

 

빨래도 하고

습기에 눅눅한 방에 보일러 불도 지펴서 습기도 제거하고 나니

제법 방바닥도 뾰송뽀송 해졌습니다.

그런 만큼 내 마음도 뽀송보송해진 기분입니다.

 

다시 책 한권 빼어 넣습니다.

오랫만에 오늘은 밤을 새워 이 책을 다 읽고 잘까 합니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 한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연 전쟁처럼 죽을둥 말둥 산 것은 아닌지

그렇다고 치열한 삶도 아닌 것이 ... ...

살짝 나를 비웃어 봅니다.

그 비웃음이 나를 도리어 가볍게 만들어 줍니다.

 

여러가지로 무더운 날 이었습니다.

 

          <110716>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사진출처: 다음카페 가수 한성아 팬카페>

 

 

[성북동 비둘기]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1번지 채석장에 도루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溫氣)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聖者)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김광섭(1905~1977) 시인의 호는 이산(怡山), '기쁜 산'이다. 그는 시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창씨개명을 반대한 애국교육자, 광복 후 중앙문화협회를 창립한 우익 문단의 건설자, 이승만 대통령 공보비서관을 지낸 정치인, 언론사 편집국장을 지낸 언론인으로 현대사 100년을 정말 '산'처럼 살았다. 실제로도 그는 늘 산을 향해 있었다.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데서는/ 새벽녘이면 산들이/ 학처럼 날개를 쭉 펴고 날아와서는/ 종일토록 먹도 않고 말도 않고 엎뎄다가는/ 해질 무렵이면 기러기처럼 날아서/ 틀만 남겨 놓고 먼 산속으로 간다"(〈산〉), "목마른 아스팔트를 옆으로 빠져서/ 나는 계절이 풀리는 산으로 간다"(〈산바람처럼〉).

'남포 깐다' '남포 튼다'는 말이 있었다. 남포란 다이너마이트를 이르는 말이다. 이 개발 저 개발로 너도나도 산업화의 역군이었던 60~70년대 내내 대한민국 전역에 이 산 저 산을 깨는 남포 소리 울려 퍼졌었다. 산을 깎아 돌을 채취하고 도로를 만들고 빌딩을 올리곤 했다. 뻥 뻥 남포를 까면 산에 살던 뭇 짐승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강에 살던 뭇 물고기들은 기절을 하기도 했다. 뻥 뻥 남포 까는 소리에 밤 보따리를 싸들고 서울로, 서울 로 몰려든 사람들이 산동네, 달동네로 몰리던 시절이었다. 이 시의 창작 배경에 대해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돌 깨는 소리가 채석장에서 울리면 놀라서 날아오르는 새들, 그러나 저것들이 우리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 줄 것인가. 돌 깨는 산에서는 다이너마이트가 터지고 집들은 모두 시멘트로 지어서 마음 놓고 내릴 장소도 없는 저것들이란 데 생각이 머물렀어요." 고혈압으로 쓰러져 투병하던 중 성북동 집 마당에 앉아 하늘을 돌아나가는 비둘기떼를 보고 착상했다고 한다.

성북동 산과 산동네가 개발되면서 산비둘기는 둥지를 빼앗겼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인간들이 산을 깨는 것과 비둘기들 가슴에 금이 가는 것을 대비시키고 있다. 이제 산비둘기들은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그렇게 쫓긴 산비둘기들이 거리로, 광장으로, 고가 밑으로, 옥상으로, 창턱으로 흰 똥을 찍찍 내갈기며 뒤뚱뒤뚱 걸어다니고 있다. 산동네, 달동네 사람들도 그렇게 내쫓기곤 했다. 재개발과 산업화와 도시화와 문명화의 이면이었다. 유심초가 부른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노래로 더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저녁에〉)라는 시를 읊조려 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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