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6. 11:23 좋아하는 시
11월의 노래 김용택
11월도 어느새 중순이 다되었습니다.
며칠 전 감기 기운이 오더니 오늘은 콧물이 주르르 흐릅니다.
아내애개 약 먹었다고 거짓말을 했더니 거짓말이 아니메 만드는 듯 해서
오늘은 약을 먹었습니다. "종합 감기약으로"
간밤에 중국 직원들과 한국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대부분 감기라고 "소주"를 안마신다고 해서 제가 좀 과음을 ...
(그들은 소주를 마시면 머리가 아프답니다)
요즘 술자리가 초기보다는 적다보니 아무래도 술에 약해진듯도 합니다.
술이라는 게 마시면 늘고, 덜 마시면 그 주량이라는 게 바로 줄어드는 특성이 있어서...
이 시는 한해의 달력을 한장 남기는 11월의 정서를 잘 표현한 시로 여겨집니다.
어제 함께 술을 마신 중국 직원들을 만나니 머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기름이 안들어가서 건강식이라고도 하면서.
역시 "신토불이" 가 맞는 말인 것 같은데.
아 참, 이 신토불이는 한자 성어에는 없는 단어로 중국사람들은 전혀 모릅니다.
저도 찾아보니 일본에서 과일 마켓팅 전략으로 일종의 원예조합에서 만들어내 선전 문구를 우리나라 모씨가 옮겼고 배일호가 노래로 히트시켰지요. 언어라는게 살아잇는 말이니까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알고보니 조금은 씁쓸했습니다.
어쨌든 십일월의 중순입니다.
11월의 노래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와 닿습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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