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5. 00:19 좋아하는 시
불만 때다 왔다. 문태준
<사진 출처: 다음카페, 사임당쉼터>
불만 때다 왔다
문태준
앓는 병 나으라고
그 집 가서 마당에 솥을 걸고 불만 때다 왔다
오고 온 병에 대해 물어 무엇 하리,
지금 감나무 밑에 감꽃 떨어지는 이유를.
마른 씨앗처럼 누운 사람에게
버들 같은 새살은 돋으라고
한 계절을 꾸어다 불만 때다 왔다
* 이 시인에 대한 소개는 본 카테고리의 "가재미"를 참조하시길!!!
* 가까운, 아니 솔직하게 가까운 핏줄 누군가가 심각한 병을 앓고 있을 때 대신 앓아라도 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안타까움을 가져 보 적이 있다.
아버지이기도 했고, 아내이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이기도 했다.
이러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마음이다. “마당에 솥을 걸고 불만 때다” 돌아서야 하는 마음
뜨거운 그 불기운으로라도 식어가는 환자를 덥혀주려는 간절함일 것이다.
“마른 씨앗처럼” 언젠가는 싹을 피우듯 다시 살아나는 그 소망만을 가지고
그러나 언젠가는 꽃이 떨어져야 열매가 맺힌다는 섭리에 대한 믿음으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왼족 종아리에서 아픔이 느껴져서 살펴보니 길게 그어진 상처에 핏방울이 맺혀있다.
살펴보니 나도 모르게 긁힌 것이다.
근 일주일 째 완가슴 갈비뼈 몇 개가 아프고 그 형태에 따라 생채기가 두 줄로 돋아있고
움직이면 통증에 그 생채기는 덧난 상처처럼 아리고 가슴속은 호흡에 맞혀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그 심한 정도가 참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기에 견딜만한게 다행이다.
그래서 그 생채기로 잠자리가 불편하여 근 일주일을 이쪽 저족으로 뒤척이니 깊게 잠들지 못해
낮 시간의 하루가 제법 피곤하다.
갈비 뼈가 금간 것인지, 아니면 잘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이 시가 더 다가와서 함께 나누는 것이다.
나도 내 주위 누군가에게 불이라도 따스하게 대주는 그런 마음이고 싶다.
<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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