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헬톡멘톡/정보비타민]에서 원문 수정없이 옮겨왔음을 밝혀둡니다.)

표적항암제 이용과 면역항암제의 승리, 항암치료와 방어 [헬톡멘톡/정보비타민]

표적항암제 이용과 면역항암제의 승리, 항암치료와 방어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 32대 루스벨트 대통령 (Franklin Delano Roosevelt, 1882~1945)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
퀸의 전설적인 보컬, 보헤미안 랩소디 프레디 머큐리 (싱어송라이터, 1946~1991) 에이즈로 사망
이들의 운명을 바꾼 고혈압과 에이즈, 이젠 약으로 관리가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인류가 약을 개발해서 질병을 하나씩 정복하던 이때 등장한 아주 강력한 녀석, 바로 ‘암’입니다.
최근 10년간 압도적인 사망 원인 1위 암!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죠.

인류와 암의 전쟁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知彼知己 百戰百勝?
1960년대 과학자들은 암을 때려잡기 위해 암이 어떤 녀석인지 파악했습니다.
암은 우선 증식이 빠릅니다. 돌연변이가 일어나 기능을 못하는 세포 중에,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죠.




이 겁없는 돌연변이 세포들이 열심히 제 역할을 하는 정상세포 자리까지 뺏아가면서 몸을 병들게 하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합니다.
이것을 막으려고 1세대 항암제 등판!

암세포가 증식이 빠르다는 특성을 이용, 증식이 빠른 세포를 골라서 공격하는 항암제를 만듭니다. 하지만 증식이 빠른 정상세포도 공격해서, 머리카락 세포나 소장의 점막세포 같은 일반세포에 큰 부작용이 나타났습니다. (혈액 부작용 22%, 구토/구역질 18%, 설사/변비/복통 12%, 발진/탈모/가려움 12%, 식욕부진 6%, 호흡곤란 3%, 기타 27%)

이를 극복하기 위해 2세대 항암제 표적항암제 등장!

그 동안 수많은 과학자들이 발견한 생물학적, 생화학적 내용을 바탕으로, 정상세포에는 해당되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가지고 있는 특성을 찾아내, 그 특성을 나타내는 암세포만 공격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발견한 암세포의 특이한 습성, 우선 암세포는 성장할 때 영양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특정한 생체신호를 만들어 영양분을 얻어내려 하고, 마구잡이로 성장하기 위한 암만의 고유한 신호들을 만들어 내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 고유한 신호들을 선별해서 공격하는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의 성장을 줄여 암덩어리의 크기를 줄이기도 하고, 암 주변에 영양 보급로인 혈관을 만들려는 신호를 찾아 공격하여, 혈관이 줄어들어 암세포의 보급로를 끊고 성장과 진행을 늦춥니다.

이때 이 신호들은 암세포에만 있기 때문에 정상세포들은 거의 공격받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세상에 처음으로 나온 표적항암제 마법의 탄환, 글리벡 Glivec 등판!




2001년에 나온 글리벡은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1982년 이전에는 10년 생존율이 불과 8%에 불과했던 만성골수성 백혈병. 그러나 2001년 이후 글리벡 덕분에 10년 생존율이 92%에 달하게 됩니다.

이후 수많은 표적항암제가 여러 회사에서 개발되며 사람들 삶을 송두리째 바꾸었습니다.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유방암, 전립선암, 비호지킨 림프종 등에 도전했지요.
하지만 표적항암제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암세포가 생명은 아니지만, 마치 생명 같이 그 넘들은 강력했습니다.
특정 암세포만 갖는 고유한 특성을 발견해서 그것만 선택적으로 공격해 죽였지만, 화력이 약하고 전혀 반응하지 않는 암도 있었지요. 또 다른 한계는 암덩어리 안의 암세포의 종류가 한두 종류가 아닌 겁니다.

암덩어리에도 여러 특성을 가진 암세포가 동시에 있고, 이 암세포들의 분포도 개개인마다 달라서 같은 병에 같은 약을 써도 사람마다 효과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다시 과학자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다양한 형태의 악당들을 싸그리 해치울 순 없을까? 좀 더 원천적으로 암을 공격하고 무찌를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개발된 3세대 면역항암제 등판!
우선 면역 (免疫, immunity)이 무엇이냐?
우리 몸에 쳐들어온 적과 싸우는 방어 체계입니다. 암세포는 우리 몸에서 비롯되었으나 비정상적인 세포입니다. 정상적인 면역세포는 우리 몸을 방어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적군, 암세포를 공격합니다.

그렇다면 몸의 방어체계인 면역세포를 강하게 한다면, 그 어떤 다양한 암 조직이 나타난다 해도 모두 무찌를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면역항암제의 기본 원리입니다.

그런데 실제 상황에서는 암세포가 꼼수를 부립니다. 자기 주변에 있는 면역세포에게 위조 신분증을 보여주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잘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결국 암세포는 면역세포로부터 공격을 강하게 받지 않고 다시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그래서 이 위조 신분증을 차단시키는 게 바로 면역항암제입니다. 이게 얼마나 핫한가 하면, 2013년 사이언스지 ‘올해의 연구 - 면역항암제 개발’의 단초가 된 연구를 한 과학자 제임스 엘리슨과 혼조 타스쿠는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개발된 면역항암제 옵디보, 키트루다, 티센트릭, 바벤시오 등의 약을 만든 모든 기업들 주가가 역사상 최고가를 쳤고, 실제로 이미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누렸습니다.

미국 39대 대통령 지미 카터는 91세에 피부흑색종이 걸려 암이 전이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를 쓴 결과 암이 완치되어 아직도 건재합니다.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63세에 고혈압에 의한 뇌졸중으로 사망. 그런데 39대 대통령은 91세임에도 암 완치. 불과 70년만에 일어난 변화입니다.

면역에 관여하는 약을 만드는 것은 모든 질병에 싸울 수 있는 무기를 얻는 셈이기 때문에, 노벨상과 주가가 입중하듯 엄청난 발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면역항암제는 위암, 폐암 이외에도 다른 여러 암에서도 효능을 입증하는 중입니다.

그러면 인류가 암을 완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일까요?
아직도 갈 길은 멉니다. 면역항암제가 개개인의 환자에게 모두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암덩어리에서 항암제의 표적이 되는 단백질(PD-L1)이 잘 발현이 안 되어 있는 사람, 즉 애초에 위조 신분증 문제가 아니라 또 다른 문제가 있었던 사람들은 면역항암제의 혜택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암세포도,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 덕분에 조금씩 극복할 수 있는 질병이 되고 있습니다.
1970년대에 비하면 암환자의 평균 생존율이 모든 암에서 압도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가 쌓이다 보면, 고혈압과 에이즈가 그랬듯이 언젠가는 암도 극복 가능한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출처 : <헬톡멘톡> <정보비타민>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지난 3월초 항암효과가 좋아 암의 크기가  많이 줄어들어 수술도 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에 따라 나름  수술 여부를 확인하느라 부득이하게 두어차례 항암을 건너뛰는 바람에 이유야 어찌되었든 4월. 5월에는 각 한차례씩 항암 주사를 맞았다.

최종 판단은 수술 이후 위험 부담으로 당장은 어렵다는 결론이었다.

그 동안 암은 조금 커졌다.
항암제 내성이 올 시기도 되었고 두달간의 공극이 암을 키운 것으로 판단하여 항암제를 바꾸기로 했다.

이번에 맞게 될 항암제는 면역표적 항암제로 2차 임상신약이다.
알다시피 임상신약은 아직 그 효과를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항암제는 아니다. 담낭.담도암 환자 반응율은 일차 임상 시험에서 20~23%의 환자에게 효과가 있어 2차 임상 시험이 진행되는 신약이다. ( M7824, 美 Merk社, 젬자+시스플라틴에 내성이 생겨 임상이냐. 이차 치료제적용이냐 고민하다가 결정함.  면역항암제로 신촌 세브란스와 아산병원에서 가능한걸로 들었다.)

성공율을 높여야하는 신약 제조사의 요구 특성상 스크리닝 과정을 거쳐서 조건에 맞아 이에 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별도의 생검을 했다.

이에 따라 외래 진료는 기존대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만 전과정 자체가 시험연구이므로 내게는 전담 임상연구 간호사가 함암관련 나의 모든걸 관리하게 된다. 물론 항암제는 비급여로 전액 임상회사가 자체 부담한다.

지난 스탠트 교체와 생검으로 몸 상태가 급격히 안좋아진듯 하다. 미열이 계속되고 삼사일 간격으로 한번씩 고열이 발생했다. 아마도 찬바람을 좀 쐬면 고열이 난듯했다. 개인일로 안성을 다녀와서는 39도를 넘나들어 해열제를 통해 체온을 잡았다. 열조절 능력이 생각보다 많이 저하된듯 하다.

 임상 첫날 , 월요일에 채혈을 했다. 앰플이 일곱개였다. (기존 3개에 임상용 4개 추가) 엄살을 좀 부린다면 헌혈기분이다.
혈액검사 결과 GOT GPT 수치가 생각보다는 높다. 우루사를 계속 먹기로 한다. 나머지 수치는 큰 이상이 없다. 백혈구 수치도 6.6 정도다.

이 항암제는 2주 간격으로 1시간에 걸쳐 맞는다. 그래서 과거와 달리 병상 침대가 아닌 단기 주사실내 의자(안마의자)에 앉아서 항암제가 투여되었다. 시간도 짧고 혈관통도 없으니 맞기는 수월하다. 항암제 투여 마지막 상태에서 채혈을 했다. 혈액중 항암제 농도를 본다고 했다.

맞기 전에 약간의 미열에서 맞고나니  38도를 넘는다. 집에와서 타이레놀을 먹었다. 열은 잡히지만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열이 오른다. 처방전에 따른 해열소염진통제로 교체하여 복용했다. 해열 효과는 좋다. 복통도 사라졌다. 정확히 10 시간이 지나면 약효가 떨어지면서 열이 오른다.

어느새 미열은 일상이 되었다.
금요일 오전에 소염해열 진통제를 끊었다. 끊으니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고 체온은 37.5도 수준이다. 별다른 이상이 없었는데 오후에 커뮤니티 사우나에서 일반 온도에
몸을 좀 담궜더니 금새 38도를 넘어서 다시 약을 먹었다.

고열 외에는 다른 이상이나 부작용은 없다. 두차례 입원에 따른 체중감소와 그에 따른 약간의 피로도는 임상과 관계 없는듯 하다.

[ 추가 ]
고열은 스탠트 막힘에 의한 영향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딸아이가 대학 고시원 기숙사 생활을 마감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딸이 오니 집안분위기가 다르다. 엄마도 딸에게 신경쓰느라 힘들지만 말동무가 생겨 활력이 있고 간혹 던지는 유머에 웃음꽃이 피고 나에게 부리는 애교에 아픔도 잠시 잊는다. 행복이다.

딸 아이가 도서관갈 준비를 하면서 틀어놓은 노래가 바로 이 노래 가을방학의 '취미는 사랑'  이라는 노래였다. 맑은 목소리에 청량감에 물어 확인한 것이다. 먼저 다시 이 노래를 검색하여 두어번 들어보고 함께 취미를 사랑으로 바꿔보기를 기대하는건 내 욕심일게다.

가을방학은 2009년에 결성된 대한민국의 혼성2인조 음악그룹이다. 2010년 정규앨범 발매 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와 같은 행사엥 출연하면서 입지를 쌓아왔다. 그 당시 크리스마스 공연 티켓이 발매된 지 이틀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통하기도 했다.

가을방학의 취미는 내사랑 바로듣기
https://youtu.be/wNzHZbDukLY

취미는 사랑 /가을방학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만화책도 영화도 아닌
음악감상도 아닌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취미가 같으면 좋겠대
난 어떤가 물었더니
미안하지만 자기 취향이 아니라 하네

주말에는 영화관을 찾지만
어딜 가든지 음악을 듣지만
조금 비싼 카메라도 있지만
그런 걸 취미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대

좋아하는 노래 속에서
맘에 드는 대사와 장면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
흐르는 온기를 느끼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면서
물을 준 화분처럼 웃어 보이네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얼마나 예뻐 보이는지
그냥 사람 표정인데
몇 잔의 커피값을 아껴
지구 반대편에 보내는
그 맘이 내 못난 맘에 못내 맘에 걸려
또 그만 들여다보게 돼

내가 취미로 모은
제법 값나가는 컬렉션
그녀는 꼭 남자애들이 다투던 구슬같대

그녀의 눈에 비친 삶은
서투른 춤을 추는 불꽃
따스함을 전하기 위해 재를 남길 뿐인데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엊그제 우연히 듣게된 노래.
가사에 웬지 끌리고
곡은 낯설지가 않고(그 이유는 아래에)
그래서 공유합니다.

스톤즈의 노래 언젠가는 바로듣기
https://youtu.be/HJYJsP5FAdE

스톤즈는 2011년 데뷔한 혼성듀오이며 위 노래 "언젠가는"  이들의 데뷔곡이기도 하다.

듀오이름인 스톤즈(Stones)는 우리말로 '돌'이다.
돌은 우리 주위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때로는 발에 채이기도 하고 심심하거나 기분이 그럴때면 발로 차 스트레스를 풀기도한다. (간혹 돌 뿌리에 당하기도 하지만)

이런 평범함이 '돌'이 주는 이미지이다.

얼핏 생각하면 별로 중요하지도 않게 느껴지지만 그러나 결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고 우리 삶 가까이에서 꼭 필요한 게 돌이다.  이렇든  평범하지만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힘과 희망을 주는 꼭 필요한 듀오가 되고자 지은 이름이란다.

스톤즈의 데뷔곡인 이 곡 "언젠가는" 은  오래된 혼성 4인조 Old Pop group 인 "Boney M"의 노래 Going Back West 의 경쾌한 리듬에 곡을 붙혔다.

데뷔시 단 한사람이라도 이곡을 통해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데뷔했다고 합니다.

언젠가는 
                스톤즈 노래

그냥 그렇게 살았죠 매일 그냥 살았죠.
앞날은 안 보이고 답답하기만 했죠.
똑같이 반복되는 의미 없는 시간들
나만 이러는 건지, 당신도 그런지.

넌 결국 잘 될 거라고 모두들 위로 하죠
그러나 내가 원하는 건, 그런 위로가 아냐
이 길이 맞는 건지, 정말. 이 길이 맞는 건지
이젠 자신이 없어. 그냥 흘러갈 뿐.

언젠가는 좋은 날이 내게 올까?
언젠가는 기쁜 날이 내게 올까?
힘을 다해 (힘을 다해) 자, 다시 시작해.

언젠가는 좋은 날이 내게 올까?
언젠가는 기쁜 날이 내게 올까?
힘을 다해 (힘을 다해) 자, 다시 시작해.

시간은 흘러만 갔지 난 자꾸 지쳐갔고
뭐가 잘못 된건지 알 수가 없었지.
버틸 힘도 없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렇게 살던 내게 그가 찾아왔네.

그가 내게 말하네 (그가 내게 왔네)
같이 가자하네 (손을 내미네)
그와 함께 걸을때 내. 길.이. 보.였.네.

이제 나는 기쁘게 그 길을 간다네.
춤추며 나는 가네. 이건 기적이야.

언젠가는 좋은 날이 내게 올까?
언젠가는 기쁜 날이 내게 올까?
힘을 다해 ( 힘을 다해) 자, 다시 시작해.

그가 항상 나의 곁에 함께 있네
강한 내가 됐다는 걸 이젠 아네
그가 내게 (알려줬네) 매일이 새롭네

나는 이제 (그와 함께, 춤을 추며, 걸어가네)
그와 함께 (나는 이제, 춤을 추며, 걸어가네)
걸어가네 (그와 함께) 난 정말 행복해

나는 이제 (나는 이제) 그와 함께 걸어가네 (걸어가네)
나는 이제 (나는 이제) 춤을 추며 걸어가네 (걸어가네)
걸어가네 (그와 함께) 난 정말 행복해

나는 이제 (그와 함께, 춤을 추며, 걸어가네)
그와 함께 (나는 이제, 춤을 추며, 걸어가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내가 사는 아파트 한켠에서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는 아빠와 딸을 보았다. 요즘 아이들은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노래처럼 세발자전거로 시작해서 점차 나이에 맞는 어린이용 자전거로 옮겨 타기에 별도로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기가 가뭄에 콩나듯 드문데 어제는 우연히 그 모습에 마주친 것이다.

내게도 그 모습과 같은 아련한 추억이 있다.

국민학교 6학년.
거의 휴일도 없이 하루도 쉬지 못하시고 일을 하셨던 아버지께서 모처럼 쉬시는 날이었을 것이다.

모처럼 쉬시는 날이라 편히 쉬실듯한데도 (사실 아버지는 쉬는 날에도 집에는 계시지 않았다.) 그날만큼은 자전거를 가르쳐주신다고 나를 깨우셨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로 가는 길목에 공병대가 이전하고 잠시 빈 공터로 남아있는 곳이었다. 어렸을 때 헬리콥터가 이착륙할 때면 벌떼같이 달려들어 따따따 소리를 내며 자욱한 흙먼지 사이로 문을 열고 나오는 멋진 군복을 입은 군인을 부러워했었다.
 그 공터에서는 여름날 저녁에 영화를 틀어주거나 일명 나이롱극장의 가설무대가 열려 재미난 신파극이나 흥부전이나 심청전등 고전극들이 열리곤했다. 이런 날은 할머니 손에 이끌려 공연을 보면서 주인공이 되어서 함께 울기도 했었다
 불과 이삼년 뒤 그 공터는 이태리식 집들로 산전벽해의 주택단지가 들어섰고 얼마전 들려보니 고층 아파트로 변해있었다.

 어찌되었든 그곳은 내가 처음 아버지에게 자전거를 배웠던 곳이다.  그 당시의  자전거는 대부분 짐을 실을 수 있는 성인용 자전거로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투박했었다. 더군다나 그당시 자전거는 운동용이 아닌 짐수송용 용도가 더 강했기에 적당한 짐을 싣기위해 짐받이도 제법 커서 요즘의 자전거와는 품새가 달랐었다
나보다 어린 동생들이 성인용 자전거의 몸체 사이에 다리를 넣고서 자전거를 타는게 내심 부러웠기는 했었다. 아마도 아버지께서 이런 내 마음을 읽으신듯 하다. 제법 어른키가 되어 안장에 앉아도 되는 나를 보시곤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시고 싶으셨나 보다.

누구나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추억이 있을게다.

​그렇게 아버지께 처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다. 자전거라는게 타는법을 한번 익히면 이후로 절대 잊혀지지않는 것의 하나이다.

영화처럼 내게 자전거를 가르쳐 준 사람이 첫사랑 연인은 아니었지만. (대부분 남자 주인공들이 여주인공을 가르쳐주지만)

보통 성인용 자전거를 탈때면 발로 페달을 몇번 굴리다가 안장에 올라타는데 난 처음부터 자전거 안장 위에 앉아 출발하는 방식으로 앞만 보고 페달을 밟았다.
키가 좀 못미치니 나도 모르게 페달에서 발이 떨어지기도 하고 뒤에서 잡아주는 상대(아버지)를 순간적으로 믿지 못해 페달을 멈추거나 불안감으로 뒤가 궁금해 돌아보면 어김없이 자전거와 함께 넘어졌다. 성인용 자전거로 무게감이 있어 잘못 넘어지면 큰 부상을 입기에 아버지께서 자전거 짐받이를 힘들게 꼭 붙들고 계셨을 것이다.

내 뒤에서 나를 잡아주는 아버지이기에 별다른 의심은 없었지만...
행여 내가 방심(?)한 틈을 타서 두손을 놓아 버리는 건 아닐까.
약간의 의심을 감추고 앞만 보고 달렸다.

첫 자전거 타기란 상대에 대한 믿음이지 싶다. 믿음없이 나의 목숨(?)을 맞기기엔 무서웠다.
믿음이 바탕이 되고 그 믿음이 페달을 밟게 한다.  페달을 서서히 밟다가 믿음이 생기기 시작하면 페달을 세게 밟는다
도중에​ 의심이 들면 나도 모르게 페달밟는 힘이 줄고 그와 동시에 넘어지곤 했다.
이런 넘어짐이 수차례 반복되었다. 아마 나보다도 아버지께서 만저 지치셨을 것 같은데 셇어하시가니 짜증내신 당신의 기억이 없다.그럼에도 난 그날은 혼자서 자전거를 온전히 탈 수 없었다. 얼마 뒤에 아버지 몰래 몇번 더 연습을 하고서야 혼자 힘으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믿음을 바탕으로 밟는 페달은 가볍다. 가벼운 페달 돌리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나 자신을 자전거에 맡기며 온 힘을 다하여 페달을 밟는다

그러다 한참 달린듯하여 문득 뒤 돌아 봤을 때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혼자의 힘으로 내가 두발 자전거를 몰고 있을 때의 쾌감이란...

​그렇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자연스레 아이들에게도 전해졌다.

​그 이후 아버지의 자전거를 타고 많이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시내 버스와 부딪혀 자전거가 망가져 아버지께 꾸중도 듣고 사흘을 누워지내기도 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 뒤에서 자전거를 타면 늘 기분이 좋았다. 아버지의 냄새가 느껴졌을 것이다. 아버지의 허리를 꼭 부여잡고 얼굴을 아버지의 등뒤에 대고 부볐던 기억도 새롭다
​​
​고등학교 시절에는 시내버스 타는 것 보다 자전거로 다니는 게 더 가까워  2년 동안 자전거로 통학을 하기도 했다.

아이들 어렸을 때 함께 한강을 자전거로 달렸던 기억도, 여의도 커플자전거도 새롭다.

나의 첫 자전거 타기는
그리운 아버지의 사랑이 그시절 자전거 바퀴 안에 추억처럼 지금도 머물고 있다.

자전거 타는 모습이 아름다웠던 영화.
말할수없는 비밀 (不能说的秘密 2007. 주걸륜.계륜미 주연)

또 다른 영화 "책 읽어주는 남자" 에서의 남녀주인공의 자전거 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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