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나누면서'에 해당되는 글 287건

  1. 2019.01.24 봄을 기다리다. 2
  2. 2018.11.15 증미역 근처 염창산
  3. 2018.10.23 언어에도 나이가 있고 색이 있다.
  4. 2018.09.08 세상에서 제일 강한 힘
  5. 2018.08.23 여수 고락산 (작은 동산이지만. 20040529)
지난 2000년 5월,  회사의 근무지 이동, 즉 여수 공장에서 서울 본사로 올라오면서 온 가족이 서울로 이사를 했다.  그동안 서울에 살면서 대부분 소규모 단지 아파트에  전세로 살다가 이제야 내 집으로 이사를 했다.  대단지의 아파트로 이사를 하니 주변의 아기자기한 맛은 사라졌다.
그래도 지은지 3년이 안된 아파트라 묵은 맛은 없어 대단지의 인위적인 삭막함 속에서도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라 여러모로 편리하다.

그런데 이사를 하면서 놓친게 있었나 보다. 이사 당일은 서울지역의  급작스런 한파로 영하11도에 체감온도는 영하18도였다. 이러한 강추위 속에서 이사를 하면서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했던 화분 속 인도네시아 고무 나무가 그만 얼었던 것이다.

이사한 다음날에야 화분의 위치를 새로이 옮기면서 얼어서 서서히 제빛을 잃어가는 잎들을 보게 되었다.  아침마다 얼었던 잎이 하나둘 떨어지더니 급기야 겉모습이 멀쩡해 보이던 잎까지 이미 동상에 걸렸던 것인지 결국 모두 떨어져버려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이사하면서 짐을 옮기는 우선 순위에 밀려서 이사 차량 위에서 마지막 까지 추위에 덜덜 떨다가 가장 늦게서야 집으로 들어왔는데 열대성 나무라 그만 그 강추위에 잎이 얼고만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 이 고무나무에 대해 유난히 애착이 많다. 얼마전 본 티스토리 (블러그)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 나무는 우리 집에서 최소한 십오육년을 우리와 함께한 거의 한가족과 같은 정이 든 나무다.

그래서 이사중이라 해도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해 얼게 만든 것과
혹시나 '이대로 죽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그런데 어제, 미안한 마음으로 나무를 이리저리 살피다가 죽은줄 알았던 나무의 줄기에서 살며시 내민 잎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단 반가웠다.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줄기에서 두어군데 새로이 새움이 눈을 튀우고 있었다.
아마 오래된 줄기에서 나오기에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울 새움(새잎순)이었다
다 떨어진 앙상한 줄기에 이파리없이 줄기에서 솟아났기에 제대로 된 잎으로 자랄려면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미안함과 안타까움은 그대로이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니 다행이다.

겨울이지만 마음만은 이미 봄이다.
그래야 빨리 자라 제모습으로 돌아올 것 같다.

새로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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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제가 사는 아파트 근처에 있는 야트마한 야산이 하나 있습니다. 평소 산책길로 한강이나 한강옆 둘레길을 이용하다가 언젠가 한번 들린 기억이 있는 증미산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알고 있는 산 이름인 증미산이 아니라 염창산이었습니다.

염창산....

강서구 염창동의 유래는 예전 소금을 모아둔 창고가 있어서 "염창"이라는 지명이 그대로 염창동이 되었다고 한다.

이 염창산은 해발 높이 약 55 M 높이로 산둘레를 도는 산책로외에 군데 군데 정상으로 향하는 샛길이 잘  정리되어 있다. 정상 근처의 무덤이 맘에 걸리기는 해도 정상(?)에는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무료로 보는 멀리 조망할 수 있는 망원경과 그네등이 있어 가벼운 운동과 함께 가족들 산책로 및 휴식처로 제격이다.

요즘 내가 운동겸 산책하는 곳이다.

처음에는 운동한다는 생각이 주였는데 이제는 운동이라기 보다는 걸으면서 기도도 하고 하느님이 내게 주시는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곳이다. 예수님의 겟세마네 동산보다는 모세의 호렙산이랄까? 그냥 내 느낌과 내 생각에 어울리는 상상이다.

둘레는 약 1km 에 적당한 높낮이 경사로 지금의 내게는 가장 적당한 산책길이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호칭

병원에서 진찰을 받을 때 부터 지금까지 내내 내 호칭은 "아버님"이다. 내 나이가 새파란데도 아버님이란 호칭으로 불리우니 그 때 마다 낯설고 마음에 거슬렸다.

그러나 한발짝만 뒤로 물러나 생각해 보면 그 간호사 분들의 연령대가 우리 아이들 또래이거나 좀 위였기는 하다. 벌써 내 나이가...

아마 환자 기본 정보에 내 생년월일이 있기에 나름 편하게 부른다는 걸 알면서도 낯설기는 여전하다.

예전 아버지 모시고 병원에 들리면 이버지에게 병원 관계자들이 "아버님" 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남아 벌써 내 나이가 그리되었나하고 놀래면서 웬지 거북스러웠다.

뭐 그렇다고  "환자님" 이나 "어르신" 하고 부르는 것보다는 나았지만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어색해지는데 어느 순간 병원에 들리면 이제 내 호칭은 "아버님"으로 통일이 되어버렸다. 나는 아직 젊은데 나이든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처럼 무심코 사용하는 언어에도 생명이 있고 느끼는 각각의 온도가 있다고 한다. 

예전에 글을 보면서 공감한 적이 있다.
물론 과학적 근거는 없어 보이는데
노래하는 대중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에 따라 그들의 삶이 그대로 반영된다고 한다. 우울한 노래를 부르면 그의 생이 우울한 그래서 비극적인 삶이 되고 긍정적이고 밝은 노래를 부르면 그의 삶 또한 그리된다고...
혹시 좋아하는 가수들을 떠올려보면 쉬 이해가 될 것이다.

이제 나는 언어에도 생명과 온도이외에 나이도 있다는 말을 더하고 싶다.
그렇다면 나부터라도 좀 더 젊고 상큼하면서도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하려고 한다. 그래야 그런 말을 듣는 상대방 뿐만 아니라 나도 그리될 것이기에...

얼마전까지 대산에서 서울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면 열에 아홉번은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가 밝았다.

좋은 일이 없는데도
나를 배려하는 목소리라는 걸 잘 안다.
그래도 그 밝은 목소리의 색깔이
나를 덧칠하고 밝은 색으로 물들이기에
기분은 좋다. 아니 좋아진다는 말이 더 맞다.

이제 언어에도 색이 있다는 말도 더해야할까 보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세상에서 제일 강한 힘은 뭘까?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겠지만
난 "꾸준함" 이라 단언한다.

얼마전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조금씩 원형을 찾아가는 뱃살을 보았다.
2주일 정도 운동한 효과인데
어느새 다시 게을러지는 내모습에
또 다시 익숙해진다.

바지를 입다가 바지의 허리가
느슨해짐에 스스로 대견해하다가
게을러진 내모습을 떠올리면서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꾸준함을 떠올린것이다.

다시 꾸준함을 회복하여
게을러진 나를 추스려야하겠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만 사년전까지 근무했던  여수(여천)의 외곽을 지키는

동산들이 있는데 작은 산임에도 산이름이 다 있다는게 신기했습니다.

앞산이나 뒷산 같은데

 

아들녀석은 꼬랑산이라 말합니다.
지난 석가탄신일에 딸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에서
아빠랑 함께 등반대회가 있었지요.

내심 전날 비가와서 안심을 햇는데
웬걸 오후부터 갑자기 맑아지는 하늘.
다음날 아침 열시까지 여천 공설운동장 집합.

간단한 체조와 함께 산행.

저는 산행을 좋아합니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크게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서로가 친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많이 부딪히는 사람도 알고보면 진지하게 나눈얘기가
한시간을 채 넘지않는 까닭입니다.
그런데 그 산행동안 (통상 둘이서 얘기를 나누게 되지요)
긴얘기를 나누고요 .
또하나 그 친밀함의 계기는
사람은 걸으면서는 거짓말할 수 없다는 것 아시죠.

또다른 하나는 겸손을 배운다는 것 입니다.

아뭏튼 그날 세시간을 함께 걸으면서 얘기도하고
간단한 게임도 하고

놀라운 사실 하나
우리 딸아이도  제2의 반항기였다는 사실...
아울러 .....

마지막에 보여준 X다리춤의 하일라이트...

두고 두고 화제였습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조계산 산행처럼
작년 말이엇나 ..후후
온가족산행이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 2000. 05. 15 >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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