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나누면서'에 해당되는 글 287건

  1. 2019.07.26 처형네 병문안 1
  2. 2019.07.18 지리산 반야봉...
  3. 2019.07.13 쑥부쟁이와 자장면
  4. 2019.07.10 성당 레지오마리에 주회합에서...
  5. 2019.07.07 녹차 한잔...

벌써 두번째 온가족이 출동하여 이곳 신촌 세브란스까지 병문안을 왔다.
멀리 광주에서 KTX를 타고 왔단다.
주말 비용도 만만찮을 것인데 ...

병상에 누워있는 나를 보자마자 처형이 눈물을 훔쳐 낸다
나도 저절로 눈물이 났다.
유난히 정이 많은 처형과 형님이다.
나이도 나와 동갑이기도 했지만...
처형은 언니로서 나도 안스럽기도 했겠지만 친동생인 아내가 더 안스러웠을 것이다.

평소에도 언니의 동생에 대한 내리사랑이
부러워질 정도다. 어쩌면 아내가 평생 갚아도 부족할 내리 사랑이다.  ㄱ 내리 사랑이 저절로 내게도 그대로 넘쳐 전해진다.
그 가식없는 진심앞에 감사하고 고마움에 늘 미안해지기까지  한다.

어찌되었든 그동안 마음고생에 몸고생이 많은 아내에게 많은 정신적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던 아내였고 더군다나 내게는 더욱 속마움을 감추고 안으로만 안으로만 삭였을 것이다. 그래도 같은 핏줄이자 같은 여자로써 때로는 눈물을 쏟아내면서 언니에게 신세를 하소연도 하고 앞날에 대한 두려움까지도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가능하면 아내에게 긴 시간을 보내고 오라했다. 처형에게 동생 많이 위로도 해달라고 부탁아닌 부탁을 했다.

오랫만에 아내의 얼굴이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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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아침 누군가의 카스토리에서 반야봉 사진을 보면서 한참 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여수에서 주말부부로 근무하던  어느 날
무작정 베낭둘쳐매고 나선 지리산 길.

그 날은 웬지 반야봉에 오르고 싶었다
 
지리산을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었던 곳이 반야봉이 아닐까 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지리산 8경의 하나이다)

능선 길 타고 지리산 종주길 나서면 반야봉 오르는걸 포기하고 냅다 앞으로만 달리는데 이는 산행중 백미 하나를 놓치는 것이라는 걸 그 날에야 알게 되었다.

마지막 질문같은 숙제를 낸다.

다시 반야봉에 오를 수 있을까?

가고 싶다.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잠시 두손을 모은다.

그 때 그 기분으로 ...

지리산 반야봉 사진이 여러장 있는걸로 기억하는데 찾을 수가 없다.
디카로 찍은 사진들은 이래서 결정적일 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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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아파트 화단에 이름모를 꽃들이 만발했다.
뭐라고 조그많게 이름표가 붙어있는 건 다년생 초목이다. 조경으로 심지않았지만 일년생 잡초들이 그래도 뿌리를 내리고 있고 때로는 꽃들을 피워내고 어엿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중에 요즘 꽃을 활짝 피우는게 쑥부쟁이이다. 조경수군락에서 살짝 고개를 들이밀면 잡초로 여겨 뽑아내지만 큰나무 밑에서 자라면 그냥 놔둔다. 

쑥부쟁이는 어렸을 때 부터 기억하는 잡초이다.

지금으로부터 46년전 국민(초등)학교 6학년 시절이다.
어느날 우리반 공동으로 식물도감 실제본을 만든다고 도서관에서 식물도감 책을 빌려다 교실에 비치한 후 개인별로 하나씩 선정하여 실제 식물을 뿌리채 온전하게 뽑아 건조시킨 후 비닐로 씌운 책자에 붙혀 식물도감을 만든 것이다.

식물도감이 어느 정도  완성되어갈 즈음 어느날, 수업이 끝난 후  담임선생님께서 반 간부들과 함께 직접 들로 나가서 식물 이름 하나하나를 알려주시고 색다른 식물을 함께 채취했었다. 그때 첫번째 설명이 길가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쑥부쟁이에 관한 것 이었다.

그날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중국집으로 데려가셔서 자장면을 사주셨다. 내게는 처음 맛본 신세계였다.

그 이후론 쑥부쟁이와 자장면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참고로 그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은 내 결혼식 주례 선생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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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작년말 해가 바뀌기 나흘전에 그동안 살고있던 등촌동에서 이곳 가재울로 이사를 했다.
그날은 섭씨 영하 13도 (체감온도 영하 17도)로 유난히 추운 한겨울 날씨였다. 이삿짐을 올리는 도중에 후순위로 밀려 밖에 세워둔 고무나무가 얼어 잎을 다 떨궈내더니 이제야 제법 잎사귀가 돋아나 볼만해졌다. 

이사와 함께 등촌1동 성당에서 이곳 가재울 성당으로 교적을 옮겼고 바로 연이어 레지오 마리에 "전교자의 모후" 쁘레시디움에 가입을 했다.

요즘 어디서나 겪는 현상이지만 (어느 종교나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이곳 성당 모임 역시 젊은 사람들은 드물고 나이드신 분들이 대부분 활동을 하고 계셨다
내가 가입한 '전교자의 모후' 역시 연세 지긋하신 분들로 구성되어 있어 나는 자연스레 막내 단원이 되었다. 가장 많이 연세드신 형제님은 나와 두번의 띠동갑이시니 살짝 과장하면 거의 아버지뻘 되신다. 모임의 평균 연령이 70대라 보아도 무방할듯 하다. 그러다보니 내 개인적 성격에 더하여 행동거지는 늘 조심스러워졌고 웬지 모를(?) 어려움으로 개인적 얘기를 나눌 기회는 많지 않았다.

특히 내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미처 말을 꺼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어쩌다 기회있어 두 분 형제님께 간략하게나마 살짝 설명할 기회가 있었지만 모임에서 공개한 게 아니기에 자연스레 알고서도 묻혀져 왔을게다.

지난 한달 동안에 두차례 스탠트 교체로 입원을 했다. 당연히 입원중이라 정기 주회합에 참석할 수 없었다.

두차례중 첫번째 입원시에는 그냥 개인일로 쁘레시디움 주회합에 참석이 어렵다고 핑게를 댔다.

그런데 두번째 입원시에는 병원에 입원해서 주회합에 참석이 어렵다고 숨기지않고 사실대로 카톡으로 알렸다. 이로 인해 다음날 병문안을 오겠다는 단장님 전갈에 연로하신 형제님들께 도리어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부담스러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었다. 다행히 예정대로 다음날 퇴원이 결정되어 이를 핑게삼아 병문안을 정중히 사양했다. 이 와중에 내가 입원한 병동이 암병원이라는게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되었다.

어제 주회합을 마친 후 모임의 단장님이 내 건강상태에 대해서 단원들에게 알려주면 함께 기도하는데 도움이 되겠다고 권했다.

잠시 망설여졌다.

조금 과장해서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의 형제님들께 말씀드리기에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먼저 와닿았기 때문이다.  사실대로 그러나 간략히 내 상황을 설명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대강 눈치는 채시고 계셨지만  "담낭암이고,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직접적인 내 설명에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나 역시 그랬을 것이니까...

내 설명이 끝나자 단장님 주관으로 나의 건강을 위한 주모경을 레지오 단원 모두 한마음으로 함께 바쳤다.

 기도하는 중에 나도 모르게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요즘들어 갈수록 사소한 일이나 생각 하나에도 눈시울을 자주 붉히게 된다.

이로 인해 감정을 추스느라 감사하다는 말도 하지 못했다.

회합을 마치고 성당을 나서면서 헤어지기 전에 형제님께서 희망을 갖고 기도하면 충분히 이겨낼수 있다면서 절대 희망을 버리면 안된다고 위로, 아니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다. 

집으로 오는 길에 그동안 나를 위해 생미사(살아있는 사람을 위해 미사시간에 기도하는 것)를 드렸던 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내게는 감사할 일,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빚만 지고 있지는 않는지... 

늘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다.

서양화가 박영규作 [십자가 고상]

[주모경]
천주교에서, 주의 기도와 성모송(聖母誦)을 아울러 이르는 말.
 주모(主母)란 주님과 어머니 마리아를 의미한다. 따라서 주모경이란 주님께 드리는 기도와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로 ‘주님의 기도’ 와 ‘성모송’을 합하여 하는 기도이다.

* 주님의 기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 성모송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도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레지오마리애]
레지오 마리애는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단체의 하나로  단원들의 충성, 덕행, 용맹을 요구하기 때문에 고대 로마 군단을 본 딴 군대의 형태로 조직되었으며, 각 단위체의 명칭도 이로부터 유래한다. 즉 레지오 마리애라는 말은 ‘성모 마리아의 군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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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지난 5월말 스탠트를 교체했다.

그 이후 한달만에 재교체의 아픔을 거치면서 내 스스로 느끼기에도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저하되었다.
입원에 따른 기본 체중저하도 그렇고 퇴원해서도 2주 이상 고열에 시달리면서 자연스레 식욕도 감퇴되고 바깥운동(산책)도 언감생심이었다.

그러다보니 움직이기보다는 침대에 눕는게 더 자연스럽게 일상화되었다

다행히 지난 주 부터 고열이 사라지면서 가까운 궁동산 둘레길도 걷게되고, 식욕도 조금씩 나아졌다.
즐겨 사용중인 운동 어플 "트랭글"을 통해서 지난 한달동안의 걷기(만보기와 걷기기록)의 통계를 살펴보았다.
저지난주부터 가까운 궁동산 산책이 이루어졌고 집근처 걷기가 제법 예전 거리를 회복해 왔지만 속도는 평소의 절반 수준을 약간 웃돌았다  다행히도 이번주 수요일부터는 걷는 속도가 예전 스피드까지 근접해진걸 숫자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가라앉았던 목소리도 어제부터 서서히 본디 목소리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주 산책길에 직장동료이자 후배가 아픈 이후로 처음 전화를 걸어왔다  통화도중에 평소 목소리가 아닌 감겨있는 내 목소리를 알아채곤 당황스러워 했다  몸이 안좋은데 괜히 전화한것 아니냐고 되물으면서 난처해했었다.
난 오랫만의 통화에 반가웠는데,
몸이 안좋아진 것 아니냐면서 ...

어찌되었든 이러한 조그마한 변화에 난 감사하다.

그 동안 따스한 차 한잔 마시고 싶었음에도 주저주저 해왔다.

내심 '따스한 차 한잔쯤 마시면 어떠랴'했음에도 혹시나 이로인해 고열을 불러올수도 있겠다싶어 망설임끝에 우려내질 못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한달하고도 반만에 차를 우렸다.

비록 햇차는 아니지만 맛이 있다.
차 내음에 차향이 그윽하고 향기롭다.
마음까지도 따스해지면서 향기로워진다.

역시 차는 우려야 제맛이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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