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목표를 가진다는 건 늘 사람을 새롭게 만든다.  그 목표가 비록 작고 소소한일지라도.

드디어 복직하기로 결정을 했다.

비록 항암중이지만 지난 일년동안의 긴 병가를 마치고 회사에 복직하기로 내린 결정이다. 암을 완치하고 복직하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시간이 날라가는 화살처럼 빠르다더니 틀린 말이 아니다. 회사에 병가를 낸지 어느새 일년이 다 되었으니

내가 다니는 회사는 업무외 질병 병가는 최장 1년으로 그 일년이 지나기전 복직절차를  밟지않으면 자동 퇴사가 이뤄진다.  복직의 전제조건은 근무에 지장이 없다는 상급병원의 진단서(담당의의 소견 포함)가 필요하다. 그리고 산업보건의의 "업무적합성 평가"를 별도진행하여 복직엽 가 최종 결정된다.

최근들어  이 문제로 고민을 많이했다.

 "복직이냐 퇴직이냐."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비록 상대적인 장단점이 있다. 엊그제까지도 퇴직의 추무게가 복직의 추보다 훨씬 무거웠다. 굳이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숫자로 표시한다면  퇴직의 비중이 95%좌우를 넘나들고 있었다. 

( 아내도 최근 내 몸상태가 염려되어 먼저 그리하자고 했었다. 이는 금번 입원치료를 시작할 때도 변함없었다)

엊그제 저녁 식사 후 묵상중에 갑자기 복직의 추가 무거워지더니 금새 역전되어 정반대가 되었다.

묵상중에  현재 나는 수술이 불가한 상태로 항암치료로 생명을 연장하는 일종의 연명치료이다.  항암제가 효과가 있으면 또 다시 수술도 고려하겠지만...

 일종의 연명치료라는 의미는 내 몸속에 공존하는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완치가 목표가 아니고 달래가면서 될수 있는 한 오랫동안 생존하는 것으로 암과 공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항암치료는 3주 주기로 진행되는데 항암주사를 맞는 하루만 병원 외래진료이고. 나머지 20일은 집에서 보내게 된다. 실제 톼원 후에는 당연히 집에서 보내다보니 무기력하게  누워있게되어 활력이 떨어지고 때로는 마음까지 약해지는 일종의 우울증 증상으로 악순환 되어진다. 

이럴바에는 차라리 사회생활(회사근무)을 하므로써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는게 도리어 활력소가 될듯하다. (즉 복직해서 사회생활을 해야 우울해지고 약해진 내 마음이 다시 되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조; 위 3주 중 2주는 경구용항앙제를 먹고 일주일은 순수 회복기를 거친다.)

복직시 주위사람들에게 민폐가 되어서는 안되고,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여 응급실에 가지않아야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수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또다른 목표는 체중 회복이다

최근들어 눈에 뛸 정도로 체중이 많이 빠졌다

6월 말 부터 병원을 들락거리는 횟수와 기간에 따라 아이들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둣 쭉쭉 빠졌다.

특히 고열에 시달리다보니 자연스레 식욕도 저하되고

병원에 입원하면 첫날부터기본 4~5일은 금식하게되고 항생제에 해열제 ... 등으로  병원식사 특성상 식사량이 줄면서 누워있는 시간은 늘고 운동은 부족하니 근육이 줄어들면서 체중은 급속도로 저하되는 것이다.

체중변화를 살펴보면,
작년 9월 첫입원시 68키로에서 한달반 만에 퇴원하니  60키로로 줄었다. 한달새 7~9키로가 감소된 것이다.  다행히 퇴원 후 항암치료중에도 열심히 노력했더니 한달여만에  64키로로 회복되었다. 사람들이 딱 보기 좋다고 했다

올해 7월 고열의 원인인 스탠트 교체등 두어번 반복된 입톼원 ... 
체중계는 어느새 59 키로를 나타내고 있었다.  회복할 시간도 없이 8월에도 7월과 유사한 입퇴원이 반복되더니 체중계 LED는 야속하게도 55 키로 언저리에서 환하게 빛나고 있다.

55키로 ....
물론 과거 내 기억에도 있다.
일주일에 두세번 밤을 새던 대학원 3학기 시절에 보여준그 시절로 되돌이된듯 하다. (그시절엔 그래도 하루 네끼를 먹었다.)

(조국 딸 논문 1저자 사건을 보면서 분노하는 젊은이들이 이해된다. 이를 변호하는 이들을 내 경험상 어찌 좋게 볼 수 있겠는가?)

일차목표를 60키로로 잡고 이를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지속되는 항암치료로 식욕도 저하되고 운동감도 현저히 떨어진 상태지만 반드시 이를 달성해야하는 이차적 목표이다.

물론 최종 목표는 64키로이지만.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작년 생일날 입원하여 곧바로 암환자가 되었다
올해는 생일 하루전 고열로 응급실에서 일반 병실이 없어 응급단기병동에 있다.

어제 모친께서 생일 축하 전화를 하셨다.
혹시나 내일 내 생일날 오전에 놓칠까봐 하루전 전화를 주신 것이다.

59년 동안 한차례도 빼지않고 같이 살 때는 조촐한 생일상에 분가 후에는 늘 전화를 넣어주셨다. 생알을 맞이한 사람이 낳아주신 어머니께 감사인사를 하는게 도리라는 글을 읽은 후, 아주 간혹 내가 모친께 고맙다고 따로 인사를 드리기도 했지만 그건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이다.

그날은 다행히 어디냐고 묻지 않으셨다.
나도 병원이라고 굳이 말씀드리지 않았다.
혹여 말씀드리면 당신 마음을 더 아프게 하실까 봐서...

7월부터 반복된 일상 하나가 생겼다.
주말에 입원해서 2주를 병원에서 보낸 후 퇴원을 한다.
그리곤 어김없이 퇴원한 그주말에 고열로 응급실행. 그리고 위의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긴 여정의 끝이 보이는듯인 하다.

그동안 암환자이면서도 아닌척 보내고 있었다. 몸은 환자지만 마음은 환자가 아니었다. 변함없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었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환자아닌 일반인보다 더 생생했다.  그러다가 언젠가 부터 응급실행이 많아지면서 그 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더하여 먹는 알약의 종류와 갯수가 하나씩 계속 더해지고 있다.

이제서야 내가 암환자라는 걸 실감한다.

나도 모르게 그동안 암환자라는 걸 전혀 못 느끼던 마음까지 스스로 암환자라는 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이미 물들여진 색을 지워내려면 상당한 노력이 생각이상으로 필요할게다.

병실에서 내려다 본 연세대 신촌캠퍼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1차 : 18년09월 ~
           젬시타빈(일명젬자) + 시스플라틴
         18회 (9 사이클. 1주  2주  1주휴지)

2차 :  19.06~.
          임상2차 실험약(M7824. Merk社)
         3회 진행 (2주 주기. 효과 없어 중단)

3차 :  19.08~
           시스플라틴 + 젤로다 (비급여가 아니고 급여이지만  전액 본인부담이네요.)
         (3주 주기 , 시스플라틴 주사 후.  젤로다 알약으로 아침저녁 2차례 2주 복용. 휴지기1주)
젤로다 또는 젬자 단독일 경우 급여이지만 동시 투여시는 전액본인 부담 급여이지만 별로 부담주는 금액은 아니였습니다. (금일. 9.17 확인)

일차 항암제 내성으로 이차 2차임상을 기대수준 높여 시작했으나 부작용은 없음에도 효과 없어 중단하고 삼차 항암은 이상 고열로 미루다가 어제 처음 시작했다.

시스플라틴은 일차에서 경험했는데 젤로다는 알약으로 2주 동안 매일 아침저녁으로 2주 동안 복용하고 1주 동안 감소된 백혈구 수치 회복을 위해 거친다.

알약으로 먹는 항암제는 처음이다.

6월말에 2주에 3일정도 병원에 입원하다가 7월에는  1주 집에서 2주는 병원에서 보낸다. 혹서기에 편히 쉬라는 하느님의 은혜로 여기지만 입원 반복되는 금식에 몸무게가 저절로 빠지니 이는 하느님이 내게 주신 과제가 된다.

이번에 위 팽창의 영향과 십이지장 부위 관 줄어들어 메탈 스탠트 삽입. .. 이건 식사시 지속적인 주의와 관리가 필요.

헤모글로빈 저하로 혈액 2번 보충함.
예전에 헌혈을 많이했기에 저축해 놓은 것 찾은거라고 아내가 위로 아닌 위로를 한다 

항암 주사 후 이제 일주일이 지났다.
젤로다는 1,650 mg 으로 큰알약 500mg 3개에 작은 알약 150 mg 하나다.

젤로다는 부작용으로 설사를 동반한다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구내염 발생가능성이 높으므로 가글에 신경을 써야한단다 ( 탄튬. 중탄산소다액)

그런데 내게는 반대로 5일정도 변비 현상이 있었다. (이후에도 ....)  평소처럼 듀파락이지를 하루2회 복용하다가 중단했는데  변비로 하루 두차례로 닷새동안 복용했다. 정상회복같아 하루 한차례로 줄일 계획이었는데 다시 일3회로 늘였다.
내게 있어 항암주사 후 사흘째가 역시 힘들다

퇴원하면서 3주 동안 복용할 약을 한보따리 받았다.

항암제 : 젤로다. 2주일분. 아침저녁 2회
항생제 : 일주일분. 아침저녁 알약2개
소화제 : 3주일분. 아침 알약 1개
위보호제 : 알마겔 3주일분 . 일 3회 액상
간기능 :  우루사+ 고덱스  3주일분 일3회

관찰사항.
D+1 정상
딸꾹질 ... 예전 처럼 10여분 지속으로 두세차례 반복... 옆 환자 보호자분이 홧팩 사용하면 효과있다고 해서 사용. 효과있음
변비.... 예전과 동일 단 기간이 길어진
얼굴 홍조... 첫날 발생 이후 정상

D+2 정상
변비 지속.
기력 ... 오후들어 다소 처짐

D+3 기력 감소
변비 지속
기력...  아침 기상 후 급작스레 떨어짐

D+4  정상
변비... 다소 호전 기미 보임
기력... 회복을 느낌.

퇴원 후 조금 걸었더니 발가락에 물집 잡힘...젤로다의 부작용중 하나인 수족증후군이란다.
.....

서대문구 가재울 도서관 건립예정지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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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아내는 등촌1동성당에서 시니어대학 선생님 봉사를 했다.
그 때 같이 봉사를 하시던 선생님 중 작가분이 계셨는데 아내가 성당을 옮겼음에도 친분과 교제를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다.

내 병문안 위로도 몇차례 와 주셨다.
이번에는 파티마에 다녀오시는 중에 특별히 내 치유를 위해 파티마 성수도 선물로 준비해 주셨고 매번 병문안 오실 때마다 책을 선물로 주셨다.

이번에는 정호승 시인의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라는  동시집을 선물로 주셨다.
그리고 격려의 글귀도 잊지않으셨다

동시집 표지.(편의상 주요부위만 옮겼다)

표지 안의 격려와 기도 글귀.

 인상적인 내피의 글귀.

첫번째 동시를 옮겨 본다.


무지개떡

엄마가 사오신 무지개떡을 먹었다
떡은 먹고 무지개는 남겨놓았다.
북한산에 무지개가 걸리었다


아버지

겨울이다
눈이 내린다
김장독 대신
언 땅에
아버지를 묻었다
좀처럼
눈이
그치질 않는다.


사  랑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달은 지구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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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병원은 기독교 계열병원으로 원목실이 별도로 있는 병원이다.

그러나 주일 오후에는 카톨릭 미사도 진행된다. 담당 수녀님이 계셔서 일주일에 세번 병원의 환자중 카톨릭신자들의 병문안을 다니며 위로와 격려 그리고 기도를 해주신다.
만일 신자들이 원하면 봉성체도 해주신다. 나도 두번 정도 봉성체를 요청하여 성체를 받아 모셨다.

수녀님이 말씀하셨다.

서른이 채 안된 젊은 처자가 먹지를 못하고 여명은 석달 남았단다.


수녀님이 그녀에게 물었다.

"지금 가장하고 싶은게 뭔가?"

"차가운 물 한잔 마시고 싶어요"

이보다 더 순수한 소망이자 간절함이 있을까?

수녀님도 감동이었지만
나도 감동이었다.

우리가 평소 일상적으로 마시던 물한잔이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간절함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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