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9.11.16 친구들과 만남... 2
  2. 2019.11.16 활짝 핀 얼굴
  3. 2019.11.14 만남
  4. 2019.08.14 보고싶은 사람들
  5. 2019.07.05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오래전 약속이었다.

정기적으로 만나 함께 운동을 하는 대학동기들이 있다. 대학교 1학년 때 그룹스터디를 하던 멤버들이었고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함께 같은 과를 선택했다.
대학시절 서로 사는 길과 지향점은 달랐어도 늘 함께 했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그 인연은 그대로 이어졌다 .

어제가 그 운동날이었다.
운동약속 전날 골프장을 예약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일 비도 오고 추워지는 날씨에 항암중인 내가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라고...
운동 마치는 후 점심때 함께 보자고 했다.

그 배려하는 속깊은 마음에 나도 혼쾌히 그러자고 했다.

사실 운동하는 것에 대해 내심 걱정이 되었던 아내에게 이 소식을 전하고 일정을 수정하기로 했고 조금 일찍 나서자고 했다.

아침에 대산 날씨는 빗살이 제법 강해서 운동할 친구들이 걱정되었다.

일찍 길을 나서 전화해보니 비가와서 운동을 취소했단다. 조금 일찍나서길 잘했다.

친구집 근처의 융건릉으로 오라는 전갈로  융건릉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친구들이 있는 커피숍에서 녀석들을 만났다. 두녀석은 근 일년이 넘었으니 정말 오랫만이다.
함께 차를 마시면서 이런얘기 저런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다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착한밥상"이라는 한식집이다.  TV프로 제목과 같고 상호 글씨체도 똑 같다.
기본차림은 인당 만원이다.
고기를 추가했다.
반찬은 12첩반상으로 깔끔하다.
다만 국이 밋밋했다. 광주 무등극장옆 김밥집 시레기국이 생각났다. 노부부가 운영했는데 김밥보다도 그 국맛에 손님들이 바글바글했다.
그맛을 그집외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다.

나나 아내 그리고 수원친구는 반찬을 거의 비웠는데 멀리 광주서 올라온 두녀석의 반찬은 줄어들지가 않았다. 추가로 시킨 고기위주로 먹은듯하다.
전라도 밥상에 익숙한 두녀석은 맛이 없단다. 친구나 우리 부부는 어느새  맛없는 서울 음식에도 이제는 적응이 되었는데 어제까지 남도음식맛에 묻혀사는 두녀석 입맛에는 한수준 떨어질 것이니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느낀 나의 경험상,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식사를 마친 후  융건릉을 돌아보기로 했다. 융건릉은 융릉과 건릉을 합친 말로 사도세자/장조와 정조의 능이 있는 곳이다. 두능을 돌아보며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해 묻고 답을 한다. 역사는 돌고돌아 아직도 우리 곁에서 여전히  숨쉬고 있다. 사도세자의 능의 주변 잘 관리된 잔디를 보면서 골프의 어프로치를 생각한 나는 내심 불경스러웠지만 취소된 운동의 아쉬움으로 물든 내마음를 말없이 누워계신 한많은 그분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산책로를 걸으며 우리들을 감싸는   소나무의 솔향과 상수리나무 아래 낙엽길에 옛친구들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니 이런 꽃길이 따로 없다. 더군다나 오랫만에 아내와 함께 걷는 호젓함은 최근의 나에게는 정말 호삿길이었고, 서울 집 근처 안산 길도 충분히 걸을 수 있겠다는 생각만으로도 벌써 또다른 휠링으로 즐거워진다.

그리고 수원의 유명한 빵집(삐에스 몽테 제빵소)에 들러 빵을 고르니 친구녀석이 우리들에게 선물로 사준단다.  이 빵을 보면서 환히 핀 얼굴로 즐거워 할 딸아이 얼굴이 떠올랐다. (요즘 병간호로 힘들어 할 아내의 일감을 덜어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둔감한 내 눈에도 보일 정도로 그 마음이 예쁘다)

이렇게 친구들과의 짧지만 즐거운 만남이 또다른 만남을 기약하면서 해어졌다.

멀리로 무리진 새떼가 맑은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이즈음 생각 나는 나태주 시인의 시이다.

살아갈 이유
                     나태주

너를 생각하면 화들짝
잠에서 깨어난다
힘이 솟는다 
 
너를 생각하면 세상 살
용기가 생기고
하늘이 더욱 파랗게 보인다 
 
너의 얼굴을 떠올리면
나의 가슴은 따뜻해지고
너의 목소리 떠올리면
나의 가슴은 즐거워진다 
 
그래, 눈 한 번 질끈 감고
하나님께 죄 한 번 짓자!
이것이 이 봄에 또 살아갈 이유다   
 
 
사는 법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바람 부는 날 
 
너는 내가 보고 싶지도 않니?
구름 위에 적는다 
 
나는 너무 네가 보고 싶단다
바람 위에 띄운다 
 
 
 
이 가을에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11월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바람에게 묻는다 
 
바람에게 묻는다
지금 그곳에는 여전히
꽃이 피었던가 달이 떴던가 
 
바람에게 듣는다
내 그리운 사람 못 잊을 사람
아직도 나를 기다려
그곳에서 서성이고 있던가 
 
내게 불러줬던 노래
아직도 혼자 부르며
울고 있던가. 
 
 
 
부탁 
 
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말아라
사랑아 
 
모습 보이는 곳까지만
목소리 들리는 곳까지만 가거라 
 
돌아오는 길 잊을까 걱정이다
사랑아. 
 
 
 
꽃잎 
 
활짝 핀 꽃나무 아래서
우리는 만나서 웃었다 
 
눈이 꽃잎이었고
이마가 꽃잎이었고
입술이 꽃잎이었다 
 
우리는 술을 마셨다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사진을 찍고
그날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돌아와 사진을 빼보니
꽃잎만 찍혀 있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2019. 11. 16. 09:10 가족과 함께

활짝 핀 얼굴


2주만에 서울집에 먼길을 돌아 집에 왔습니다.
수원에 들려 대학동기들을 근 1년만에 만나 차와 식사 그리고 융건릉(사도세자/장조와 정조의 능)길을 산책삼아 친구들과 옛얘기 꽃을 피우며 걸었습니다.  소나무의 솔향과 상수리나무 낙엽길에 옛친구들과 함께 걸으니 이런 꽃길이 따로 없습니다. 더군다나 아내와 함께 걷는 호젓함은 최근의 나에게는 정말 호삿길이었습니다.

차한잔 더하자는 걸 사양하는 길에 수원에서 유명한 빵집 "삐에스 몽테 제빵소"에 들려 안내한 친구가 빵도 선물로 사줍니다. 인스타 딸아이가 좋아할듯 합니다.

그리곤 용인의 천주교 묘역을 들려 부부형 납골당을 둘러봅니다.  좋은 자리는 이미 다 분양되어 남은곳의 위치가 마땅치 않지만 그나마도 감사하며 한곳을 예약 합니다 

돌아오는 길은 금요일 저녁이라 두시간 못되는 거리를 근 네시간 걸려 집에 옵니다.

이제야 본론입니다.
현관문을 열자 딸아이가 환한 밝은 미소와 함께 반갑게 맞이합니다. 나도 웃어주며 반가움을표했는데 아침에 생각해보니 피곤한 몸과 야간 추위를 타는 몸기운에 안아주지 못한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요즘들어 서울집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딸아이가 집안챙기랴, 오빠 챙기랴,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의 병간호만으로도  힘든 엄마룰 조금이라도 걱정 안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들 하나 하나가 눈에 보입니다. 

딸아이 깨면 꼭 안아주렵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2019. 11. 14. 19:15 차한잔 나누면서

만남


어제 점심 시간에 사무실 동료들과 사외에서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서산팔경의 하나라는 황금산 입구에는 식당들이 많다. 서울사람들이 주말에 가볍게 등산을 하고 식사를 하면서 황금산 입구 아니면 가까운 삼길포에서 바닷가  풍취를 즐기면서 회나 해물수제비. 우럭메운탕.가리비 등을 즐겨먹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말에는 주차장은 말할것도 없이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이다.

우리는 우럭매운탕을 시켰다
얼마전에 우럭매운탕을 시켰는데 맛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맛있게 먹는걸 눈여겨보았다가 나를 배려하여 다시 온듯하다.

거의 식사를 마쳐갈즈음에
문득 앞에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는  사람을 보니 과거 함께 공장에서 근무했던 잘 아는 형님이었다. 그분도 나와 눈이 마주치자 깜짝 놀랜다. 같이 근무하던 시절에 유난히 나를 친동생처럼 챙겨주시던 형님이었다. 그분이 먼저 회사를 그만두고 나도 중국에서 대산으로 근무지를 옮겨다녔으니 근 10년 만이다

반갑게 껴안고 나서 내 얼굴을 보더니 왜 이리 말랐냐고 묻기에 사실대로 말씀을 드렸다. 내 말을 듣자마자 안타까운 표정으로 나를 다시 빤히 살펴본다

우리 일행이 식사를 마쳐갈 즈음이라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두달에 한번 정도 이곳 대산에 오기에 그때 보기로 한 것이다.

누군가를 오랫만에 만난다는 것.
그것도 서로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보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이래서 평소 생활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이젠 서로 얼굴 볼일이 없을거라고 함부로 대했다가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줄을 모르기에 인생사 조심해야하는 것이다.
가볍게 카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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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누군가를 보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입원하여 계속되는 금식으로 기력감소 더 나아가 생각조차 완전히 절망으로 떨어졌을까?

두 사람이 보고싶어졌다.
그동안 기력이 회복되면 내려가서 만나야지 했는데 내려갈 자신이 없어졌다.

아내에게 말했다.
두 사람 이름을 말하며 뜻을 전해달라 했다.

아내가 전화를 넣었다.
고등학교 친구와 차모임 형님이었다.
전화를 넣고서 괜한 폐가 된것같은 마음도 한켠에 셋방살이 죄인처럼 있었다.

어제 그 분들이 한달음에 달려왔다.

멀리 여수에서 형님께서 형수님과 함께.
보자마자 껴앉고 한참을 서럽게 울었다.
그냥 눈물이 났다.
그냥 보고 싶었다고 했다.
얘기를 나누는 내내 여전했다.

아내와 식사를 하러간 사이에
바로 밑 여동생과 친구가 왔다.
다행히 눈물샘이 바닥에 가까웠는지 조금은 덜했다. 이 친구는 중학교 시절부터 서로의 방을 마치 자신의 방처럼 여기며 그렇게 살을 부딪히며 서로 뒹굴며 살았던 친구다.

두 사람 모두 내게는 말이 필요없다.
그냥 보기만 해도 마음이 통한다.

두사람에게는 나의 투병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에 나의 여윈 모습에 깜짝 놀랜다.
여동생도 내 여윈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훔치더라고 아내가 뒷소식을 전해준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나니 의욕이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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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아프지 않고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 
배고픈 우체통이 온종일 입 벌리고 빨갛게 서 있는 날 
길에 나가 벌 받는 사람처럼 그대를 기다리네 
 
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까닭없이 자꾸자꾸 눈물만 흐르는 밤 
길에 서서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네 
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개인생각]
시같기도 하고 에세이같기도 하다.
김재진 시인의 잠언집인데 시 형식이다
난 그냥 시로 읽기로 한다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하는 물음을 내게로 되물어 본다. 남들보다는 분명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슬프지만 인정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 되물음은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누구나 똑 같은 생각 속에 빠져들게다
누군가는 가족을, 누군가는 친구를,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누군가는 과거 마음속 미움과 원망과 분노로 얼룩진 상처와 상처를 준 누군가를 떠올릴 것이다. 잊은줄알았는데 여전히 생채기로 남은 누군가를...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젠 사랑하는 사람만 떠 올리기로 하자.

이제 제한된 삶을 앞두고서 스스로 되물어보니 더 간절해진다. 다행히도  그동안 내 마음속 얼룩진 상처를 남겼던 사람들을 다 이해하고 용서한지 오래다. 이건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어찌보면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번은 만나면 얼싸안고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쩔줄 몰라할 사람,  손을 맞잡고 차한잔 나누어야 할 사람들은 많은데 아마도 다 볼 수 없을 것 같다.
아니 없을것 같다가 아니라 볼 수 없다.
내가 용서를 빌어야할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더 슬프다.
이런 생각만 해도 그냥 눈물이 난다.

 그래도 이 글을 통해서나마 그들을 기억하며,

 누군가를 가슴 깊이 사랑할 날이, 소중한 이들과 행복하게 살아갈 날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를 생각해보는 사색의 시간을 선물로 전해주고 싶다.

[책소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시인의 잠언집. 시구 형식을 앞세운 뒤 저자의 단상을 풀어놓는 방식의 에세이들을 모아 펴냈다.
"우리는 밤마다 죽고 아침마다 다시 태어난다."
"누구는 인생을 소풍에 비유했고, 누구는 인생을 꿈이라 했다. 소풍이건 꿈이건 아니면 또 다른 그 무엇이건, 이별의 경험 다 한 뒤 돌아갈 때 나는 무슨 기억을 안고 떠나갈까?"
160여편의 글들을 따라 읽는 것은 채움이 아닌 비움을 목적으로 한다. 비워야 또 채울 수 있다고 저자는 속삭이듯 말한다.

저자소개는 인터넷을 통해서 접했으면 한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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