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은 단순히 멋진 말과 좋은 문장을 찾는게 아니다. 그들은 사물, 이미지,  경험들이 자신들에게 들려주는 내밀한 목소리에 언제나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그것들을 옮겨 적을 뿐이다. 물론 그것들은 쉽사리 겉으로 드러나지않지만 그 내밀한 것들을 밖으로 끄집어 내는 일이 바로 글쓰기이다. 힘든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글쓰기에는 다른 무엇과 대체할 수없는 불가사의한 매혹과 행복이 있다. 그 글이 흡족할 때 작가들은 행복감을 느낀다.  이 '고통의 황홀경'을 한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그것을 잊을수 없다.  그래서 글쓰기의 고통 속으로 자신을 계속 밀어 넣는다.

그  열락을 다시 맛보기 위해서... ... .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중에서. 장석주)

엊그제 아들 녀석과 잠시 함께 길을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사내들이란 함께 있어도 가슴 속에 묻어둔 이야기나  생각들을 드러내어 나누는데 그리 익숙치 않습니다. 그렇게 자라왔고 유전적으로 그렇다고 하니 이런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도 실망스럽지도 않습니다. 애초에 아예 기대하지않으니...

난 은행에 볼일 보러,
아들은 알바하러 가는 길에

목적지가 다르지만 간만에 녀석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좀 돌아가는 길이지만 함께 걸었다.

녀석도 나의 의도를 알아 채었는지
이런 저런 얘기를 내게 주섬주섬 풀어놓습니다.

그중에 관심의 차이...

아들은 미술.더 좁게보면 조형(익숙한 말로는 조각)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원하는 걸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어 자연스레 구 얘기가 화제에 오릅니다. 그러면서 요즘은 집 근처로 알바하러 가는중에도 도로나 풍경 심지어는 보도블럭까지 다시보인다고 합니다. 예전엔 무관심했고 보더라도 대충보이던게 하나하나 아론에 입각한 관점에서 보이기 시작한다는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여주었습니다.

관심의 차이를 잘 알기에.

요즘 내 관심은 무엇일까?
잘 알면서도 스스로 되물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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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지난 주말에 아내랑 함께 시제를 모시러 광주를 다녀왔다. 

시제를 먼저 모시러 들린 선영에서
외갓집 친척 어르신들을 만났다.
시제 시기가 거의 일정하고 근처에 함께 선산이 있어서 간혹 만나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근 십여년만에 만나도 낯설지 않고 전라도말로 이물어운게 친척이다.
많이 늙으신 막내 외할머니도 뵙고
시제후 형님댁에 들려서 삼겹살을 마당에서구워먹기도했다.

그 곳은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너무 어려서 광주로 나왔기에 그곳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가깝다고 느끼는 곳이다.
 아버지 살아계셨을 때 매 명절 때 마다 어른들께 인사드리러 다녔기에  내 기억 속의 그 곳은 들릴 때 마다 아버지로해서 늘 새로워진다.

병원에들려 편찮으신 담양어머니도 뵈었다. 뵐 때마다 늘 짠하고 애닯아지는 마움에 한켠에 선 아내를 더 살피게 되고 위로의 말을 전할 때 마다 말은 늘상 씩씩한듯 말하지만 부모라는 게 특히 딸에게 어머니라는 존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상이기에 ...
 
이제 오늘의 주제를 이야기 해야겠다.
시제 후 고기를 구워먹고 길을 나서기 전에 사촌형이 말한다.

"차 바꿀 때가 되었네"

무슨말인가 했더니 내 차량 번호판의 색깔이 녹색이라면서 녹색번호판은 오래된 차를 의미한단다.

신기하게도 그말을 듣고부터 지나가는 차를 보면 그 동안 눈에 들어오지 않던 다른 차들의 번호판 색깔이 먼저 들어왔다.

대부분 하얀색 번호판이었고
녹색은 가뭄에 콩나듯 드물었다.

어제는 학교 후배가 이곳 까지 찾아와 함께 점심식사를 했는데 그 친구도 녹색번호판이라며 같은 말을 하는것 이었다.

나는 별로 차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지인들의 차량 종류에서 부터 차량 번호도 잘 못 외워 간혹 난감해 할 경우도 있다.
그런데 요즘 나도 모르게 차량 번호판.(번호가 아니라 단지 번호판 색깔이지만)에 관심이 가는걸 보면  생각의 중심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언젠가부터 엄밀히 말하면 큰 아이가 예고로 진학한 이후 미술전시회에 관심이 가고 신문이나 잡지에서 미술가의 근황이나 얘기들이 보이면 눈이 번쩍 뜨이고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한번 더 눈길이 간다.

관심이 있는 곳에 마음이 가는  이러한 심리를 잘 이용하면 좋은 습관과 그에 상응하는 열매도 얻지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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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옛글 보면 늘 새롭습니다.

 

관심의 차이라는 글을 보다가 훨씨 전의 글을 대하면서 다음 블러그 글을 이곳으로 잠시 옮겨 옵니다. 당연히 오타도 수정하지요.

 

「옮기는 옛글」

 

이번 주에는 월요일 회사 행사로 서울 본가에 머물렀습니다.

머물렀다기 보다는 스쳐지나는 정도 였지만 나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토요일 점심을 먹고서 길을 나서서

광주 모병원에 계시는 장모님과 처형을 병문안하였습니다.

 

건강하다는 것은 이미 행복의 하나는 갖춘 셈아라고 늘 생각해오고 있습니다.

그것도 가장 큰 행복의 하나를...장모님은 당뇨가 심한데다가  저혈당증으로처형은 희귀병의 하나인 근육무기력증으로 힘들어합니다.

근육 무기력증은 근육의 힘이 없어서 좀 무겁다 싶은 것 무엇 하나 들수도 없는 정말 희귀병입니다.작년 이맘 때 쯤에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일년이 지나자 다시 수술전 상태로 되돌아 간것입니다. 여러가지 처치 중에 마지막 처치는 스테로이드 처방인데 이는 나아지는 건 아니고  악화만 방지하는 수준이구요.

알다시피 스테로이드 처방은 근육강화제로 복용 금지 약물입니다.

한창 젊은 나이에 희귀병이라 문병중에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관심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아들 녀석이 예고를 다니는데 미술 전공입니다.

아직 일학년이라 전공없이 여러가지 미술분야 공부와 실기를 통해서본인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들 녀석이 그림을 전공한다하니까

일반 그림을 보더라도 예전과 달리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해서 아들 녀석에게 그 느낌을 전해주고 싶은 욕심까지 생긴 것입니다.

누군가의 전시회가 있거나 유명한 거장들의 특별 전시회가 있으면 기회되는 대로 함께 보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이게 관심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그동안 무관심할 때는 전혀 보이지 않던 것들이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제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관심의 차이가 새로움을 낳고 그 새로움은 또 다른 몰입을 유도하여 또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관심을 갖는 만큼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일요일에는 아이 담임선생님의 전시회가 인사동 아트사이드에서 열렸습니다.

아들 녀석과 함께 그 그림을 관찰하러 간 것입니다.

고구려 벽화의 이미지를 동양화적 관점으로 다시 재구성한 것인데색다름이 있었습니다. 출발전에 유명한 화가시고 아이 담임선생님이라 아내는 겸사겸사 그림 한 점을 소장하고 싶었는데 가격을 알아보고는  그 꿈을 접었습니다.

웬만한 사람들은 엄두도 못낼 가격이었습니다.

예술을 가격으로 판단한다는 게 조금 그렇지만... 

아이랑 인사동을 거닐면서오고가는 중에 짧지만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항상 얘기합니다. "아빠는 너의 친구라고" 

 

집에서나 밖에서나가족들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행복이 지금도 내게는 잔잔한 여운으로 남아 나를 더욱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공장에 내려와서 가장 중요시 하는 일이 안전환경입니다.
물론 생산팀이다보니 최대 생산성을 확보하는 일도 기본이지만
무사고, 무재해는 양보할 수 없는 숙제이자 절대목표입니다.

출근하면 맨먼저 챙기는 게 호흡기입니다.
취급하는 가스가 워낙 유독하다보니
비상시 가스누출에 대비해서 호흡기( Respirator )를 허리춤에 착용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가장 안전하지만 비상시를 대비하는 것으로
처음 공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유독성을 설명하고
이 호흡기를 지급하면 상당히 곤혹스럽고 지레 겁을 먹게 됩니다.

그런데 아침에 출근해서 팀동료와 얘기를 나누다보니
그 친구는 이 호흡기를 왼쪽에 차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에게 물었습니다. 왼손잡이냐고...
그랬더니 왼손잡이는 아니고
다만 작업하기에 불편해서 왼쪽에 찬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다 왼쪽에 차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그에게 왼손잡이냐고 물었던 이유는
대부분 왼손잡이들은 왼쪽에
그리고 오른손 잡이들은 오른쪽에 자연스레이 차게되므로
나와 같은 왼손잡이인가 하는 생각에 물었던 것입니다.

내 설명을 등고서야
그 친구가 다른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보더니
그와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오른쪽 허리춤에
 이 호흡기를 착용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처음으로 대부분 오른쪽에 차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알 합니다.

맞습니다.
우리들은 관심을 주지 않는 무관심한 것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합니다.
어느 순간에 관심을 줄 때 부터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이치가 다그런셈입니다.

무언가 이루어야 할 일이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그 때부터는 다른 것들 보다 훨씬 더 많이 관심을 갖게 되면
어느 순간에 그 답이 보이게 됩니다.
현재 당장 내가 풀어야 할 과제가 두개가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그 문제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려고 합니다.
그러면 저절로 해결될 것 같습니다.

"관심의 차이"는 곧 "결과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0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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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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