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아 거기 앉으라…위로가 필요한 시간

 

 

풍수원성당안은 의자가 아닌 마루로 되어 있다. 한 예배객이 손때가 묻은 반질반질한 마룻바닥에 앉아 눈을 감고 묵상을 하고 있다.


100여년 세월 횡성 풍수원성당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어둠과 적요함이 밀려온다. 100여년의 세월을 품은 반들반들한 마루에 따뜻한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눈을 감는다. 탁세에 물든 마음과 사념에 눈꺼플이 파르르 떨려온다. 뒤 돌아보고 숨 고르고, 일상에 복잡하게 찍힌 발자국을 내려놓는다. 고개를 숙인다. 그것으로 족하다.

훌쩍 떠나고 싶은 날이 있다. 지치고, 힘들고, 의미없는 하루가 반복되는 그런 느낌 …. 가슴 한 켠 무언가 답답한 느낌이 드는 그런 날 말이다.

100년 세월에도 단아한 기품을 잃지 않고 있는 풍수원성당
피정(避靜). 피세정념(避世靜念)의 줄임말로 '세상의 번잡함을 떠나 고요하게 마음을 지킨다'는 뜻이다. 가톨릭에서 일상생활에 잠깐 벗어나 묵상과 침묵 기도를 하는 수련을 말한다. 사찰의 템플스테이와 비슷하다. 몸의 즐거움보다는 '마음을 내려놓는' 그런 휴식인 것이다. 사실 도회지의 지친 삶 속에서 위로 받아야 할 것은 몸보다는 마음이다. 꼭 피정이 아니라더라도 성당에 앉아 자신을 위로하고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져보는것도 유의미한 일일게다.

강원도 횡성에 가면 100년 세월에도 단아한 기품을 잃지 않고 있는 풍수원성당이 있다.

가톨릭 신자라면 한번쯤 피정을 꿈꾸는 곳이다. 신자가 아니더라도 풍수원성당을 보면 절로 차를 세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다.

경기도 양평에서 6번 국도를 따라 횡성땅으로 접어들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유현리이다.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마을을 지나자 한 눈에도 고풍스러운 멋을 풍기는 성당이 나왔다.

풍수원성당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 빨간 벽돌 성당은 동화 속 그림같다. 성당 문을 밀고 들어섰다. 고딕양식으로 외관은 서양의 것을 따왔지만 안은 의자가 없는 마루바닥이다.

성당 안에 가득한 것은 편안한 어둠과 적요함, 누군가 금방 기도를 하고 돌아갔는지 마루에는 방석 몇 개가 놓여 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독서대에는 펼쳐진 '예레미야서'가 환하게 빛을 내고 있다.

종교나 개인적인 신앙심의 차이와는 관계없이 오래 된 성당에 들면 마음이 가지런하게 정돈되는 느낌이다. 깊은 산중의 오래 묵은 절집에 들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다.

손때에 반질반질한 마루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사방으로 가지 치는 사념에 묵상은 애시당초 무리였을까. 탁세에 물든 검은 마음에 '피세정념'이란, 말처럼 쉽지 않다. 좀체 가라앉지 않는 생각의 꼬투리와 한참을 씨름하다 밖으로 나왔다.

풍수원성당

풍수원성당의 역사는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더러 100년 된 천주교 성지는 봤어도 200년을 훌쩍 넘는 성지를 대하니 가슴이 아려온다.

1801년 순조 1년에 천주교를 박해한 '신유사옥'때 박해를 피해 이곳에 숨어들은 신자들은 성당 건물도 없이 신앙을 지키며 생활했다. 60여년이 지난 1866년 병인년에 대박해가 시작되고 1871년 '신미양요'가 잇따라 일어났다. 더 많은 신자들이 피난처를 찾아 이곳에 숨어들었다.

화전을 일구며 연명했던 천주교 신자들이 기와를 굽고 벽돌을 날라 1907년에 지금의 성당을 지었다. 서울 약현성당(1892년), 전북 고산성당(1896년), 서울 명동성당(1898년)에 이어 한국에서 네번째로 지은 성당이다. 하지만 한국인 신부가 지은 것으로는 최초의 성당이다. 성당이 세워진지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어디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단아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성당 뒤에는 '묵주동산'이라 불리는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조성된 '십자가의 길'이 있다. 피정의 목적이 기도와 묵상이고 성당이 기도의 공간이라면 이 길은 묵상을 위한 것이다. 숲길을 따라 판화가 김철수가 새긴 예수 고난을 담은 연작 14개가 돌비석에 새겨져 있다.

박해시대에 흙으로 빚은 십자가(왼쪽)와 율무로 만든 묵주

묵주동산에선 되도록 걸음을 늦춰야 한다.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듣고 나뭇잎 사이로 살랑거리는 바람을 느끼며 걷는다. 그 길의 끝에는 소나무가 둘러친 잔디밭 가운데 성모상과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돌 제단 앞에 서서 십자가를 올려다보면 신자가 아니더라도 마음이 절로 경건해진다.

성당 뒤의 사제관도 역사적 가치를 지녔다. 1912년에 지어진 붉은 벽돌 건물로 등록문화재 163호다. 지금은 사제들과 신도들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가슴을 울리는 것들이다. 박해시대에 흙으로 빚은 십자가, 율무를 깎아 만든 묵주, 촛대, 박해일기, 묵상서, 기도문 등이다. 물건이 귀했기 때문에 유일한 것들이기도 했다.

사제관을 나와 다시 성당으로 들었다. 어둠이 깃든 침묵속 성당안은 좀 전의 모습과 다름 없다. 마루에 앉아 눈을 감았다. 또 다시 밀려오는 사념을 떨쳐버리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내 방식의 삶을 살되, 타인의 인생도 존중하라", "타인의 말에 귀 기울여라", "조용히 전진하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 10계명이 떠오른다. 그걸로도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그래 마음을 열고 천천히 ….

횡성=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횡성한우
◇여행메모

△가는길=
횡성을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원주나 새말나들목을 이용한다. 하지만 풍수원성당은 서울에서 덕소를 지나 6번국도 양평으로 가는게 헐씬 더 가깝다. 양평을 지나 횡성방향으로 가다 횡성 땅으로 들어서자마자 왼편으로 성당가는길이 나온다. 문의 033-343-4597033-342-0035)

△먹거리=한우를 빼놓을 수 없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축협한우프라자다. 횡성읍 본점(사진·033-343-9908)과 새말점, 둔내점 등이 있다. 우가(033-342-7661)도 유명하다. 우가는 특수부위나 육회 등은 예약판매를 한다. 도축한 고기를 숙성해 내놓는데 최소 1주일 전에 예약을 하면 가장 숙성이 잘된 고기를 맛볼 수 있다. 횡성종합운동장앞에 있는 운동장해장국(033-345-1770)은 얼큰한 한우해장국과 내장탕을 맛깔스럽게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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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송이 풍년 작년의 반값, 서해안 대하도 많이 잡혀 30% 싸

 

 

얼핏 보면 먹거리 축제는 다 그게 그거 같다. 그러나 조금만 공부를 하면 축제도 알차게 즐기고 지역의 제철 특산물도 싼 값에 살 수 있다.

올 가을 가장 주목해야 할 먹거리는 ‘송이’다. 올해는 늦여름에 비가 많이 내려 예년보다 송이가 일찍 나왔고 품질도 좋다. 송이축제가 열리는 강원 양양, 경북 봉화·울진에서는 송이 풍년을 예고하는 잡버섯이 많이 났다며 여름부터 기대가 컸다. 울진군 박재용 산림보호팀장은 "지난해는 이상 고온으로 극심한 흉년이었지만 올해는 평년 이상의 풍작” 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1등품 송이 공판 가격은 산지에 따라 25만~37만원 수준이었다. 지난해의 절반 값인 날도 있다.

송이 채취 체험은 어디에서 열리는 축제이든 미리 신청해야 한다. 채취량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직접 캤어도 공판 가격으로 구매해야 한다. 그래도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싸고 신선하다.

가을바다의 주인공 대하도 풍년이라는 소식이다. 충남 홍성 남당항대하축제 측은 17일 “자연산을 포장해가면 1㎏에 3만5000원 남짓, 식당에서 사 먹으면 4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세는 그날 그날 다르지만 지난해보다 30% 정도 저렴해졌다. 여기서 깜짝 정보. 대하는 상식과 달리 얼린 것이 자연산이고, 살아 있는 것이 양식이다.

가을바다의 또 다른 주인공 전어도 제철이다. 사실 남해안에서는 여름부터 전어축제가 시작됐다. 요즘 먹는 전어는 구이가 제격이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뼈가 단단해져서다. 뼈째 먹는 전어 회가 늦여름 음식이라면, 연탄불에 구워 대가리부터 씹어 먹는 전어 구이는 가을 음식이다.

가을에는 술 축제도 많다. 막걸리·소주 등 전통주뿐 아니라 와인이나 맥주 등 외국 술도 축제 주인공으로 나선다. 충북 영동은 대표적인 포도 산지다. 1990년대부터 와인 생산이 본격화했고, 축제는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축제에서는 국내산 와인만 다룬다. 와인잔을 받아 부스를 돌아다니며 시음할 수 있다. 대한민국 와인대상, 소믈리에 경연대회 등 전문가를 위한 행사도 열린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고향 나라에 들어와 모여 사는 곳이 경남 남해의 독일 마을이다. 여기에서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본뜬 맥주축제가 열린다. 한국에 사는 독일인이나 외국인도 즐겨 찾는 축제다. 독일 맥주만 판매하는데 시중보다 저렴하다. 병맥주는 4000원, 500㏄ 생맥주는 5000원이다.

대관령 한우축제는 올해 특별한 장소에서 개최된다. 40년 만에 개방된 대관령 하늘목장이 축제장으로 변신한다. 품질 좋은 한우를 배불리 먹고, 소와 양이 노니는 초원에서 소 젖 짜기나 승마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먹거리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공연도 목장에서 벌이는 축제답게 '어쿠스틱 음악'을 컨셉트로 잡았다. 요들송이 울려퍼지고 통기타 가락이 대관령 자락을 메우면 알프스가 부럽지 않다.

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사고로 가을로 연기한 축제도 있다. 보성 다향제가 대표적이다. 녹차는 봄에 돋은 어린 잎을 최고로 치지만 계속 잎을 따주면 가을에도 잎이 돋아난다. 축제는 5일에서 3일로 축소됐지만 발효차, 말차 등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고 다례 공연도 처음으로 열린다.


토실토실 알밤, 팔딱팔딱 연어, 새콤달콤 와인, 뭘 먹을까

먹거리 축제가 전국을 뒤덮는 계절이 돌아왔다. 가을에는 다른 축제도 많지만 배불리 먹는 축제가 유난히 많다.

들녘에서는 무르익은 과실과 잘 자라준 곡식으로 한바탕 잔치를 벌이고, 바다에서는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으며 짭조름한 바다 향기에 취한다.

축제가 너무 많아 어디로 가야 할지 고르는 것도 쉽지 않다. 하여 week&이 전국의 수많은 먹거리 축제 중 25개를 엄선했다.

각 축제에 가면 꼭 참여해야 할 행사, 미리 알고 가야 유용한 정보도 모았다.

(1) 홍성 남당항 대하 축제

일정 9월5~10월31일 장소 충남 홍성군 남당항 일원 주요행사 어선 퍼레이드, 대하 까기·대하 잡기 체험 등 한 줄 평 국내 대하 축제 중 가장 오래됐다. 살아 있는 대하는 양식, 죽은 게 자연산. 홈페이지 tour.hongseong.go.kr, 041-630-1227

(2) 문경 오미자 축제

일정 9월19~21일 장소 경북 문경시 오미자문화복지센터 일원 주요행사 오미자청 담그기 체험, 오미자 막걸리 시음 등 한 줄 평 문경의 새로운 명물 오미자가 축제 주인공이다. 축제에 가면 오미자로 만든 와인을 맛볼 수 있다. 홈페이지 5mija.kr, 054-571-7677

(3) 금산 인삼 축제

일정 9월19~28일 장소 충남 금산군 금산인삼관 및 인삼, 약초거리 일원 주요행사 인삼 캐기, 세계 전통 치유 체험 등 한 줄 평 국내 인삼의 70%를 재배하는 인삼의 고장. 축제장에서 인삼 물로 목욕도 해볼 수 있다. 홈페이지 insamfestival.co.kr, 041-750-2411

(4) 대관령 한우 축제

일정 9월25~28일 장소 강원도 평창군 하늘목장 주요행사 소머리국밥 시식, 소 젖 짜기, 승마 체험 등 한 줄 평 40년만에 개방된 하늘목장에서 열린다. 진짜 목장에서 맛보는 대관령 한우 맛 최고. 홈페이지 dgl-festival.com, 033-334-2312

(5) 대한민국 와인축제

일정 9월25~28일 장소 충북 영동군 영동천 일원 주요행사 대한민국 와인 대상, 소믈리에 경기대회 등 한 줄 평 영동의 45개 와인 농가 중 29개가 참가한다. 200여 종의 국산 와인을 맛볼 수 있다. 홈페이지 ydwine.com, 043-740-5542

(6) 섬진강 문화 축제

일정 9월26~28일 장소 전남 광양시 망덕포구 (무접섬 광장) 주요행사 전어·재첩 맛보기, 풍물 공연 등 한 줄 평 원래 ‘전어축제’였으나 문화 축제로 변신했다. 그래도 하이라이트는 ‘전어잡이 소리공연’. 홈페이지 gwangyang.go.kr, 061-797-2606

(7) 보성 다향제

일정 9월26~28일 장소 전남 보성군 차밭 일원 찻잎 따기 체험, 다례 공연, 차밭 트레킹 등 한 줄 평 세월호 사고로 차 축제가 가을로 연기됐다. 가을에도 찻잎은 난다. 홈페이지 dahyang.boseong.go.kr, 061-850-5212

(8) 공주 알밤 축제

일정 9월26~10월5일 장소 충남 공주시 연문광장 주요행사 알밤 깎기 대회, 알밤 직거래장터 등 한 줄 평 알밤 요리 경연대회가 열린다. 밤짜장, 밤국수 등 독특한 알밤 요리가 많다. 홈페이지 tour.gongju.go.kr, 041-840-8090

(9) 봉화 송이 축제

일정 9월27~30일 장소 경북 봉화군 봉화읍 체육공원, 관내 송이산 일원 주요행사 송이 채취, 마라톤대회 등 한줄평 송이 따기 체험이 무료다. 그러나 송이를 가져가려면 시가는 줘야 한다. 홈페이지 bonghwafestival.com/songi, 054-679-6311~5

(10) 횡성 한우 축제

일정 10월1~5일 장소 강원도 횡성군 섬강 일원 주요행사 한우 부위별 시식, 소 밭갈이 체험 등 한 줄 평 등심·부챗살·채끝살 등 횡성 한우를 부위별로 저렴하게 사서 그 자리에서 구워 먹을 수 있다. 홈페이지 hshanu.or.kr, 033-340-2223

(11) 강릉 커피 축제

일정 10월2~5일 장소 강원도 강릉시 실내체육관 등 주요행사 바리스타 어워드, 커피 로스팅 체험 등 한 줄 평 강릉 바리스타 100인이 100가지 맛의 드립커피를 선보인다. 커피 원두도 저렴하게 판매. 홈페이지 coffeefestival.net, 033-647-6802

(12) 주문진 오징어 축제

일정 10월2~5일 장소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항 주요행사 오징어 먹기 대회, 오징어 낚시 체험 등 한 줄 평 오징어는 가을에 살이 오른다. 회를 치든, 말리든, 데치든 어떻게 먹어도 맛이 기가 막히다. 홈페이지 jumunjinevent.com, 033-662-4532

(13) 산청 한방약초 축제

일정 10월2~9일 장소 경남 산청군 산청IC 입구 축제광장, 동의보감촌 일원 주요행사 한방 음식 맛보기, 무료 한방 진료 등 한 줄 평 한의사들이 무료 진료를 해준다. 한방 약초도 시가보다 10% 싸다. 홈페이지 scherb.or.kr, 055-970-6000

(14) 독일마을 맥주 축제

일정 10월3~5일 장소 경남 남해군 독일마을 주요행사 독일 맥주 맛보기, 맥주 만들기 체험 등 한 줄 평 파독 광부, 간호사들이 정착한 마을에서 벌이는 한국판 옥토버페스트. 독일 맥주 500㏄가 5000원. 홈페이지 tour.namhae.go.kr, 055-860-8603

(15) 울진 금강송 송이 축제

일정 10월4~6일 장소 경북 울진군 울진엑스포공원 주요행사 송이 채취 체험, 송이 경매, 숲 탐방 등 한 줄 평 일본으로 수출하던 명품 송이를 저렴하게 판다. 금강송 숲길 탐방 프로그램 인기. 홈페이지 uljin.go.kr, 054-782-1501

(16) 문경 사과 축제

일정 10월11~26일 장소 경북 문경시 문경새재 도립공원 주요행사 사과 따기 체험, 경북 트로트 가요제 등 한 줄 평 문경 사과는 다른 지역 것보다 당도가 1~2브릭스 높다고 한다. 10월에는 ‘감홍’이 가장 맛있다. 홈페이지 mgapple.kr, 054-571-8678

(17) 강경 발효젓갈 축제

일정 10월15~19일 장소 충남 논산시 강경읍 금백로 45 주요행사 양념 젓갈 만들기, 문화유산 탐방 등 한 줄 평 짜디 짠 젓갈 시식은 간단치 않다. 하여 햇살밥을 판다. 젓갈 한 입, 밥 한 숟가락 이렇게 먹는 다. 홈페이지 ggfestival.co.kr, 041-746-5662

(18) 양양 연어 축제

일정 10월17~19일 장소 강원도 양양군 남대천 둔치 주요행사 연어 잡기, 멸치 후리기 체험 등 한 줄 평 축제장의 연어는 강물을 거슬러 온 힘빠진 녀석들이 아니다. 양양 앞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연어다. 홈페이지 salmon.yangyang.go.kr, 033-670-2114

(19) 인천 소래포구 축제

일정 10월18~20일 장소 인천시 소래포구 일원 주요행사 소래포구 먹거리 체험, 염전 체험 등 한 줄 평 어른은 포구에서 해산물 사먹고, 아이는 소래 습지 생태공원에서 염전 체험하고. 홈페이지 namdong.go.kr/soraefestival, 032-453-2140

(20) 이천 쌀 문화 축제

일정 10월22~26일 장소 경기도 이천시 설봉공원 주요행사 이천쌀밥 명인전, 농경 체험, 마당극 등 한 줄 평 가마솥에서 쪄낸 밥으로 만든 비빔밥이 2000원. 600m짜리 가래떡도 만든다. 홈페이지 ricefestival.or.kr, 031-644-4125

(21) 전주 비빔밥 축제

일정 10월23~26일 장소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일원 주요행사 대형 비빔밥 나눔 퍼포먼스 등 한 줄 평 전주시 33개동 주민이 비빔밥 대결을 벌인다. 특급 호텔 셰프들이 특급 비빔밥도 선보인다. 홈페이지 bibimbapfest.com, 063-277-2515

(22) 순창 장류 축제

일정 10월30~11월2일 장소 전북 순창군 전통고추장 민속마을 일원 주요행사 전통 고추장 담그기 체험 등 한 줄 평 콩을 활용한 이색 대회가 있다. 콩물 빨리 마시기, 콩알 멀리 뱉기에 도전해보시라. 홈페이지 jangfestival.co.kr, 063-652-9301

(23) 최남단 방어 축제

일정 11월7~9일 장소 제주도 서귀포시 모슬포항 주요행사 방어 맨손 잡기, 경매 관람 등 한 줄 평 11월은 제주 남쪽 바다에 방어 떼가 나타나는 계절이다. 맨손으로 잡는 물고기 중 손맛이 최고다. 홈페이지 bangeofestival.com, 064-794-8032

(24) 진영 단감제

일정 11월7~9일 장소 경남 김해시 진영운동장 주요행사 무료 시식회, 단감 따기 체험, 노래 자랑 등 한 줄 평 김해에서는 10월 말부터 ‘부유’종 단감을 수확한다. 감과 관련한 행사보다 공연이 주를 이룬다. 홈페이지 dangam.or.kr, 055-343-2242

(25) 청송 사과 축제

일정 11월7~10일 장소 경북 청송군 청송사과공원 주요행사 청송 사과 깜짝 경매, 사과밭 대학생 가요제 등 한 줄 평 날마다 청송 사과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경매가 열린다. 올해는 캠핑 축제도 함께 열린다. 홈페이지 csapple.kr, 054-873-3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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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차맛이 새롭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가을 기운에 밀려갔다. 요즘 산중의 가을 날씨는 '이밖에 무엇을 더 구하랴' 싶게 산뜻하고 쾌적하다. 가을 날씨는 자꾸만 사람을 밖으로 불러낸다.

산자락에는 들꽃이 한창이다. 노란 좁쌀알 같은 꽃을 달고 하늘거리던 마타리가 한 고비 지나자, 개울가 습한 곳에는 용담이 보라빛 꽃망울을 잔뜩 머금고 있다. 밭머리에 무리지어 핀 구절초와 야생 당귀꽃도 가을꽃 중에서는 볼 만하다. 개울가에서 당귀꽃 사이로 보이는 오두막은 산울림 영감이 사는 그런 집 같다.

올 가을은 산에 열매가 많이 맺혔다. 돌배나무 가지마다 열매가 너무 많이 달려 가지들이 처져 있다. 밤 사이 돌배가 수두룩이 떨어져 있다. 마을에서는 이것으로 술을 담근다고 하는데, 나는 쓸 일이 없어 나무 아래서 그 향기만을 맡고 다람쥐들이 주워 먹는다. 다람쥐가 앞발로 돌배를 들고 야금야금 먹는 모습은 참으로 귀엽고 사랑스럽다.

다래도 예년에 볼 수 없을 만큼 넝쿨마다 주렁주렁 열렸다. 서리가 내리면 맛이 들 텐데 짐승들이 먹고 나기면 얼마쯤 내 차지도 될 것이다. 뒤꼍에 있는 산자두도 풍년을 맞았는데 밖에 나갔다가 며칠만에 돌아왔더니 비바람에 죄다 떨어져 삭고 말았다. 그 열매의 향기로 온 산중의 벌떼들이 붕붕거렸다.

땅은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이 짓밟히고 허물리면서도 철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먹을 것을 만들어내는가 싶으니 그 모성적인 대지에 엎드려 사죄를 하고 싶다.


가을은 차맛이 새롭다. 고온 다습한 무더운 여름철에는 차맛이 제대로 안 난다. 여름이 가고 맑은 바람이 불어와 만물이 생기를 되찾을 때 차향기 또한 새롭다.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이, 다기茶器도 바꾸어 쓰면 새롭다. 여름철에는 백자가 깨끗해서 좋고 여름이 지나면 분청사기나 갈색 계통의 그릇이 포근하다. 여름철에는 넉넉한 그릇이 시원스럽고, 가을이나 겨울철에는 좀 작은 것이 정겹다.

무더운 여름철에 발효된 차는 그 맛이 텁텁하고 빛이 탁해서 별로지만, 가을밤 이슥해서 목이 마를 때 발효된 차는 긴장감이 없어 마실 만하다.

녹차는 두 번 우리고 나면 세 번째 차는 그 맛과 향이 떨어진다. 홀로 마실 때 내 개인적인 습관은 두 잔만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밖에 나가 어정거리면서 가벼운 일을 하다가 돌아와 식은 물로 세 번째 차를 마시면 앉은자리에서 잇따라 마실 때보다 그 맛이 새롭다.

애써 만든 그 공과 정성을 생각하면 두 번 마시고 버리기는 너무 아깝다. 그렇다고 해서 앉은자리에서 세 잔을 연거푸 마시면 한두 잔 마실 때의 그 맛과 향기마저 반납해야 한다.

차의 분량은 물론 찻잔의 크기 나름이지만 찻잔의 반을 넘지 않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다. 찻잔에 가득 차도록 부으면 그 차맛을 느끼기 전에 배가 부르다. 이런 차에는 차의 진미가 깃들일 수 없다. 차를 따르는 사람의 마음이 차의 품위에서 벗어난 것이다.

차를 마실 때는 모든 일손에서 벗어나 우선 마음이 한가해야 한다. 그리고 차만 마시고 일어나면 진정한 차맛을 알 수 없다. 차분한 마음으로 다기를 매만지고, 차의 빛깔과 향기를 음미하면서 다실의 분위기도 함께 즐겨야 한다.

차를 마시면서 나누는 이야기는 정치나 돈에 대한 것말고 차에 어울리도록 맑고 향기로운 내용이어야 한다. 차를 마시면서 큰소리로 세상일에 참견하거나 남의 흉을 보는 것은 차에 결례이다.


지난 여름 연꽃차를 마신 이야기를 해야겠다. 연꽃은 날씨에 따라 개화 시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맑게 개인 날은 아침 6시쯤에서 꽃이 문을 열고 저녁 5시 무렵이면 문을 닫는다. 꽃이 피었다가 오므라든다는 표현이다.

연꽃은 나흘 동안 피는데 이틀째 피어날 때의 향기가 절정이라고 한다. 이틀째 피어난 꽃에 주로 벌들이 모여든다. 연꽃차는 이틀째 핀 연꽃이 오므라들 때 한두 잔 마실 정도의 차를 봉지에 싸서 노란 꽃술에 넣어둔다. 이때 너무 많이 넣으면 그 무게를 못 이겨 꽃대가 꺾인다. 하룻밤이 지난 다음날 아침 꽃이 문을 열기를 기다려 차 봉지를 꺼내어 차를 우려 마시면 연꽃차만이 지닌 황홀한 향취와 마주치게 된다.

이때 보통 차처럼 끓인 물을 식혀서 우리는 것보다는 차디찬 물로 차를 우리면 연못가에서 듣던 바로 그 향기를 음미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꽃한테는 너무 잔인한 방법이고 차의 정신에도 어긋나지만, 이틀째 개화한 꽃을 따서 그 안에 차를 한 웅큼 넣고 비닐로 싸서 냉동실에 보관해 두었다가 그때그때 꺼내 쓰면 된다고 한다. 옛 도반한테서 들은 이야기인데, 나로서는 권할 만한 일이 못 된다. 1년을 두고 단 한번 피어난 꽃이 너무 애처롭지 않은가.

차의 진정한 운치는 담박하고 검소한 데 있다. 그릇이 지나치게 호사스러우면 차의 운치를 잃는다. 차의 원숙한 경지는 번거로운 형식이나 값비싼 그릇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그릇에 너무 집착하면 담박하고 검소한 차의 진미를 잃게 된다.

맑은 바람 속에 맑은 차를 마시면서 맑은 정신을 지니자고 한 소리다. 글쓰는 숙제를 마쳤으니 차나 한 잔 마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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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는 맛, 중국차는 향, 일본차는 빛깔 … 당신의 선택은

 인류가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는 차(茶)입니다. 차는 학명 ‘카멜리아 시넨시스’인 차나무의 잎을 우려내 만듭니다.  같은 재료를 이용하지만 차를 마시는 문화는 나라마다 다른 양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가공 방법과 곁들이는 식재료에 따라 맛도, 용도도 제각각입니다. 나라마다 다른 차 문화를 살펴봤습니다.<jylee@joongang.co.kr>

 

 

 한국  

 

예의 담은 차 한잔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예(禮)’를 강조한다. ‘다례(茶禮)’는 한국 차 문화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단어다. 중국의 ‘다예(茶藝)’나 일본의 ‘다도(茶道)’와는 다른 개념이다. ‘다례’는 차를 대접할 때 갖춰야 할 예의범절을 뜻하며, 획일화·규격화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간결한 것이 특징이다. 다례는 조상과 신에게 차를 올리는 종교적인 다례와 여염집의 손님맞이 다례, 왕실의 궁중다례 등으로 세분화된다.

 한국의 차 문화는 삼국시대부터 고려·조선 시대를 거치며 선비 중심으로 형성됐다. 조선 말 이후론 여성 중심의 규방 문화로 바뀌어갔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사라지다시피 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상류층의 고급 문화로 되살아난 차 문화는 점차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생활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 즐기는 차의 종류를 따져보면, 찻잎을 덖어 발효를 중단시킨 녹차의 비율이 발효차인 홍차나 반(半)발효차인 우롱차보다 높다. 또 ‘한국 차는 맛, 중국 차는 향, 일본 차는 빛깔’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차는 깊은 맛이 특징이다. 차에 곁들여 먹는 다식의 종류도 한·중·일 3국이 서로 다르다. 중국의 다식엔 견과류가 많고, 일본은 과자가 흔하다. 반면 우리나라의 찻자리에는 참깨·콩 등 곡식을 빻아 볶은 가루를 꿀이나 조청 등으로 반죽해 만든 다식이 주로 등장한다.

 중국 

 

물 대신 마시는 생활음료

 중국에서 차는 생활 음료다. 더운 여름에도 차가운 물을 마시지 않고 따뜻한 차를 마신다. 각자 차를 우려낼 병을 가지고 다니며 끓는 물을 수시로 부어 차를 마시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중국 어디를 가도 찻물용 뜨거운 물을 구하기 쉽다. 중국의 수질이 좋지 않아 물만 마시기 힘든 상황이 차 문화를 확산시킨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 기름기 많은 중국음식을 먹고 난 뒤 차를 마시면 기름기 제거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차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했다.

 중국의 차 역사는 기원전 2700년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초에 중독된 신농(神農)이 찻잎을 먹고 해독됐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차는 한나라 때부터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당나라 때 민간에까지 널리 전파됐다.

 중국의 차는 종류도 다양하고, 지역에 따라 차를 대접하고 마시는 풍속도 제각각이다. 중국의 차 문화는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있어 별도의 특별한 예의를 따지지는 않지만 상대방의 잔에 차가 빌 경우엔 계속 따라줘야 한다. 중국 차 문화의 특징으로 꼽히는 ‘다예(茶藝)’는 손님에게 차를 낼 때 서커스 묘기처럼 기예를 부려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 생긴 말이다.

 일본  

 

엄숙하고 진지한 ‘도(道)’

 일본에선 차를 정신수양의 도구로 삼았다. 일본의 차 문화를 대표하는 단어는 ‘다도’다. 일본의 다도는 16세 후반 센리큐(千利休)에 의해 완성됐는데, 그는 차를 끓이는 일을 참선의 한 종류로 보고 ‘4규(規)7칙(則)’이라는 다도의 규칙을 정했다. ‘4규’는 정숙한 마음으로 조화를 이루며 서로 존중한다는 다도의 정신 ‘화(和:화목)’ ‘경(敬:존중)’ ‘청(淸:깨끗함)’ ‘적(寂:고요)’을 말하며, ‘7규’는 ▶다실의 꽃은 자연 그대로의 것의 쓴다 ▶다도 모임에는 약간의 시간의 여유를 갖는 게 좋다 등 일곱 가지 다도의 예법을 말한다. 20∼30년 전만해도 일본에선 다도가 신부수업의 필수코스로 인식되기도 했다. 결혼을 전후해 1년 과정의 다도 수업을 받는 게 흔한 일이었지만 최근엔 점차 사라지고 있는 문화다.

 일본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차는 잎차인 전차(煎茶·센차)와 가루차인 말차(抹茶·맛차)다. 전차는 우리나라의 녹차와 비슷한 비발효차지만 만드는 방식은 다르다. 녹차는 찻잎을 덖어 만드는 데 반해 전차는 쪄서 만든다. 말차는 증기로 쪄서 만든 잎차를 맷돌로 갈아 만든다. 말차 역시 열로 발효를 중단시킨 비발효차이며, 찻잎이 지닌 성분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햇빛을 본 찻잎으로 말차를 만들면 쓴맛이 강하므로 햇차의 새싹이 올라올 무렵부터 약 20일간 햇빛을 차단한 차밭에서 재배한 찻잎을 쓴다. 말차를 마실 때는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 만든 차선으로 빠르게 섞어 거품을 낸다

 영국 

 

‘애프터눈 티’의 원조



 

 중국의 차가 유럽으로 전해진 시기는 1560년께다. 영국은 포르투갈·네덜란드·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늦은 시기인 1630년대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차를 접했다. 영국 차 문화의 원조로는 포르투갈의 공주 캐서린이 꼽힌다. 1662년 캐서린 공주가 영국의 찰스 2세와 결혼한 뒤 차를 기호음료로 마시는 습관을 궁중에 퍼뜨렸다. 또 캐서린 공주는 결혼 지참금으로 인도 뭄바이 땅을 가져왔는데, 1839년 이곳에서 영국제 아쌈 홍차를 생산하게 된다. 아쌈차는 값비싼 중국산 수입차를 대신하게 됐고, ‘빅토리아 티’라 불리며 영국의 범국민적인 음료로 자리잡았다.

 영국 사람들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차를 마신다. 오전 6시 일어나자마자 침대에서 마시는 ‘얼리모닝 티’, 토스트·달걀·베이컨 등 간단한 아침식사와 함께 마시는 ‘브랙퍼스트 티’, 오전 11시쯤 휴식을 취하면서 즐기는 ‘일레븐스 티’, 점심 식사에 곁들이는 ‘런치 티’, 오후 4∼5시쯤 스콘·케이크·과자 등과 함께 즐기는 ‘애프터눈 티’, 저녁식사 후 마시는 ‘애프터디너 티’, 잠들기 전 우유와 함께 마시는 ‘나이트 티’ 등 명칭도 다양하다. 특히 1840년 베드포드 공작부인이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애프터눈 티’는 이제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차 문화의 대명사가 됐다.

 러시아  

 

 독특한 주전자 ‘사모바르’

 화려한 귀족 문화의 일부였던 러시아의 차 문화는 19세기 들어 대중화되기 시작해 오늘날 러시아 사람들이 보드카보다 더 많이 마시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 러시아 차 문화의 상징은 ‘스스로 끓인다’는 말에서 유래한 ‘사모바르(Samovar)’다. 사모바르는 작은 난로 위에 찻주전자가 올라가 있는 형태다. 난로 부분 가운데 숯이나 나무토막·솔방울 등의 땔감을 이용해 불을 피우는 곳이 있으며, 그 주위를 물로 채울 수 있게 돼 있다. 우리나라의 신선로를 생각하면 그 구조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끓인 물을 빼낼 꼭지가 밖으로 나 있는데, 그 꼭지를 통해 찻주전자에 물을 붓고 차를 우려낸다. 또 남아 있는 차를 찻주전자째 난로 부분 위에 올려놓아 다시 데울 수도 있다. 춥고 건조한 러시아에서 사모바르는 난방기구와 가습기의 기능도 했다. 이제 전기나 가스로 편하게 물을 끓일 수 있게 되면서 러시아에서 사모바르로 차를 만드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집집마다 물려받은 사모바르가 많이 남아 있고, 여러 디자인의 사모바르들이 관광기념품점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팔리고 있다. 전통적인 러시아식 차는 진한 홍차에 레몬을 넣거나, 벌꿀이나 잼을 넣어 달게 만든다. 또 차에 럼주나 보드카를 넣어 마시기도 한다

 터키  

 

국책산업으로

육성된 차 산업

 터키는 원래 커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커피보다 홍차를 많이 마시는 나라다. 1923년 터키공화국 수립 이후 정부가 앞장서 차 산업을 육성했기 때문이다. 커피를 생산하는 예멘 지역에 대한 실권을 잃은 뒤 비싼 값으로 커피를 수입해야 하는 데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차 재배에 나선 것이다. 터키는 1938년 동북부 흑해 연안 ‘리제’ 지역에서 처음으로 차 재배에 성공했고, 73년 국영기업 ‘차이큐르’가 들어선 뒤론 차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터키식 차인 ‘차이’는 일단 차를 졸이듯이 진하게 끓여낸 다음 뜨거운 물을 부어 희석시켜 마시는 게 특징이다. 차에 우유는 넣지 않고 설탕만 넣는다. 터키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차이 중 하나인 ‘엘마 차이’는 얇게 저민 사과를 넣어 진하게 끓여내 만든다. 사과의 향과 맛이 가득하고 달콤하다.

 터키 사람들은 보통 하루 3∼5차례 차를 마시며, 한 번 마실 때 서너 잔씩 마신다. 찻잔에 차가 다 없어지기 전에 다시 채워놓는 것이 터키의 차 문화여서 차를 더 이상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차 스푼을 반대로 눕혀 찻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모로코  

 

박하향 가득한 녹차

 북아프리카 사막지대에 위치한 모로코는 세계에서 녹차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다. 18세기 영국을 통해 모로코에 처음 소개된 차는 무덥고 몹시 건조한 기후 조건과 쇠고기·양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식생활, 술을 금하는 이슬람 문화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급격히 늘어났다. 홍차보다 녹차를 많이 마시며, 1인당 연간 녹차 소비량은 1㎏에 달한다. 모로코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차는 녹차에 설탕과 박하잎을 넣은 박하차다. 박하차는 카페나 식당·가정 등 모로코 어디를 가도 마실 수 있는 모로코의 ‘국민음료’다. 박하차를 마실 때는 석 잔을 마셔야 한다는 전통도 있다. 첫 번째 잔은 인생을, 두 번째 잔은 사랑을, 세 번째 잔은 죽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모로코식 박하차 끓이는 방법은 이렇다. 우선 찻주전자 안에 녹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차를 우려낸다. 여기에 박하잎과 설탕을 넣어 3분 정도 지난 뒤 차를 잔에 따라내고 다시 주전자에 넣기를 두 번 반복한다. 이는 차와 설탕이 잘 섞이게 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설탕을 듬뿍 넣어 아주 달게 마시며, 손잡이가 없는 투명한 유리잔에 따라 마신다. 차를 따를 때는 주전자를 높게 올려 따른다.

 미국  

 

아이스티와 티백

 대부분의 나라에서 차를 뜨겁게 마시지만 미국에선 차가운 차를 더 많이 마신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차의 80% 정도가 아이스티라고 한다. 아이스티는 미국에서 처음 마시기 시작했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세계무역박람회에 리차드 블렌친든이라는 차 상인이 인도산 홍차를 대량으로 준비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 뜨거운 차를 마시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자 얼음을 넣어 내놓은 것이 원조 아이스티다. 미국에서는 뜨거운 차를 만들 때도 아이스티를 만들 때처럼 설탕과 레몬을 많이 넣는다. 우유는 넣지 않는다. 차의 대중화에 기여한 티백도 미국에서 발명됐다. 1908년 차 상인 톰 설리번이 홍보용으로 호텔에 차 샘플을 보내면서 비단주머니에 포장한 것이 시초였다. 샘플을 받은 호텔에서 차를 우려낼 때 주머니째 사용했다고 한다. 귀찮게 차를 덜어서 넣을 필요가 없고, 찻주전자를 씻는 것도 간단했기 때문이다. 이 비단 주머니의 소재가 점차 거즈나 면으로 바뀌었고, 1950년께에 이르러선 종이 티백이 개발됐다.

 

 


 

●도움말=유양석 국민대 교양과정부 교수(명원문화재단 고문), 손연숙 원광디지털대 차문화경영학과 교수, 김영애 세계홍차문화연구소 소장
●참고자료=『차의 세계사』(열린세상), ‘한국과 서양의 차문화 및 차음식에 관한 연구’(원광대 석사학위논문, 김미숙)
(사진 중앙포토·위키피디아·유양석 교수 제공)jylee@joongang.co.kr>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중국차에서 찻잎을 분류하는데, 발효도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 외에도 배화정도(焙火程度)와 채취하는 계절(採製季節), 찻잎의 모양에 따라 차를 분류한다.


먼저 배화정도란, 제다과정에서 배롱(焙籠) 할 때의 불의 강도를 말하는 것으로 경화(輕火)·중화(中火)·중화(重火)의 세 종류로 나눈다. 경화로 만드는 차를 생차(生茶), 중화로 차를 만드는 것은 반생차(半生茶) 혹은 반숙차(半熟茶), 중화로 만드는 것을 숙차(熟茶)라 한다.


찻잎을 채취하여 제다하는 계절로 분류하면, 춘차·하차·추차·동차로 분류한다. 춘차는 3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생산하는 것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춘자차(春仔茶) 혹은 두수차(頭水茶)라고도 하며, 채취하는 시기에 따라서 조춘(早春)·만춘(晚春)·청명차(清明前)·명후(明後)·곡우차(穀雨前)·우후(雨後) 등으로 분류한다. 하차는 5월 하순에서 8월 중순, 추차는 8월 하순에서 10월 하순, 동차는 동편차((冬片茶)라고도 하는데 11월 하순에서 12월 상순에 생산되는 것을 말한다.


이외에도 찻잎이 제다된 모양에 따라 찻잎을 분류하기도 한다.

▲ 황산모봉(黄山毛峰).

조형(条形), 녹차 중 가장 많은 모양
조형차란 찻잎의 모양이 곧게 뻗은 것을 말한다. 싹을 중심으로 1심1엽에서 2엽을 채취한 녹차로, 녹차 중에서 가장 많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조형의 차이다. 초청녹차·홍청녹차(烘青緑茶)와 공부홍차, 수선 등의 단총(単叢)계열 청차가 이 분류에 속한다. 특히 운무차(雲霧茶)·모봉차(毛峰茶)·모첨(毛尖)이라 불리는 녹차는 이 분류에 속한다. 대표적인 찻잎으로서는 황산모봉이나 운남모봉 등을 들 수 있다.

▲ 벽나춘(碧螺春).

권곡형(巻曲形), 부드러운 흰털이 많음
권곡형이란 어린 싹을 정성스럽게 유념 한 것으로, 찻잎에 부드러운 흰털이 많은 것을 말한다. 이러한 종류의 차는 제호(提毫)라고 하는 공정을 거친 것으로 찻잎의 모양이 소라처럼 말려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차로 강소성의 벽나춘, 귀주성의 도균모첨, 사천성의 몽정감로(蒙頂甘露) 등을 들 수 있다

▲ 평수주차(平水珠茶).

원주형(円珠形), 과립상 등 다양
원주형이란 찻잎을 과립상(顆粒状) 혹은 작은 구상으로 제다한 차를 말한다. 주차와 같이 작은 매우 단단한 과립상의 것으로부터, 백용주와 같이 부드럽게 백호를 감은 것 같은 것까지, 비교적 다양한 것이 많다. 대표적인 찻잎으로서는 평수주차·용계화청(涌渓火青)·백용주 등을 들 수 있다.

▲ 동정오룡(凍頂烏龍).

나정형(螺釘形), 찻잎이 원주형
나정형이란 유념을 한 찻잎의 모양이 원주형에 가까운 형상의 찻잎을 가리킨다. 찻잎을 강하게 유념 하면, 원주형이 되는 것이 많지만, 성장한 찻잎을 유념 하면 완전한 구형이 되지 않고 이러한 모양이 된다. 주로 청차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모양이다. 대표적인 찻잎으로 복건성의 안계철관음이나 무이암차 등을 들 수 있다.

▲ 서호용정(西湖龍井).

편형(扁形), 찻잎 눌린 모양
편형이란 찻잎이 눌린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편조형(扁条形)과 편편형(扁片形)으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찻잎으로 서호용정(西湖龍井), 죽엽청(竹葉青), 대방(大方) 등을 들 수 있다.


▲ 백호은침(白毫銀針).

침형(針形), 침처럼 가늘고 길어
침형은 말 그대로 침처럼 가늘고 긴 찻잎을 가리킨다. 은침(銀針), 송침(松針) 등이라는 호칭이 붙어 있는 차는 이러한 종류에 속한다. 많은 찻잎은 일심일엽(一芯一葉)으로 제다되어 있다. 대표적인 차로서는 송침(松針), 백호은침(白毫銀針), 군산은침(君山銀針) 등을 들 수 있다.

▲ 육안과편차(六安瓜片茶).

편형(片形), 원형적인 모습대로
편형은 비교적 찻잎이 원형적인 그대로 제다 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찻잎이 안쪽으로 둥글게 되어 있는 것이 편형차이다. 분정편형(分整片形), 쇄편형(砕片形)의 두 종류가 있다. 분편형은 육안과편차(六安瓜片茶), 쇄편차(砕片形)는 수미(秀眉) 등이 이 차에 속한다. 대표적인 찻잎으로 육안과편차 등을 들 수 있다.

▲ 태평후괴(太平猴魁).

첨형(尖形), 편형차보다 찻잎 가늘어
첨형도 찻잎을 있는 그대로 제다 하는 것을 말하지만, 편형차(片形茶)보다 찻잎이 가늘게 정형되어 있다. 분별은 꽤 어렵지만, 찻잎이 곧게 뻗어 있는 것이 첨형차, 안쪽에 커브를 그리고 있는 것이 편형차이다. 대표적인 찻잎으로서 태평후괴를 들 수 있다

▲ 백모단(白牡丹).

화타차(花朶形), 자연스러운 모양
화타형은 어린 싹의 찻잎을 제다시에 유념을 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양을 그대로 살려서 홍청(烘靑)한 것을 말한다. 백차에서는 백모단(白牡丹)이 이러한 분류에 속한다. 대표적인 찻잎으로서 백모단(白牡丹), 강산녹모단(江山縁牡丹) 등을 들 수 있다.

▲ 금상첨화(錦上添花).

속형(束形), 찻잎 묶어 가공
속형이란 찻잎을 묶어 가공한 차를 말한다. 최근에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공예차가 이 부류에 속한다. 대표적인 찻잎은 녹모단이다.

단괴형(団塊形), 덩어리로 된 차
단괴형은 말 그대로, 덩어리로 되어 있는 차를 가리킨다. 모양으로 주형(柱形)·완형(碗形)·원반형(円盤型)·장방형(長方形) 등 다양한 형상이 있다. 대표적인 차가 보이단차나 타차이다.

▲ 해남도(海南島)CTC 紅茶.

과립형(顆粒形), 둘글둥글한 찻잎
과립형은 이른바 홍차의 CTC 등의 제품이 이에 해당한다. CTC란 Crush(잡는다), Tear(찢는다), Curl(말다)의 약어로 둥글둥글한 한 찻잎을 가리킨다. 중국차에서는 해남도에서 만들어지는 아삼종의 차가 CTC로서 만들어지지만, 이것이 과립형에 해당한다. 그 외에 즉석차(인스턴트)나 차외의 차인 충분차(虫糞茶) 등이 이 형태에 해당하는 것이 있다. 대표적인 찻잎은 해남도 홍차의 CTC 등이다.

▲ 충분차(虫糞茶).



찻잎의 모양에 따른 분류 외에도 학술연구의 목적으로 나누면 망(綱)·목(目)·군(群)·형(型) 등이 있다. 망(綱)은 불발효차에 속하는 것이 망이며, 목(目)은 녹차(綠茶)·황차(黃茶)·흑차(黑茶) 등에 속하는 것이며, 군(群)은 증청녹차(蒸菁綠茶)·초청녹차(炒菁綠茶)등에 속하는 것이며, 형(型)은 원주형(圓珠形)으로 새우 눈처럼 생긴 것으로 주차(珠茶) 및 편조형(扁條形)의 용정차 등을 말한다. 또한 차를 분류하는데 있어, 찻물의 색이나 타닌 함량에 의해서도 분류하기도 한다.

이다현/향운다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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