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30. 09:36 가족과 함께
아내의 짧은 이박삼일 여행
이 곳 중국 천진에도 한쪽에서는 벚곷이 피기도 하고 한쪽에서는 지기도 합니다.
아내와 함께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잠시 봄볓 맞으며 길을 걷다가 들린 메이장 호수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래도 지는 꽃 보다는 피어나는 꽃 활짝 만개한 꽃이 보기 좋은 것은 인지상정이겠지요.
문득 누군가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일찍 피었다고 좋은 꽃이 아니고
늦게 피었다고 나쁜 꽃이 아니다" 라는 말입니다.
이 시간적 기준이 꽃이 아닌 자신의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꽃은 제 때에 피웠는데 우리는 애꿎은 꽃을 나무라고 탓하는 셈입니다.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어떤 꽃은 지고 어떤 꽃은 피기도하고 또 어떤 꽃은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고, 또 다른 나무는 푸른 잎으로 돋아났느데 어떤 나무는 움트는 중이기도 합니다.
아내가 엊그제 토요일에 왔다가 오늘 오전에 한국으로 갑니다.
아주 짧은 2박3일 일정이지만 만으로는 48 시간이 채 못됩니다.
짧은 시간이라 결정을 망설이는 아내에게 난 그냥 쉬러 오라고 했습니다.
혼자서 재수생 뒷바라지에 지난 일년 고생을 했고
이제는 대학생이 된 아이와 크고 작은 일들로 부딪히기도 하고
하는 일에도 지친 기분으로 심신이 피곤할 때에는 좀 쉬어야 합니다.
아내는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 , 하고 싶은 얘기, 그리고 전하고 싶은 얘기를.
그 동안 밀린 빚을 ㄱㅍ는 것처럼 내게 주섬주섬 풀어놓고 난 듣기만 했습니다.
지나고 보면 긴 시간도 짧게 느껴지는 게 인지상정인데
이번 아내의 2박3일은 유난히 짧을 것입니다.
그래도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보람있고 잘 쉬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으면 하는 작은 욕심을 내어봅니다.
이제 가면 한참 잇다가 볼 것입니다.
내가 건장검진차 방묺지 않는다면 칠월 초에 다시 얼굴을 대하겠지요.
그 때는 모처럼 온가족이 모일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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