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종일 회사에서 당직을 서면서 본 글 중에서 인용한 시 한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다.

그리고 백석과 강소천 선생의 관계도 알게 되고

이 시의 참 뜻과 격려도 알게 되엇다.

이 서시를 쓸 시기에는 일제 강점기로 한글을 사용하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시절이기도 했는데 시인 백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자에 대한 사랑을 최고의 찬사로 보여준 것이다.

그래서 강소천 선생이 동시와 동요를 아름답게  많이 지었나 봅니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좋아하는 시이기보다는 감명깊은 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 全文 을 옮겨 본다.

                                   

                              <121003>

 

백석 (백기행) 시인
  1912년 7월 1일 (평안북도 정주) - 1996년 1월
  학력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
  193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

 

 

호박꽃 초롱 서시(序詩)

 

                             백석

 

한울은

울파주가에 우는 병아리를 사랑한다

우물돌 아래 우는 돌우래를 사랑한다

그리고 또

버드나무 밑 당나귀 임내내는 시인을 사랑한다

 

한울은

풀 그늘 밑에 삿갓 쓰고 사는 버섯을 사랑한다

모래속에 문 잠그고 사는 조개를 사랑한다

그리고 또 두툼한 초가지붕 밑에 호박꽃 초롱 혀고 사는 시인을 사랑한다

 

한울은 공중에 떠도는 흰 구름을 사랑한다

골짜구니로 숨어 흐르는 개울물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아늑하고 고요한 시골거리에서 쟁글쟁글 햇볕만 바래는 시인을 사랑한다

 

한울은

이러한 시인이 우리들 속에 있는 것을 더욱 사랑하는데

이러한 시인이 누구인 것을 세상은 몰라도 좋으나

그러나

그 이름이 강소천인 것을 송아지와 꿀벌은 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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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내: 흉내내어 따르는....

    풀그늘: 일제 탄압에서 잠시 쉬어 새힘을 얻는 곳.

    흰구름 : 백의를 입은 우리 민족.

    개울물 : 독립운동가를 상징

 

 

 

일제 감정기인 1941년 1월 시인 백석이

자신의 제자  강소천의 시집[호박꽃 초롱 서시]의 서문에 올리도록 지으신 시이다

 

스승과 제자에 대한 이같은 애틋한 말을 또 찾을 수 있을까?

제자 강소천은 스승의 아름다운 우리말에 대한 가르침을 임내내어 주옥같은 동시와 동요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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