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시인분들의 한 분이다.

나이들수록 이 시가 맞는것 같다. 

 

  아내와 나 사이 

                                                  - 이생진-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려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 있읍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돌아오나 기다리는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읍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읍니다.

 

[이생진]
1929년 10월 1일 충남 서산 출생. 국제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교육대학원 언어학과에서 수학했다. 『분수』 동인으로 활동
했다.  1969년 『현대문학』에 시 「제단」 등으로 김현승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등단한 이래 감각적이며 시각적인 이미지를 토대로 하여 현대 생활을 밝고 맑게 그리고 있다 그의 시는 직접 발로 뛰며 시적 대상을 찾아다닌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특히 섬에 관한 시는 걸어 다닐 힘이 있는 한 계속된다고 할 정도로 강한 집착을 보인다.  
우이문학회를 결성하여 합작시 「우이동시」를 발표한 바 있다. 시집 『산토끼』(1955), 『녹벽』(1956), 『나의 부재』(1963), 『바다에 오는 이유』(1972), 『산에 오는 이유』(1984), 『섬에 오는 이유』(1987), 『내 울음은 노래가 아니다』(1990), 『섬마다 그리움이』(1992), 『신부여 나의 신부여』(1995), 『하늘에 있는 섬』(1997), 『거문도』(1998), 『시인과 갈매기』(1999) 등을 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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