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종기 시인의 시를 좋아한다.

그의 데뷔 시부터 최근의 산문집"우리 얼마나 함께" 까지...

최근의 산문집은 직접 구할 수 없어 대략적인 흩어보는 것으로 ...

그를 처음 만나는 날은 광화문의 교보문고에서 스치우듯 만났다.

바람의 말에서 발췌된 내용으로...

그 덕에 그 시인의 시를 읽게 되고 마음에 간직하게 되었다.

 

특별히 고운 시어라기 보다는

웬지 그의 시를 읽으면 내가 느껴졌다.

나도 나를 잘 모르기에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시를 두번 읽고 세번 읽어내리면 웬지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그의 시를 읽고 그의 삶을 일었던 것이다.

 

                  <130727>

 

 

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그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 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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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마종기는 1939년 1월 17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동화작가 마해송과 여성무용가 박외선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44년 가족이 모두 귀국해 개성에 정착, 이듬해 마종기는 개성의 만월국민학교에 입학했다. 1947년 가족이 모두 서울 종로구 명륜동으로 이사하고 마종기는 혜화국민학교 3학년에 편입한다. 그의 가족은 여기서 1965년까지 살았다.

1950년 봄 6학년이 된 마종기는 교내 신문에 처음으로 동시를 발표했다. 6·25전쟁이 터지자 마산으로 피란가 월영국민학교에 편입한 마종기는 그 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로 돌아온 뒤 서울중학교 2학년 때 마종기는 평생의 지기가 되는 시인 황동규를 만난다. 같은 해 마종기는 제1회 ‘학원문학상’에 산문을 응모해 입상하기도 했다. 1954년 서울고등학교에 진학한 마종기는 문예반 지도교사로 있던 시인 조병화를 만난다. 문과반 학생이던 마종기는 과학 기술 공부를 권하는 친지의 권유를 받아들여 진로를 바꾸고 1959년 연세대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본과 1학년 재학 중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 ‘해부학교실’ ‘나도 꽃으로 서서’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1960년에 출간한 첫 시집 ‘조용한 개선’으로 제1회 연세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간 마종기는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수련의 과정을 거쳐 방사선과 전문의가 됐다. 오하이오 의과대 방사선과 교수 시절 ‘올해 최고의 교수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톨레도 아동병원 방사선과 부원장을 역임했다. 2002년 의사 생활에서 은퇴한 후에도 모교인 연세대 의과대학 초빙교수로 ‘문학과 의학’을 수년간 강의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의사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한국에서 시를 발표했으며, 친구인 황동규·김영태 시인과 함께 공동시집 ‘평균율’ ‘평균율 2’를 펴냈다. 미국으로 건너간 지 만 10년이 되는 해에 출간한 ‘변경의 꽃’을 시작으로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모여서 사는 것이 어디 갈대들뿐이랴’ ‘그 나라 하늘빛’ ‘이슬의 눈’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하늘의 맨살’ 등의 시집을 꾸준히 선보였다. 또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등의 산문집과 가수 루시드 폴과 서간집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을 출간했다. 한국문학작가상, 미주문학상, 편운문학상, 이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옮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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