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내가 중국에서 서울 집에 070 전화를 걸 때 금해야하는 시간이 생겼다.
"응답하라 1988" 이라는 드라마 할 시간이 바로 그 시간이다. 
그 시간 울리는 전화 소리는 아내와 딸 아이의 몰입된 TV 시청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예전 "모래시계"의 열풍 만큼은 아니어도 ...
그 땐 그 날에는 직장인 회식도 완전히 "올스톱"이었다.
그 당시 열풍의 정도에 대한 뉴스 보도를 보면

모래시계가 방영된는 시간에는 서울 시내 도로가 텅빌 정도로 한산해졌었으니

그 인기를 상상만으로도 실감할 것이다.

 

TVN 의 "응팔"은 요즘 젊은들이 말하는 "대세" 가 붙는 대세드라마이다.

드라마 "응팔"의 주인공들이 고3 일 때 난 대학원 1학년으로 한창 바빴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과거라는 추억의 공감대에 마치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간듯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고3 남학생과 대학생 동네 누나의 연상연하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 나이 또래 시절의 남학생이라면 좋아했던 동네 누나는 한명 정도 있었을 것이다. 요즘이야 연상연하 커플이 대세라지만 그 시절은 일종의 금기사항에 가까웠으니 그래서 당연히 비밀연애를 해야했던 시절이니...

서울대 다니는 그 누나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얼마전 "주원"이 오빠로 나오는 스릴러 영화" 그놈이다"에서 주인공 여동생역 "은지"역으로 나오는 류혜영이었다.  그 영화에서의 여주인공 이미지와는 넘 달라서 처음에는 정말 그 친구 맞나 하고 다시 보아도 아닌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면서 "역시 연기자는 다르구나!" 하게 만드는 변신이다.

 

오늘 함께 나누고 싶은 얘기는 이 얘기가 아니기에

다시 그 드라마 속으로 들아가보면 그 대학생 누나는 말한다.
" 여기까지야. 선을 넘지마"라는 말로 막 사귀기로 한 동생에게 선을 긋는다.

 

여기서 말하는 "선"의 의미는 뭘까?
대부분의 청춘 드라마에서 "선"이란 남녀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SEX"를 의미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선"이란 넘지말아야 할 경계선 즉 딱 거기까지"란 의미일 것이다
즉 선을 넘는다는 것은 지금껏 머물던 익숙함의 영역을 깨뜨리고

딱 거기까지 허용된 규칙이나 그 관계 더나아가서는 현실의 제약된 경계를 깨부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달리 말하면 만일 선을 넘지 않는다면 결코 선 밖의 다른 세상의 규칙과 새로운 관계는 접할 수 없다는의미이기도 하다.


조금 예시는 다를 수 있겠지만

태초의 아담과 이브가 넘지않아야 할 선을 넘어서야 새로운 세상을 만났듯이....

이렇게 정해진 선을 넘지 않으면 새로운 세상을 결코 만날 수 없다는 것은 진리다.
그런데 되돌아 보면 나는 그 선을 넘는 것을 너무나 많이 주저했고
그러다 보니 지나치게 평범한 세상을 살아오게 되었고 그런 삶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아마 2002년도의 어느 추운 겨울날 아침에 대천 해수욕장에서 영하 13도의 살을 에이는 추위 속에서 북극곰 행사를 했었다. 지금 그 때로 돌아가 다시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라면 그 때의 기억들로 다시 들어가지 않을 것 같다.  차가운 바닷물에 뛰어들기전에 준비운동차 참가자들이 조를 나눠 기마전으로 몸을 푸는데 벌거벗은 몸이 느끼는 살을 에이는 추위보다도 맨발로 닿는 얼음보다도 더 시린 모래밭은 발의 감각조차 못느끼게 만들었다.

준비운동이 끝난 후 뛰어든 바닷물 속에서 오분동안 헤엄도 치고 잠수도 하면서 버티었는데 온몸이 마비되는 듯한 그 경험은 지금도 생각만 해도 그 당시 기억으로 떨린다.  

물론 도중에 좀 나이든 한직원이 위험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신속히 대응해서 아무일은 없었다. 나중에 몸을 씻으로 가는 도중에 백사장 입구에 있는 수족관에서 나오는 물에 발을 대보니 그 바닷물이 뜨겁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따스한 탕속에 몸을 담그자 마자 온몸이 간질거려서 참기 힘들었지만 한참이 지나고 나서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스스로 그어놓았던 선 하나를 넘은 것이라 생각된다. 마치 번지 점프를 하고 난 뒤의 스스로의 대견함과 무언가 이뤄냈다는 느낌과 자신감이랄까. 그 당시 함께 선을 넘었던 그 하나로 따스한 동지애 같이 지금도 그 시절의 추억으로 우리를 연결시켜주는 고리가 되어주고 있다. 

 

세상을 살면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불행히도 원하는 모든 것이 준비된 상황은 쉽사리 오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불가능의 3박자' 때문이다. 그 3 박자는 돈, 시간 그리고 건강인데 흔히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행여 돈과 시간이 있으면 건강이 따르지 않는다.는 정말 희한한 인생 불가능의 3박자... 


한 해가 다 지나가고 있다.

새해, 즉 해가 바뀌기 전에 내 앞에 놓인 선이 무엇인지 살펴보려고 한다.아직은 잘 모르지만, 새해엔 눈 딱 감고 그 선 한번 넘어볼 계획을 세워보아야겠다. 3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이가 나이인지라 무언가 새로운 길을 찾고 준비해야할 때이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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