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9.07.13 쑥부쟁이와 자장면
  2. 2019.07.10 성당 레지오마리에 주회합에서...
  3. 2019.07.07 녹차 한잔...
  4. 2019.07.05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5. 2019.07.01 항암 2차. 1cycle.

아파트 화단에 이름모를 꽃들이 만발했다.
뭐라고 조그많게 이름표가 붙어있는 건 다년생 초목이다. 조경으로 심지않았지만 일년생 잡초들이 그래도 뿌리를 내리고 있고 때로는 꽃들을 피워내고 어엿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중에 요즘 꽃을 활짝 피우는게 쑥부쟁이이다. 조경수군락에서 살짝 고개를 들이밀면 잡초로 여겨 뽑아내지만 큰나무 밑에서 자라면 그냥 놔둔다. 

쑥부쟁이는 어렸을 때 부터 기억하는 잡초이다.

지금으로부터 46년전 국민(초등)학교 6학년 시절이다.
어느날 우리반 공동으로 식물도감 실제본을 만든다고 도서관에서 식물도감 책을 빌려다 교실에 비치한 후 개인별로 하나씩 선정하여 실제 식물을 뿌리채 온전하게 뽑아 건조시킨 후 비닐로 씌운 책자에 붙혀 식물도감을 만든 것이다.

식물도감이 어느 정도  완성되어갈 즈음 어느날, 수업이 끝난 후  담임선생님께서 반 간부들과 함께 직접 들로 나가서 식물 이름 하나하나를 알려주시고 색다른 식물을 함께 채취했었다. 그때 첫번째 설명이 길가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쑥부쟁이에 관한 것 이었다.

그날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중국집으로 데려가셔서 자장면을 사주셨다. 내게는 처음 맛본 신세계였다.

그 이후론 쑥부쟁이와 자장면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참고로 그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은 내 결혼식 주례 선생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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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작년말 해가 바뀌기 나흘전에 그동안 살고있던 등촌동에서 이곳 가재울로 이사를 했다.
그날은 섭씨 영하 13도 (체감온도 영하 17도)로 유난히 추운 한겨울 날씨였다. 이삿짐을 올리는 도중에 후순위로 밀려 밖에 세워둔 고무나무가 얼어 잎을 다 떨궈내더니 이제야 제법 잎사귀가 돋아나 볼만해졌다. 

이사와 함께 등촌1동 성당에서 이곳 가재울 성당으로 교적을 옮겼고 바로 연이어 레지오 마리에 "전교자의 모후" 쁘레시디움에 가입을 했다.

요즘 어디서나 겪는 현상이지만 (어느 종교나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이곳 성당 모임 역시 젊은 사람들은 드물고 나이드신 분들이 대부분 활동을 하고 계셨다
내가 가입한 '전교자의 모후' 역시 연세 지긋하신 분들로 구성되어 있어 나는 자연스레 막내 단원이 되었다. 가장 많이 연세드신 형제님은 나와 두번의 띠동갑이시니 살짝 과장하면 거의 아버지뻘 되신다. 모임의 평균 연령이 70대라 보아도 무방할듯 하다. 그러다보니 내 개인적 성격에 더하여 행동거지는 늘 조심스러워졌고 웬지 모를(?) 어려움으로 개인적 얘기를 나눌 기회는 많지 않았다.

특히 내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미처 말을 꺼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어쩌다 기회있어 두 분 형제님께 간략하게나마 살짝 설명할 기회가 있었지만 모임에서 공개한 게 아니기에 자연스레 알고서도 묻혀져 왔을게다.

지난 한달 동안에 두차례 스탠트 교체로 입원을 했다. 당연히 입원중이라 정기 주회합에 참석할 수 없었다.

두차례중 첫번째 입원시에는 그냥 개인일로 쁘레시디움 주회합에 참석이 어렵다고 핑게를 댔다.

그런데 두번째 입원시에는 병원에 입원해서 주회합에 참석이 어렵다고 숨기지않고 사실대로 카톡으로 알렸다. 이로 인해 다음날 병문안을 오겠다는 단장님 전갈에 연로하신 형제님들께 도리어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부담스러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었다. 다행히 예정대로 다음날 퇴원이 결정되어 이를 핑게삼아 병문안을 정중히 사양했다. 이 와중에 내가 입원한 병동이 암병원이라는게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되었다.

어제 주회합을 마친 후 모임의 단장님이 내 건강상태에 대해서 단원들에게 알려주면 함께 기도하는데 도움이 되겠다고 권했다.

잠시 망설여졌다.

조금 과장해서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의 형제님들께 말씀드리기에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먼저 와닿았기 때문이다.  사실대로 그러나 간략히 내 상황을 설명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대강 눈치는 채시고 계셨지만  "담낭암이고,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직접적인 내 설명에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나 역시 그랬을 것이니까...

내 설명이 끝나자 단장님 주관으로 나의 건강을 위한 주모경을 레지오 단원 모두 한마음으로 함께 바쳤다.

 기도하는 중에 나도 모르게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요즘들어 갈수록 사소한 일이나 생각 하나에도 눈시울을 자주 붉히게 된다.

이로 인해 감정을 추스느라 감사하다는 말도 하지 못했다.

회합을 마치고 성당을 나서면서 헤어지기 전에 형제님께서 희망을 갖고 기도하면 충분히 이겨낼수 있다면서 절대 희망을 버리면 안된다고 위로, 아니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다. 

집으로 오는 길에 그동안 나를 위해 생미사(살아있는 사람을 위해 미사시간에 기도하는 것)를 드렸던 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내게는 감사할 일,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빚만 지고 있지는 않는지... 

늘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다.

서양화가 박영규作 [십자가 고상]

[주모경]
천주교에서, 주의 기도와 성모송(聖母誦)을 아울러 이르는 말.
 주모(主母)란 주님과 어머니 마리아를 의미한다. 따라서 주모경이란 주님께 드리는 기도와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로 ‘주님의 기도’ 와 ‘성모송’을 합하여 하는 기도이다.

* 주님의 기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 성모송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도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레지오마리애]
레지오 마리애는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단체의 하나로  단원들의 충성, 덕행, 용맹을 요구하기 때문에 고대 로마 군단을 본 딴 군대의 형태로 조직되었으며, 각 단위체의 명칭도 이로부터 유래한다. 즉 레지오 마리애라는 말은 ‘성모 마리아의 군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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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지난 5월말 스탠트를 교체했다.

그 이후 한달만에 재교체의 아픔을 거치면서 내 스스로 느끼기에도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저하되었다.
입원에 따른 기본 체중저하도 그렇고 퇴원해서도 2주 이상 고열에 시달리면서 자연스레 식욕도 감퇴되고 바깥운동(산책)도 언감생심이었다.

그러다보니 움직이기보다는 침대에 눕는게 더 자연스럽게 일상화되었다

다행히 지난 주 부터 고열이 사라지면서 가까운 궁동산 둘레길도 걷게되고, 식욕도 조금씩 나아졌다.
즐겨 사용중인 운동 어플 "트랭글"을 통해서 지난 한달동안의 걷기(만보기와 걷기기록)의 통계를 살펴보았다.
저지난주부터 가까운 궁동산 산책이 이루어졌고 집근처 걷기가 제법 예전 거리를 회복해 왔지만 속도는 평소의 절반 수준을 약간 웃돌았다  다행히도 이번주 수요일부터는 걷는 속도가 예전 스피드까지 근접해진걸 숫자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가라앉았던 목소리도 어제부터 서서히 본디 목소리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주 산책길에 직장동료이자 후배가 아픈 이후로 처음 전화를 걸어왔다  통화도중에 평소 목소리가 아닌 감겨있는 내 목소리를 알아채곤 당황스러워 했다  몸이 안좋은데 괜히 전화한것 아니냐고 되물으면서 난처해했었다.
난 오랫만의 통화에 반가웠는데,
몸이 안좋아진 것 아니냐면서 ...

어찌되었든 이러한 조그마한 변화에 난 감사하다.

그 동안 따스한 차 한잔 마시고 싶었음에도 주저주저 해왔다.

내심 '따스한 차 한잔쯤 마시면 어떠랴'했음에도 혹시나 이로인해 고열을 불러올수도 있겠다싶어 망설임끝에 우려내질 못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한달하고도 반만에 차를 우렸다.

비록 햇차는 아니지만 맛이 있다.
차 내음에 차향이 그윽하고 향기롭다.
마음까지도 따스해지면서 향기로워진다.

역시 차는 우려야 제맛이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아프지 않고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 
배고픈 우체통이 온종일 입 벌리고 빨갛게 서 있는 날 
길에 나가 벌 받는 사람처럼 그대를 기다리네 
 
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까닭없이 자꾸자꾸 눈물만 흐르는 밤 
길에 서서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네 
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개인생각]
시같기도 하고 에세이같기도 하다.
김재진 시인의 잠언집인데 시 형식이다
난 그냥 시로 읽기로 한다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하는 물음을 내게로 되물어 본다. 남들보다는 분명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슬프지만 인정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 되물음은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누구나 똑 같은 생각 속에 빠져들게다
누군가는 가족을, 누군가는 친구를,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누군가는 과거 마음속 미움과 원망과 분노로 얼룩진 상처와 상처를 준 누군가를 떠올릴 것이다. 잊은줄알았는데 여전히 생채기로 남은 누군가를...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젠 사랑하는 사람만 떠 올리기로 하자.

이제 제한된 삶을 앞두고서 스스로 되물어보니 더 간절해진다. 다행히도  그동안 내 마음속 얼룩진 상처를 남겼던 사람들을 다 이해하고 용서한지 오래다. 이건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어찌보면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번은 만나면 얼싸안고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쩔줄 몰라할 사람,  손을 맞잡고 차한잔 나누어야 할 사람들은 많은데 아마도 다 볼 수 없을 것 같다.
아니 없을것 같다가 아니라 볼 수 없다.
내가 용서를 빌어야할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더 슬프다.
이런 생각만 해도 그냥 눈물이 난다.

 그래도 이 글을 통해서나마 그들을 기억하며,

 누군가를 가슴 깊이 사랑할 날이, 소중한 이들과 행복하게 살아갈 날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를 생각해보는 사색의 시간을 선물로 전해주고 싶다.

[책소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시인의 잠언집. 시구 형식을 앞세운 뒤 저자의 단상을 풀어놓는 방식의 에세이들을 모아 펴냈다.
"우리는 밤마다 죽고 아침마다 다시 태어난다."
"누구는 인생을 소풍에 비유했고, 누구는 인생을 꿈이라 했다. 소풍이건 꿈이건 아니면 또 다른 그 무엇이건, 이별의 경험 다 한 뒤 돌아갈 때 나는 무슨 기억을 안고 떠나갈까?"
160여편의 글들을 따라 읽는 것은 채움이 아닌 비움을 목적으로 한다. 비워야 또 채울 수 있다고 저자는 속삭이듯 말한다.

저자소개는 인터넷을 통해서 접했으면 한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저지난 주에 새로이 항암치료를 시작했다고 했다.
 
처음 맞는거라 중간 점검차 외래진료를 했고 외래진료 대기시 고열로 바로 입원을 했고 여러번 미뤄졌던 스탠트를 교체했다.

다행히 지난 한주간은  고열없이 보냈다.
통상 체온은 37.1도 좌우였고 어쩌다 37.7도를 찍기는 했지만 걷기 운동 후 따스한 온욕 후  한차례였다.

오늘은 1cycle 2 차 항암이었다

외래 진료전 채혈을 하고 점심식사 시간이라 과거 한번 들렸던 근처 신촌거리내 육갈탕에서 대왕갈비탕을 먹었다

요즘 몸무게가 지난 두번의 입원 영향인지 한달 사이에 1.5키로 정도 빠진듯하다. 식욕이 떨어지고 고열에 대한 두려움으로 운동도 주저하다보니 저절로 근육이 빠지면서 그리된듯 하다.
무엇보다도 먼저 체중을 회복해야한다. 다행히 이틀전부터 식욕은 조금씩 되살아 난듯하다. 내 스스로도 억지로라도 좀 더 먹어야한다는 마음가짐의 영향도 무시 못할 것이다.

진료전 임상간호사가 나를 보더니 보호자(아내)를 찾는다. 남자들은 말을 잘 안해서 환자의 상태를 잘 알 수없다면서 여자들은 미주알코주알 얘기를 하니 임상연구자 입장에서는 내심 아내의 의견이 듣고싶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나도 좀 상세하게 지난 일주일의 내 현황을 나름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진료 후 임상용 채혈을 추가로 했다. 별도의 임상채혈 간호사가 있다.  불편사항으로 진료전 채혈할 때 함께하면 좋은데 규정이 진료 후로 되어있어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다.

이후 항암치료실에서 40분 대기에 입실 후 30분 지연, 그리고 투약도 30분 지연되어 결국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맨마지막으로 병실을 나서야 했다

[외래진료시.]
A  그 동안 특이사항 없었나?
B. 다행히 열은 없었다. 다만 식욕이 저하되고 다소 피로감을 느낀다. 오른쪽 어깨가 이삼일 아팠다.

A. 간에 이상이 있어, 특히 횡경막부근의 간부위는 신경이 오른쪽 어깨에 연결되어 오른쪽 어깨가 결리듯 아프기도 하다.

B. 오른쪽 부위, 스탠트부위가 좀 아프다.
X-Ray 사진을 보여주며 ... 스탠트는  잘 안정화되었다. 차차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B. 간수치가 왔다갔다 한다.
A. 대체적인 간수치 경향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트렌드 그래프를 보여줌) GOT가 좀 왔다갔다 하지만  좋아지고 있으니 우루사는 이번까지 먹고 그만 중단하기로 하자.
B. 통증은 사흘전부터 좋아졌다. 항생제와 진통제는 그만 먹어야 하나?
A. 남은 항생제는 마지막 약까지 복용하고 (추가 없이) , 진통제는 통증있을 경우에만 복용하기로 하자. 항암주사 잘 맞아라. 2주 후에 보자

[이후]
남은 항생제는 3번먹고 종료.
진통제는 당일 저녁만 먹고 이후 중지.
우루사는 매 식사 30분후 복용중.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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