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4. 11:06 차한잔 나누면서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벌써 봄이 성큼 .
이곳 천진에 와서 생긴 습관중의 하나가 일어나자 마자 창문의 커튼을 열고 밖을 살피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이 좀 일러서(?) 밖은 어두컴컴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멀리 있는 건물 조명과 가로등 불빛의 선명도를 통해서 그날 하루의 바깥공기를 가늠하고 스마트폰으로 천진의 공기 오염지수를 확인합니다.
이 곳 처진의 의 날씨가 워낙 좋지않기에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의 하나입니다.
한국에서는 날씨라면 아침 TV 뉴스를 통해서 비가 오느냐 안오느냐 정도만 관심주는 수준이였는데....
오늘 아침도 일어나자 마자 밖을 보니 간밤의 대풍주의보(천진시에서 바람의 세기에 따른 예보 경보시스템)의 영향으로 새벽녁 별빛이 보일 장도로 맑은 깨긋한 날이었습니다.
오늘도 며칠동안 갇혀 있던 방안의 공기를 순환 시키러 베란더와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씻고 아침준비를 합니다.잠시 스마트 폰으로 오늘의 날씨를 살펴보니 오늘이 "입춘(立春) 이라고 알려주는 것이엇습니다.
작년에 왔던 봄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 온 것입니다.
이쯤되어 가까운 산에 오르다 보면 신기하게도 하얀 눈 속에서 노랗게 핀 꽃이 보이는 데
그 꽃은 노란 복수초로 그 꽃을 보는 순간 이제는 봄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봄의 전령사의 하나입니다. 막상 여수 살 때에도 언제든지 마음먹으면 갈수 있다는 핑게로 몇 번 가보지는 않은오동도의 동백꽃도 여전하겠지요.
한번쯤은 다시 걷고 싶은 길이기도 합니다.
입춘(立春)은 24절기 중 첫째 절기로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절기로 한자로는 ‘入春’이 아닌 ‘立春’으로 쓰는데 ‘立’자에는 ‘곧’이나 ‘즉시’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어입춘(立春)은 본격적으로 봄이 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제 곧 봄이 시작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입춘이 되면 대문에 글귀를 써서 붙이는 풍습이 있었는데 (중국도 마찬가지이더군요) 저의 아버지께서도 매년 봄에 들어서는 입춘 절기에 들어서기 전에 어김없이 대문과 현관에 새하얀 한지에 먹물 붓글씨로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을 써서 붙히셨습니다.
이 말은 ‘새봄이 시작되니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당신 집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당신의 따스한 마음이 담긴 메시지였고, 당신이 돌아가신 후에도 그해 봄에 붙히셨던 그 글씨는 떼어지지 않고 몇년 동안 남아서 본가에 들리는 우리들에게 그 글씨를 통해서 당신이 우리 가족들에게 전하는 말씀으로 살아 숨쉬곤 했습니다.
(보기 흉할 정도로 다 헤어져도 누구 한 사람 그 글씨를 정리하자고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이란 말처럼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바래봅니다.
아직 이곳은 나무들의 새 움이 보이지는 않지만 봄은 이미 우리 마음에 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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