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24. 00:41 가족과 함께

늦은 밤 기도

 

 

너의 웃음과 나의 웃음이 포개지니 세상은 어찌이리 밝고 환한지.

너의 눈물과 나의 눈물이 섞이니 세상은 어찌이리 어둡고 쓸쓸한지.

너의 기도와 나의 기도가 하나로 이어지니 아름다운 하늘 나라가

이 세상에 이미 와 있는 것 같구나. 친구야...

 

      <꽃이 지고나면 잎이 보이듯이 中에서, 이해인 수녀 >

 

 

오늘 달력을 보다가 어느새 삼월이 코 앞에 다가섰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몇날 동안 아내는 감기 몸살로 혼자서 그 힘듦과 아픔을 인내하고 있는 중입니다.

가까히 있어도큰 큰 도움이 안되었겠지만 그래도 멀리 있는 것 보다는 더 나았을 것입니다.

지난 달 하순에 군에 있는 아들에게 메일 편지  하나 보낸 후에

그 동안 새로운 소식을 전한다는 게 잠깐 사이에 벌써 한 달이 다 되었습니다.

이들 녀석도 나와 비슷한 입장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편지에 바로 위 선임과 7개월 이상 차이가 나서 이제는 분대장 인수인계와

최선임(?) 역할을 해야 하기에 두어달 정도는 눈코뜰 새 없이 바쁠거라 미리 말을 전해왔기에...

그래도 편지를 보내놓고 답장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말은 누구에게나 하얀 거짓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답장 편지를 기다린다고 해서 늦어지는 편지에 서운하거나 하는 마음은 들지않습니다.

 

아내는 항상 명절이 끝나고 나면 일주일 정도 명절증후군을 앓곤 합니다. 

본디 마음과 달리 명절에도 평범한 대한민국 명절 남자가 되어 도움이 되어주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힘들때 기대고 싶을 곳이 있다는 안심거리는 되어주는 듯 했는데 이마저도 없으니 .... 

더군다나 명절이 지난 후 며칠 지나지 않아 딸 아이의 어려운 결정으로 멀리 혼자 떠나 보내고 나니

긴장이 풀어지기도 하고,  마음이 아리기도 한데다가 밀려드는 외로움으로

이번 감기 몸살을 아내 혼자 이겨내기에는 다소 힘에 부치는 듯 합니다.

 

오늘은 미사중에 딸 아이가 갑자기 보고 싶어졌습니다.

내가 그럴진데  속마음 알아주고 때로는 위로도 되어주던  친구같은 딸이

늘상 옆에 있다가 없으니 아들과 남편과는 달리 딸을 보낸 후 아내의 마음이 오죽 허전했을까요?

그래서 아내랑 통화를 하면서도 딸 아이에 대해서는 입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아내 마음의 잔잔함을 깨트리지 않고 싶어서 입 안에서만 맴돌다 사그러트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허전함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나쁜 기운이 찾아든 것입니다.

 

그래도 하느님은 견딜 수 있을만큼 시련을 주신다고 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시련과는 도통 어울리지 않고 다르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아전인수격으로 그리 생각하는 것으로 로를 삼아보는 것입니다.

 

여러가지 화살기도 제목을 정해놓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처럼 기도로 하나되어 이어질 것이니 ...

두 손을 꼬옥 모아보는 늦은 밤입니다.

 

               <1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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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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