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간만에 아들과 단둘이 성묘를 했다.  아내와 딸아이는 몸이 좋지않아서 둘만이었다.

늘상 명절에는 산소에서 사촌들과 만나는데. 이번은 서로 시간이 맞지않았다.

오르는 산길 모퉁이에 주차를 하고
산소까지 걸어가는 길에 아들에게 넌지시 물었다.

'아들! 명절에 재미 없지'
'네'  망설임이 없는 대답이다.

그럴것이다.
특히 녀석에게는 더욱 그럴것이다.초중고 모두 서울에서 다녔으니광주 본가에는 아는 친구들도 없으니...그래도 늘 명절에 함께 내려오는 아이들이 기특했다.산소에 술잔을 올리고상석 앞에서 산아래를 내려다 본다.늘 푸른 물로 넘실대던 저수지는 바닥이 보였다. 올여름이 무척이나 가물었나 보다.산소 주위에 상사화가 만발했다.아버지께서 문중 선영들을 이리 이장하신 후 집에 있는 화단과 화분의 나무들을 이리 옮기셨다.철쭉에..동백에 그리고 이름은 잘 모르는 관상수에....마지막으로 상사화와 국화였는데올해보니 국화는 보이지않는다.

그러다 문득 아들과 나누는 대화중에
드는 생각이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
얼마전까지는 아버지와 나였는데
이제는 내가 아버지가 되고 내 역할을 아들이 대신하고 있다.
나누는 얘기도 그랬었다.

참 세월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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