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정'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0.01.14 어머니가 상경하셨다. 5
  2. 2019.11.05 단순....그리고

 

이번 설 명절에는 광주 본가에 내려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 속에 상상만으로도 스스로 내려가는 그림을 자주 그리곤 했다. 아니 늘 그리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주 주말에 서울에 두 딸이 살고있어 그나마 서울에 자주 올라오게되는 세째 여동생이 어머니의 반 성화(?)에 못이기는 척 겸사겸사 KTX 편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서울로 올라온 것이다.

사실 어머니를 뵐 기쁨보다도 걱정이 앞섰다. 야윌때로 야윈 내 모습을 다른 이들에게는 보여줘도 어머니에게만큼은 보여주기 싫었다.
내 모습을 보시고 실망할 그 모습을 생각만 해도 늘 눈물이 났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몇달만에 어머니를 직접 뵈었다. 어머니가 나를 보자마자 마치 오랫만에 만난 연인처럼 나를 꼬옥 안고서 어쩔줄 몰라하셨다. 그래도 난 그 순간만큼은 어머니의 눈길을 애써 피했다.
어머니 역시 내 맘을 아시는 지 예전과 달리 내 얼굴을 만지시기만 하고 계셨다.
기특하게도 조카들도 주말임에도 함께 해주었다.
집근처의 바다라는 식당에서 아구찜과 해물탕을 시켜서 푸짐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해물텅이 좀 빈약했지만 가성비 대비로 보면 그래도 솔솔하다

저녁에 아내랑 어머니는 와인 한잔.
좋아하시는 피자는 어머니도 과식으로 뒤로 미뤘다.

저녁에 이런저런 얘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러다 얘기중에 갑자기 내 눈물보가 터졌다
소리를 죽이려 이를 악물었음에도 엉엉 소리가 잇몸새로 새어나왔다.
어머니도 결국 우셨다. 아내도 옆에서 운다.
그리곤 지나가듯 어머니에게 말한다.

"어머니 어머니 오시면 어머니 품에서 엉엉 울고 싶었대요"

어머니께서 갓 부화한 새끼를 품에 안듯 나를 꼬옥 안으시면서 이제 우리 그만 울자. 아들 눈물 흘리지 않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하셨다.

 

다음날 너무 좋지않은 미세 먼지로 강화도로 가려던 일정을 뒤로 미루고 집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차한잔 나누신 후 아내가 용산역까지 모셔다 드리고 다시 광주로 향하신다.

1박2일 어머니의 아들집 방문이 끝났다.

이제 여윌대로 여윈 내 모습을 보셨으니 체력이 허락하는 한 광주에 자주 다녀올 생각이다.

일주일 지나서 명절에 못내려가서 죄송하다고하고
아버지 기일에 내려가겠다고 했다.
그 때 건강하게 보자고 하시면서 미처 끊지 못한 스마트폰 너머로 울음소리가 들리는듯했다 .
환청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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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가을 하늘이 유난히 파랗다.
그런데도 인디안써머는 아니다.
복직 후 출근해서 주로 사무실안에만 있다보니...못느끼는 것일수도 있겠다.

출근했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CT 결과와 함께...
모친은 마치 당신일처럼 기뻐하셨다.
기뻐하시는 목소리의 떨림이 그대로 내게로 전해오자 목이 감겼다.

그 후 엊그제 다시 전화를 주셨다.
어찌 근무하느냐고
못믿겠단다.
당신 걱정 덜어줄려고 그런 것 아니냐고 물으셨다.

작년 암진단을 받고 황달과 장폐색으로 장기간 병원에 입원중일 때 어머니의 전화가 오면 근무중이라고 하얀 거짓말로 암에 걸린 것을 어머니께 숨겼다.

아시면 괜히 걱정만 하실것 같아서.
할 수만 있다면 나의 소식을 맨 나중에 알게하시고 싶었었다 .

그래서 전화가 오면 병원이면서도 근무라 못받았다고 핑게를 대고 그렇게 넘겼다.

그러다 다행히 가라앉은 목소리가 좋을 때를 골라 아무렇지 않은듯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그때마다 통화를 마치고서 흐르는 눈물이 멈추기를 기다리면서 한참을 멍하니 서있곤 했다. 그리곤 병실 유리창에 비추는 내 모습을 보며 어머니 가슴에 평생 못을 박는 상상과 함께, 이제 평생 씻을 수 없는 불효자가 될것 같아 소리내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면서 가슴속에서는 소리내어 엉엉 울곤 했다.

이번에도 그런 하얀 거짓말이 아닌가하고 의심을 하신 것이다.
이제 내관련 얘기는아내의 말을 믿을수 없어 내 목소리로 꼭 확인하고 싶으시단다.

그리고 전화를 끊기전에 당부하신다.

당신 생각, 각정일랑 하지말고
오로지 내건강만 생각하란다.
당신도 당신 건강만 챙기시겠단다.

어찌 그 마음을 모르겠는가.

어머니의 자식사랑.
내리사랑의 숙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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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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