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4. 09:29 가족과 함께

아들에게(5)

 

아들 안녕.

 

오늘은 좀 여유롭게 (?) 쉴 수 있는 일요일이구나.
어제는 중국 직원의 결혼식과 피로연이 있어 피로연에 다녀왔단다.
각 직원들 테이블에 돌아다녀서 건베를 하다보니 술에 취하게되엇어.
아침에 일어나 보니 070과 핸드폰에 부재중 통화로 엄마가 전화를 했더구나
서울에 전화하니 어제 오는 승용차 안에서 내가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는데 전혀 기억이
없더구나. 아마 무이식 중에 엄마에게 전화를 했었나 보다.


그래서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 아침을 준비해서 먹고 이렇게 너를 만난다.
요즘 이렇게 편지로 너를 만나니 참 좋다.

이제 부터는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 다르고 단체 생활을 통해서 불편해지기도 하겠지만
서로를 아껴주고 위해주는 또 다른 소중한 기억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집에서야 떼 쓰면 못 이긴척 들어주는 부모가 있었지만  이제는 스스로 모든 것을 해야하고
그 동안 못느꼈던 남들과 함께 상부상조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젠 너는 기억 못하겟지만.. 기억하고 있을까?
너를 위해서 어렸을 때 여행을 많이 다녔었다. 거의 매주 아니었을까?
언젠가 내가 물엇다 도로변 코스모스 생각나느냐고 ..그런데 너는 웃으면서 말했지
"아빠 나 기억나 . 그 때 내가 내려서 코스모스 사이로 오줌을 쌌잖아" 
"맞어!!" 하고 나는 너의 기억력에 감탄을 했엇지. 왜냐면 너는 그곳 지명을 모를테니까
그러면서 생각했다. " 아 상황을 기억하니 애들과 여행을 자주해야겟구나 "하고
그런데 너히들이 중학교 가고 고등학교 가면서 부터는 뜸해지고 말았지.
오년 동안 아빠 혼자 여수에서 살면서 아빠는 참 미안했다.
엄마에게 그리고 너희들에게 ... 가장 중요할 시기에 아빠가 멀리 떨어져 있었으니..
그래도 몸과 마음이 이쁘고 건강하게 자라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단다.
그리고 그로 인해 더욱 힘들엇을 엄마에게도...
그래서 어제 전화한 기억도 못하는 상태에서 엄마에게 전화한 것은 아닐까?ㅎㅎㅎ

이렇게 아침 일찍 (평소 같으면 자고 잇을 네게) 너를 만나니
 머리 아픈 숙취가 사라진 것 같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라 .

중국 천진에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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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2013. 2. 23. 07:54 가족과 함께

아들에게 (3)

 

 

 

여송아 안녕!

언젠가 너는 내게 말했지. 아빠가 "송여송"하고 성까지 넣어서 부르면
무언가 아빠가 화가 나셨구나 하고 먼저 알게 된다고
그 때 부터 아빠는 네 이름을 불러줄 때 가능하면 '송여송'보다는 '여송"하고 불렀단다.
이제 서서히 실외훈련 비중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군생활이 시작되겠구나.
유난히 추위에 약한 너를 기억한다. 그래서 걱정이 되기도하지만
예전 군대와 달리 방한에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고 그만큼 준비가 잘되어
정신무장이 되어서 충분히 이겨내리라 믿는다.

어제 아침에 보니 예빈이가 네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서 보냈더구나.
사무실에서는 보지 못하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네 분대 사진과 편지를 몇번이나 보았었지.
네 모습이 대견스러워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눈물이 났다.
아빠도 어쩔 수 없이 아들 군대보낸 아버지라는 것을 실감했다..

추운 겨울 훈련을 잘 견뎌 내어서 그 자리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겨울이 혹독하게 추울수록 한해 농사가 풍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농부들은풍년을 위해서 눈이 오고 추우면 스스로 위로를 한단다.
너도 알잖니 여름이 뜨거우면 가을 단풍이 아름답듯이.

만약 우리가 사는 곳이 일년내내 좋은 날씨로 햇볕만 내리쪼면
그 곳은 이내 사막으로 변하고 만단다.
적절하게 비도 오고 바람도 풀어주어야아름다운 금수강산이 되는 거지.

오늘은 본사에서 높으신 분이 오셔서 회의를 하느라 삼십분먼저 출근한다.
그래서 지난번 보다 더 일찍 너를 만날 수 있구나.

이번 한 주도 잘 마무리하고
오늘 아침에는 유난히 너의 얼굴이 보고 싶고 어루만져주고 싶구나.

자 뽀뽀! 물론 너는 입술이 아닌 내 볼에 뽀뽀를 하겠지.
맞아 남자끼리는 ... ㅎㅎㅎ
잠시 눈을 감고 멀리서 내볼에 전해지는 네 입술의 부드러움과 사랑을 느낀다.
이제 출근 시간 .일어서야 한다. 지금시간 이곳시간으로 여서시 십일분

아들 홧팅!

멀리 중국 천진에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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