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우려내었다.

 

상투적인 표현으로 치자면 차 한잔 우렸다고 말해야되는데 그 한 잔이 아니기에

나도 모르게 한잔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나에게도 약간의 결벽이 있나보다.
회사에서 차를 우릴 때면 일회용 차구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무실에서 난 커피메이커를 이용하여 편하게 생활차로 내린다.


Coffee Maker 안에 종이 필터를 깔고서 그 안에 커피원두 대신 적당량의 차를 넣고서
전원 스위치를 켜면 잠시 후 물끓는 증기 소리와 함께 적당한 농도로 차가 우려진다.
이 방법은 실생활에서 쉽게 사용하는 나(?)만의 차 우리는 방법으로

주위 지인들에게 생활차를 쉽게 마시는 방편으로 소개하곤 한다.


만일 지나치게 뜨거운 물로 차 맛이 떫어지는 것을 막고자 할 때는 (일명 짜다고 표현)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커피 메이커의 전원을 이용하지 않고  

Coffee Maker 안 필터위에 알맞게 얺혀진 차에 적당한 온도의 물을 흘려주면 된다.

(이 때는 사전에 어느 정도 물의 온도를 맞출 수 있게 커피 포트를 이용)

 

중국에 와서는 의외로 한국에 있을 때보다 차를 마시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딱히 커피를 더 마시는 것도 아니고 커피 역시 줄었다할까?

아무래도 중국 사람들은 아직까지는 커피보다는 차를 더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서서히 커피를 선호하고 있으니 곧 우리 나라처럼 될 것 같다.

나이 든 사람들은 커피는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기존 사고에 익숙하지만

신세대는 분위기와 간편함에 쉽게 익숙해지기에...

중국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면 커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

같다는 전망도 해본다.

 

많은 이들이 중국에 간다고 할 때 좋아하는 차를 많이 마실 수 있어서 좋겠다는 말로
위로겸 부러움을 표해 주었는데 막상 이곳에 와서는 기대보다 훨씬 덜 마시게 되었다.
아마도 그 줄어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시간적 여유가 이를 가로 막았을 것이다.
굳이 시간적 여유라고 표현한 이유는 정신적으로는 차를 마시고 싶어하기에서 이다.

한국에서는 퇴근 후에도 시간을 내어 적당히 차를 우려내곤 했는데
이 곳에서는 평일날은 퇴근 시간에, 좀 일찍 집에오면 저녁 준비해서 식사를 끝내고

이런 저런 소일거리에 매달리다 보면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려 집에서는 언감생심이다.

언젠가 선전에 나온 "002 데이콤 전화"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는 선전처럼
누군가 차를 함께 마실 사람이 있으면 없는 시간 내어서라도 차를 자주 우릴 것인데
혼자 생활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익숙한 게으름 일명 '귀차니즘'이다.


그래도 간혹 휴일에 집안 청소를 마치면 종종 시간을 내기는 한다.

차를 마실 때면 아이들 어렸을 때 기억이 늘 새롭다.
아이들 고사리 손으로 직접 차를 덖고 비비는 제다도 하고
팽주가 되어 우린 차를 함께 나누고, 가족들 품평도 곁들었으니

 

며칠만에 차를 우렸다.
차 이름을 보니 황산모봉이니 중국 차로는 제법 유명한 차다.
이십여년전 인사동에서 누군가 가져온 이 차맛도 제법 좋아서 차를 즐긴 후

지인의 차를 조금 덜어내어 집에 가져갔던 걸로 기억되는 차이다. 
원래 중국 십대 명차이기도 했지만 등소평이 즐겨 마셨다 해서 더 유명해졌을 것이다.
등소평은 일명 일엽차라 불리우는 약초의 이파리로 만든 고정차와 

이 황산모봉을 즐겨마셨다고 한다.

유명인이 즐겨마시는 차는 자신의 고향 차이거나

아니면 개인적 인연으로 마시는 것이지만 매스컴의 발달로 때로는 맛과 향을 떠나

그냥 유명해지기도 하지만 이 차는 그런 차는 아닌 정말 향과 맛이 뛰어난 차다.

 

작년 이맘 쯤 들린 황산에서 직접 만져보고 시음을 하고 산 차가 

봉지 째 아직 아파트의 찻장에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 
두어개 샀는데 하나는 서울로 보냈고 하나는 다 마시고, 아직 남은 차는 개봉하지 않았다.
개봉하면 금방 마셔야 하기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적당한 온도에 맞춘 차가 오늘 따라 달다.
차를 마시니 어딘가 숨어 있던 여유가 새록히 살아난듯 하다.

 

-------------------------------

 

 

<참고: 이 사잔은 저자의 허락없이 인터넷에서 가져왔으며 이의제기시 바로 삭제됩니다>

중국 3대 명차 황산모봉  HUANG SHAN MAO FENG


​황산모봉의 고향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산인 황산에서 생산됩니다.

황산모봉은 이른 봄에 찻잎과 솜털이 보송보송하게 덮인 새싹으로 만들어 지며,

연중 1회 봄철에만 수확을 합니다.

어린 잎으로 만들기 때문에 찻잎이 매우 부드럽고 여립니다.

황산모봉은 건조된 찻잎에서 풀향기와 함께 달콤한 꽃향기가 납니다.

차를 우려 내면 엽저에서 느껴지는 달콤함은 줄어 들지만

녹차를 마신 후 입안에 맴도는 달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황산모봉은 다른 중국 녹차보다 탄닌 성분이 많아 살짝 떫은 듯한 촉감을

주지만 깊은 향과 끝에 남는 달콤함 때문에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차 입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블로그 이미지
저의 일상을 통해 사람사는 이야기와 함께, 항암 관련 투병기록 및 관련 정보 공유를 통해 치유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한글사랑(다향)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