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그것도 공개된 자리에서 속 마음을 드러낸다는 것은

마치 속살을 드러내는 것 처럼 부끄러움이 동반되고 마음의 짐을 안게된다,

그동안 내가 써왔던 글과는 또 다른 것이다. 

성당의 성모의 밤 행사에 성모님께 드리는 글을 준비해 달라는부탁을 받고서

많은 고민 가운데 기도와 함께 준비한 글이다.

 

글 대목중에 큰아이가 태어난 지 한달이 갓 지났을 때 겪었던 얘기를 넣었다가

마지막에 결국은 빼어냈다. 밤 열시가 넘어 섭씨 40 도에 가까이 열이 올라

아내가 얼음 찜질로 밤을 새웠던 그 기억을 엊을 수 없다.

아내마음이야 더욱 그랬겠지만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피상적인 부모의 마음을

제대로 알게 해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그 때 처음으로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지!"라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성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대목과 연결되었지만. ...

 

부끄러움과 함께 옮겨놓는다. 

 

 

 

 

<성모님께 드리는 글>

 

성모님께...

제가 사는 이 곳은 봄을 지나 신록이 푸르러 가는데

제게 있어 4월과 5월은 유난히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때 입니다.

 

이러한 때  잠시 마음을 고르고 두 손을 모아 묵상할 수 있는
소중한 은총의 시간을 허락하신 성모님께 찬미와 감사 드립니다.

 

오늘 성모님께 바치는 글을 쓰기 위하여 처음 자리에 앉았을 때 

제 글이 성모님이 주신 은혜와 사랑을  더하지도 과하지도 않고

제 마음 있는 그대로 당신의 깊디 깊은 사랑을 드러낼 수 있도록

지혜를 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묵상의 첫 즈음에 이번 시간을 통하여 당신께서 내어주신 은혜로

소중한 삶을 주님의 뜻에 맞도록 제대로 살고 있는지  

제가 과연 성모님의 표양대로 살고 있는지

차분하게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제게 전하시는 묵상 말씀을 통하여 한걸음 더 성숙한 신앙의 길로 

인도해 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께서 유난히도 아끼셨던 진달래 분재에서
선분홍색 진달래가 피었다고 전하시는 어머니의 꽃 소식에 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 

잠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였는데 누군가를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은 

제가 많이 행복하고 은혜를 많이 받고 있다는 증거의 하나일 것입니다.

 

사실 저는 개신교 신앙생활을 사십여년 정도 했고  카톨릭으로 개종한 지는 

채 십년이 못되는 짧다면 짧은  제가 보기에도 많이 부족한 신앙입니다.

개종 이후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는 성모님에 대한 생각과 성모님에 대한

기도였습니다.  제가 오랜 기간 신앙생활을 해왔던 개신교에서는 성모님에 대하여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생활해왔고,

그렇게 가르쳐 왔기에 개종 후 성모님 관련하여서는 많이 어색했고 

기도중에는 입술과 달리 마음이 쉽게 열리지는 않았슴을
성모님도 잘 아실 것입니다.

 

더하여 아내와 함께 미사에 참례할 때면 아내는 성당에 들어서면
맨먼저 성당 입구에서 저희를 반겨주시는 성모님 앞에 경배를 하고
미사를 마친 후에도 그 앞에서 잠시 두손을 모우는 모습이

제게는 좀 어색하고 낯설기도 했었읍니다.


한동안의 그 어색함을 어느 신부님의 좋은 말씀을 통해서 그 낯설음을 지나 

저도 자연스레 성모님 앞에 두손을 모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제가 미처 알지 못하는 가운데에서도 성모님께서 저에게 허락하신
깊은 은혜의 여러 징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성모님께 바치는 글을 준비하면서 아내에게 이런 저의 느낌과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아내는 조용히 듣고있다가 성모님에 대한 제마음의 거리감에 대하여 

저에게 살짝 위로의 말을 전하여 얹어 놓았습니다.
평소 제가 느끼는 마음의 부담을 자기도 잘 알고 있었다면서...
그래서 이번 성모님께 드리는 이 기회가 성모님과의 나와의 심적 거리감을 없애는

은혜의 시간으로 특별히 마련해 주신것 같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이번 아내의 가장 큰 위로와 격려는 저의 고민에 대하여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느낌 그대로 제게 공감을 표해주고 따스한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성모님이 아내를 통해서 제게 전해주신 위로와 격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잠시 성모님의 일생을 어머니로써 그려 보았습니다.

성모님께 천사가 전해주는 주님을 잉태하리라는 하고 복된 소식부터

아들의 죽음과 부활까지의 모습은 자연스레 묵주기도의 환희, 빛 고통,

그리고 영광의 신비의 묵주기도의 순서대로 저절로 그려지게 됩니다.

이 모든 삶의 과정에서 한결같이 늘 순종하는 성모님의 모습만 남습니다. 

다시 묵주를 들었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과 함께 어떤 삶의 모습으로 사셨을까?
그 삶의 모습에서 당신이 제게 전하시는 말씀을 듣고 싶어졌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잉태할 것을 두려움으로 받아들였을때 부터
성전의 기억 가나안 잔치 ..그리고 여러 이적들 ...
그리고 십자가 아래에서 아들의 죽는 모습과 함께 가장 고통받는 시간까지

그 고통 가운데에서도 하느님의 뜻에 진심으로 따르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모든 것에서 하느님의 뜻을 우선으로 하셨고
그 뜻을 받아들이시고 마음에 간직하셨고 감사히 순종하셨슴을
다시 한번 깊이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이 지금 성모님께서 저에게 전하시는 말씀이 아닐까 합니다.

 

과연 나는 어떠한가?
저의 부끄러움을 잘 아시는 성모님께서 마치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 합니다.

성모님께서 주님의 부르심에 믿음으로 언제나 “예”라고 의심 없이 순명하셨듯이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삶을 사셨듯이
제게도 주어지는 삶 안에서 늘 “예”라고 응답할 수 있는 믿음과 지혜를 간구하라고...

 

한국을 떠나 이국 땅에서 혼자 생활하는 제게 레지오를 통하여
신앙의 깊이를 더하게 하시고 제게 향하신 당신의 사랑을 깊이 느끼게 하심에 

이시간을 통하여 다시 한번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성모 마리아님!
언제나 따뜻한 미소로 저희들을 지켜보시며 위로해 주시고

청하는 모든 것을 받아주시며 전구해 주시는 ...

 

저희를 사랑하시고 아껴주시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로부터 영원히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사랑합니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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