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5. 09:42 차한잔 나누면서
잠시 침묵하며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제목은 저의 말이 아닙니다.
새로운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입니다.
난 오랜 동안 개신교의 그늘 아래에서 성장하고 신앙생활을 해 왔다.
결혼 이후에도 한 동안 아내는 성당으로 나는 교호로 이렇게 따로 다녔다.
누군가 물었다
"결혼 하고 나서 좋은 점이 무어냐?"고
난 주저 없이 대답했었다
"응.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사람이 한 사람 더 늘어서 좋아"라고
그 땐 이렇게 신앙적이이었고 순순했는 지도 모른다.
혼배 미사 때 주례 신부님이 아내에게 부탁했다.
"세실리아. 세실리아가 자매가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개신교로 가야겠네네요""
이 말은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당시 교회 목사님들은 상상도 못할 말씀이었기에.
그러면서 신부님은 내게 권했다.
"형제님. 절대 신앙을 강요하지 마세요 세실리아가 저절로 따라 오게 만드세요."라고
되돌아 보면 이 덧붙히는 말이 네게 숙명적인 짐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 신부님은 광주 민중항쟁 때 수습위원을 하셨었고 5.18 재단 이사장을 지내신 분이시다.
전남/광주 지역에서는 그 분이 주례신부님이라고 말하면 다들 부러워 할 정도로 존경받으시는
사제이셨다. 다행이 아내가 그 분이 사목하시는 성당의 주일학교 반사로 봉사중이어서
덤으로 그 행운을 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두 아이 모두 테어나자 마자 아내랑 함께 안고서 유아 세례를 받았고.
(내가 신앙을 인도할 자신이 없었고.... 아내는 신앙의 본을 보일 정도로 진실했다)
결국 육칠년전에 나도 카톨릭으로 개종을 했다.
그 때 부터는 주일 오전에 아내랑 다른 방향으로 나서는 일이 없어지고
함께 성당 미사 참례를 위해 나란히 한 방향으로 걷게 되었다.
여수에서 떨어져 살면서 서울에 가면
행복한 시간 중의 하나가 아내랑 함께 성당 가고 오는 길이었다.
어제 새로운 교황 성하가 선택되었다.
그 분의 첫 인사가 결혼 할 때 내생각과 비슷해서인지 참 좋았다.
“여러분께 부탁합니다. 잠시 침묵하며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나 역시 사람들을 만나 혹시 부탁할 일 있으면
"나를 위해 기도해주세요"라는 부탁을 하곤 했다.
그들의 남모른 기도가 그나마 부족하지만 오늘의 나를 만들어 온
아름답고 소중한 자양분이 아니었을끼?
미사 중 기도에서 마음을 다해 기도한다.
" ~~~~ 한 말씀만 하소소 내 죄가 곧 나으리다."
"~~~~ 나를 위해 빌어주소서"라고
욕심많은 기도라고 해도 나는 이 기도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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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신문 인용]
교황은 자신을 ‘로마의 주교’라고 낮췄다. “여러분도 아시듯 콘클라베는 로마의 주교를 선택하는 일이죠. 나의 형제 추기경들은 지구 끝에서 온 사람을 찾아냈습니다. 여기 우리가 함께 있습니다.”
바티칸과는 거리를 두고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했던 자신이 교황이 된 것을 이처럼 유머스럽게 표현했다. 이탈리아어로 말한 덕에 광장에 모인 이들도 함께 웃을 수 있었다. 그는 선임 교황을 위해 잠시 기도한 뒤 말을 이어 갔다.
“여러분께 부탁합니다. 잠시 침묵하며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옆에 선 사제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광장이 숙연해졌다. 우리에게 축복을 부탁하는 교황이라니.
“좋은 밤입니다. 편히 쉬세요.”
교황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를 외쳤다. 유머가 있고 대화할 줄 아는 교황이 탄생했음을 전 세계가 목격한 순간이었다. 14일 아침 그는 평화의 모후 대성전에서 기도를 드리며 교황으로서의 새로운 날을 시작했다. 대중 앞에는 17일 미사 집전 때 다시 나온다. 교황 취임 미사는 19일 오전 9시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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