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티스토리를 철저하게 제 개인적인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공간이라 함은 제 일상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드러낸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모처럼 세상의 따스한 이야기를 전해 볼까 합니다.

 

얼마전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고로 10명의 어린 생명이 숨을 거둔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위험한 화학 공장에서 근무하다 보니 그 일들은 남의 일 같지 않게 더욱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직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위치에서 불합리한 사항을 하나 하나 개선해가지만 때로는 저 역시 피고용인으로써 가지는 한계에 봉착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 보도를 한국 TV 를 통해서 관련 뉴스나 해설을 듣고 볼 때 마다 죽은 아이들과 같은 또래의 아이를 둔 부모 입장이기에 가슴이 더 아팠습니닫. 특히 딸 아이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니, 내 아이가 그 대학에 가서, 그 사고를 당했다면 나는 어떤 마음일까?, 싶으니 가슴이 저미기도 하고... . 현실의 뉴스에서 가슴 아픈 사연에 "내가 그 입장이라면" 하고 상상을 하면서 그분들의 참담한 심정 앞에서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내 모습은 어쩌면 이기적으로 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안타까운 희생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의 조그만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어제 이번 사고로 숨진 고(故) 박주현 양의 아버지가 경찰 수사본부에 사고 관계자들을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인터넷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들을 용서해 달라니요.

 

박주현 양의 세례명이 ‘라파엘라’로 사고로 숨지기 두달전에 부산 이기대 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천주교 신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본인이 직접 선택한 이 세레명의 본디 뜻은 "치유의 수호천사"인데 주현 양의 아버지는 이번 일로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고 충분히 책임을 느끼고 있기에 누군가 추가로 처벌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한 것입니다..

 

형사 및 행정 제재를 엄격하게 하였을 경우, 누군가의 가슴에 또 다른 상처가 남을 것이고, 그러면 그로 인해 또 누군가는 더 큰 아픔을 겪을 것이라는 것이 이 분이 탄원서를 제출하게 된 동기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주현양의 아버지는 일부 잘못이 있는 분에게는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어 그 분들이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로 글을 맺었습니다. 경황이 없는 중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죠.

 

거기에 더하여 또 다른 소식 하나를 접할 수 있었는데 이번 붕괴 사고로 숨진 부산외대 고혜륜 양의 부모는 사랑하는 딸 아이의 죽음으로 받은 보상금 전액을 학교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 장학금은 혜륜이처럼 꿈을 갖고 있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고 하면서요 

 

이 두가지 소식을 접하면서 저 자신을 잠시 둘러 보았습니다.

 

정치판이나 고위 공직자들의 파렴치하고 분수를 모르는 치졸함에 뉴스를 보기에 민망할 정도이지만 평범한 시민들은 이렇게 이웃을 사랑하면서 용서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팍팍한 세상이 그나마 나아지는 것 같습니다. 

 

미사 때 마다 예전의 교회 예배와 달리 내 입으로 스스로 하는 고백과 찬양을 통해서 나도 모르게 그 깊디 깊은 은혜를 느끼고 거기에 감사를 더하곤 합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은혜를 함께, 저 보다 더 많이 받기를 기도합니다.

 

                           <1402242311>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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