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0. 23:18 차한잔 나누면서
진정으로 위로하는 법
오늘은 하루 종일 집안에 있았습니다.
춥고 으스스하고 머리는 질끈 질끈 아프고
새벽 시장에 가려고 일어 났다가 다시 눕고 말았습니다.
레지오 모임에도 못간다고 소식을 남기고 ...
아마도 누적되는 정신적 육체적 피로도 한 몫을 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회사의 경영 환경이 안좋다 보니 여러모로... ...
예전에는 이 보다도 더 어려운 환경을 이겨냈는데도
조금은 힘에 부치는 듯합니다.
나이 탓? ...
그래도 가장 큰 이유는 열정이 부족한 탓이겠죠.
아들이 많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녀석을 보면 꼭 껴안아 주고싶은데 ..
예전의 아버지가 힘들 때에 저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듭니다.
....
엊그제 딸 아이가 수능릉 보았습니다.
전날엔가 전화를 걸었는데 녀석에게 할 수 있는 말이 딱히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너는 잘 볼 수 있어. 아빤 믿는다"는 말이 입 속에서 맴돌다 정작 나온 말은
"약간 긴장해도 돼.
떨려도 돼
그리고 못 보면 어때...
노력한 만큼 자신있게 보는거야"
라고 말했습니다.
아들은 열심히 공부하다가 막판에 안심하고(?) 마음을 놓은 탓에 걱정이 되었는지
그 전 날 부터 잠을 못이루고 아침 식사에 점심까지 아내가 볼 때에도 긴장한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로
아마 그건 스스로에 대한 믿음, 즉 자신감이 떨어진 걱정으로 인란 것이었을 것입니다.
그 녀석이 전날 저녁에 그리고 당일 새벽에 동생에게 전화해서 격려했다는 말을 듣고서 대견스러워졌습니다.
군대라는게 아무래도 '내부지향적'이다 보니 관심과 분출할 대상이 아무래도 집과 가족일 것입니다.
여자 친구도 싫다고 안사귄 아이니(실상을 보면 여자아이들이 그리 좋아할 생활 습관이 아니지만..ㅎㅎ)
인터넷에서 아래 글을 보았습니다.
작가 노희경은 내가 몇년 전에 소설로 만난 작가이기도 합니다.
관련된 내용을 조금은 이리 옮겨 봅니다.
<131110>
진정으로 위로하는 법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출처: http://maummonthly.blog.me/40182296381
“사람이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위로야.”
오수(조인성)의 독백과도 같은 얘기 오영(송혜교)에게... “태생부터 쓰레기 같은 놈이지.” “그런 쓰레기 같은 놈을 사랑해서 집을 버리고 학교를 포기하고 자기 애까지 가진 여잘 책임지지 못한 건 용서할 수 없는 일이야.”
그때 오수를 향한 오영의 한마디. “니가 뭔데 그 사람을 용서해? 사람이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위로야.”
캬~!!! 정말 명대사. 그리고 오영은 자신이 크토록 받고 싶었던 위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오빠 너처럼 위로하지 않았어. 위로는커녕 6살 아이한테 용기를 강요했어. 잔인하게. 괜찮아 영이야. 수술은 안 무서울 거야. 괜찮아 넌 이길 수 있어.”
“그럼 사람들이 그 말밖에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어?” 하는 오수(조인성)의 반문에 오영(송혜교 분)은 담담히 자신의 심정을 말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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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괜찮아도 돼. 영이야 안 괜찮아 해도 돼. 무서워해도 돼, 울어도 돼.
만약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다면 난 하루 이틀 울다가 괜찮아졌을 거야.
근데 그때 못 울어서 그런가 지금도 난 6살 그때만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나.
그 사람도 나 같지 않았을까. 기억도 못할 나이에 나무 밑에 버려졌는데,
그것도 모자라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한 여잘 어린 19살에 영원히 잃어버렸는데
아무한테도 위로받지 못했잖아.”
그 말에 울컥하지만 그런 위로를 받을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오수(조인성)는
그의 뿌리 깊은 죄책감을 표현하는 한마디를 말하지요.
“그래도 아이를 책임지지 못한 건 잘못이야.”
하지만 오영은 다시 그 사람을 위로하지요.
“잘못이지 아주 큰 잘못. 하지만 그 사람은 자기도 책임질 수 없는 열아홉이었어.
그 나이에 자기 인생을 꼭 빼닮을 것 같은 아이는 많이 무서웠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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