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 길에 여수 공장에 있던 모 계장에게서 카톡이 왔다.

이모티콘으로 커피를 보내왔다.

그러면서 요즘은 자기 사무실로 찾아오는 이가 없단다.

 

여수에서 근무할 때에는 매일 아침 습관처럼 그 사무실에 들려

그 계장에게 커피 한 잔을 타 달라고 했었다.

인스턴트 커피이기에 누가 타도 그 커피 맛이야 같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타주는  커피는 맛이 다르다. 나만의 생각이겠지만.

 

그래 그 타준 커피를 자리에 앉지 않고 그냥 서서 마시는데

그러다 보면  급한 용무가 없으면 자연스레이 가벼운 일상 얘기 몇 마디를 나누게 되는데

그 일상 얘기가 서로를 더 가갑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영향인지 언젠가 부터 내가 가면 자동적으로 커피 한잔을 준비해 주었다.

그게 그립단다. 누군가에게 커피를 타는 것

아니 덤으로 나누웠던 그 얘기들이 더 그리워진 것일게다. 

맞다. 사람이 그리워진 것!  친근하게 말을 걸어주는 이가 그리운 것이다.

 

요즘은 사무실에서 커피를 즐기지 않는다.

물론 쉬는 주말에 집에서도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중국에서 어렵사리 구한 원두 커피 "카누"도 개봉하지 않고 거실 탁자 옆에 그대로 놓여 있다. 

 

내 사무실에는 여러 종류의 커피를 준비해 두었다.

개인별 취향에 따라 사무실에 들리는 이들에게 선택의 다양함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업무상 들리는 이는 커피를 찾지 않는다.

중국사람들은 우리들과 달리 대부분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차를 즐겨 마시고, 아직은 커피가 비싼 편이고 건강에는 차가 더 좋다고 믿는 것 같다. 

그래도 난 일단 그들애개 자리에 앉으라 하고서 차를 권하게 된다.

대부분 주재원들이지만 무언가 얘기를 나누기 위해 들리니 당연히 커피를 찾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드는 커피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이다.

다양한 커피 덕인지 예전보다 사람들이 자주 오니 좋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다양하게 커피를 준비해 두고서도

의도적이지는 않았지만 난 커피 마시는 것을 줄인 것이다.

내가 그 줄어듬을스스로  느낄 정도로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오늘은 출근하자 마자 아주 엷게 커피를 탔다.

평소와 달리 맛이 있었다.  느낌이 달랐다.

아마 아침에 나눈 그 친구의 카톡을 통해서 전해진 마음 때문은 아닐까?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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