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엔가 파3 골프장 (석문체육공원. 당진 석문소재. 당진화력 직원 체육공원)에서 골프를 즐겼다. 파3 골프장이지만 파3, 파4 그리고 파5등 3홀로 구성되어 있고 각 홀 마다 티박스의 위치를 세군데로 바꾸어 티샷을 하기에 실제로는 9홀의 효과를 갖는 골프장이다.  이를 한번 더 반복하면 총 6바퀴에 모두 18홀을 도는 셈인데 전반홀과 후반홀은 홀컵 위치를 바꾸어 준다.  거리도 파5는 450, 470, 490m 이기에 비록 약간의 높이를 감안한다 하여도 짧은 편은 아니라서 일반 정규홀과 버금가고 또한 캐디없이 개인이 캐리어를 끌며 걸어서 이동하기에 골프를 즐기면서 밀린 운동을 보충하는 운동으로는 제격이다.
더군다나 그린피가 저렴하고(일반 주말 55,000 주중 45,000 원에 노캐디이므로, 주중가격으로는 어찌 생각하면 저렴하지는 않다고 볼수도 있지만. 3홀 돌고서 잠시 그늘집에서 쉬면서 개인별로 준비한 커피나 간식을 함께 나눠먹을 수 있고 여름에는 얼음이 준비되어 있고 샤워도 가능한다 ) 나인홀 두바퀴 도는 골프장이  갖는 두번째 잇점은 비록 그린 홀컵 위치가 바뀌어도 이전 샷과 비교해 볼 수 있어 드라이버와  아이언샷에 대한 자신의 잘못된 점과 실력을 가늠할 수 있어 일석이조이다. 그리고 삼길포 바다가 보여서 풍광과 시원한 바람은 여름철 선물이기도 하다.

어제는 동반자분들과 경기를 즐겼는데 운이 좋아 버디도 여러개 낚았다. 첫버디를 한 25미터 이상 거리 펏을 버디로 잡았으니 그 기분은 ....

난 골프 라운딩을 하면서 얘기한다. 잘되면 꼭 동반자들의 덕이라는 덕담을 나누곤 다른 이들에게도 이 멘트를 소개하곤 한다. 

골프라는 운동이 스스로와 싸우는 게임으로 바람이나 지형 그리고 이에 따른 자연 조건들, 매 샷마다 선택하고 결정해야하는 골프 클럽들, 그리고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간에 부딪히는 많은 장애물들. 구라고 동반자들의 매너등  이런 여러가지가 자신과 조화를 아룰 때 스코어와 함께 골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융자금을 얻기 위해 은행의 담당자를 찾아갔다. 서류 검토가 끝난 다음 담당자는 말했다.

“당신에게 융자를 해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번의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자, 내 눈을 잘 보십시오. 내 두 눈 가운데 한쪽이 유리 눈입니다. 어느 쪽이 유리 눈인지 알아 맞히면 당신에게 돈을 융자해 주겠습니다.”

그 사람은 잠시 동안 은행 담당자의 눈을 보았다.

“오른쪽 눈이 유리로 박은 눈이군요.”

“선생, 어떻게 그리 잘 아십니까?”
담당은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담당자는 이 사내가 어떻게 알아 맞혔는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내 오른쪽 눈이 유리라는 것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 사람은 말했다.

“글쎄요. 당신의 오른쪽 눈이 보다 더 자비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지요. 이 눈은 틀림없이 유리 눈일 거라고.”

(오쇼 라즈니쉬의 '지혜로운 자의 농담'중에서)

위 글을 보면 사람의 욕심이 전달되지 않는 유리눈은 맑고 자비롭다는 전언이겠죠.

골프에서 최대의 무기는 마음의 평정입니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골퍼라 해도 마음의 평정을 잃으면  자신의 리듬을 잃고 그 순간 바로 추락하고 맙니다. 저도 어떤 홀에서 스코어를 잃으면 얼굴이 굳어지면서  두홀 정도는 그 영향하에 놓여 있게 됩니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
박인비가 건조하리만치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은 플레이 결과에 따른 희로애락을 얼굴에 드러내는 순간 마음의 평정을 잃고 동시에 게임의 리듬을 잃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겠죠. 아울러 동반자에게 보이지 않는 자신감까지 덤으로 넘길것이기에...

TV중계를 보면 샷을 실수하고도 당당히 걷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어떤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걷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당당히 걷는 선수는 곧바로 그 이전 실수를 만회하는데 어깨를 움추리고 굳은 얼굴로 걷는 선수는 이어진 샷도 그리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걸 봅니다.
 골프 자체가 심리학의 일종이라는 증거일것 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샷중에 동반자의 소리가 들리면 흔들리는 샷이 나오죠.

반드시 승리를 쟁취해야만 하는 프로 골퍼들은 동반자들을 적으로 인식하는 순간 자신의 리듬을 잃고 승리와 멀어진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잘 알기 때문에 오직 자신을 상대로 경기를 펼쳐 나아가려고 애쓰는 모습을 봅니다.(퍼팅같은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애써 무시하는듯 상대의 퍼팅을 외면하기도 합니다.)

물론 아마추어 주말 골퍼라고 예외는 아니겠지요. 프로도 두려워하는 실수 (동반자를 적으로 돌리는 일)를 주말 골퍼들은 늘상 아무 생각 없이 범하기에 잘되다가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왕왕 봅니다.
그래서 하수들의 핸디는 잔디 밑에 숨어 있다는 진리아닌 진리도 회자되곤 합니다.

그 날은 마음을 비우는 골프로 모처럼 즐긴셈입니다.

석문 골프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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